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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개그부터 애도까지…게임 속 다양한 '이스터에그'

이스터에그는 부활절 행사에 쓰는 달걀을 뜻하는 단어다. 부활절 당일에는 예수의 부활을 축하하고 상대방을 축복하는 의미에서 삶은 달걀을 상대방의 머리에 쳐서 계란을 벗겨먹는 관습이 있는데, 가끔 삶은 달갈들 사이에 장난으로 날달걀을 집어넣기도 한다. 이스터에그는 이런 장난기를 지칭하는 뜻으로 쓰이기도 했다.

현대에 와서 이 이스터에그는 프로그래머들이 프로그램 내에서 장난을 치는 것을 지칭한다. 부활절 달걀을 숨기듯 주로 공개하지 않은 특정한 조건에 따라 장난기 있는 기능을 작동하게 만드는 게 보통이다.

게임내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으면서도 여러가지 의미를 담는 이스터에그. 이런 작은 장난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또다른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는 게임들을 살펴본다.

◆ 전통적인 이스터에그 강호, GTA 시리즈

[이슈] 개그부터 애도까지…게임 속 다양한 '이스터에그'

범죄를 주 소재로 다룬 'GTA' 시리즈는 그 게임성뿐만 아니라 전통적으로 많은 이스터 에그를 집어넣기로 유명하다.

우선 'GTA'와 플레이 방식이 유사하다는 평을 듣는 '드라이버' 시리즈를 여러번 패러디했는데, 미션 진행 중 '드라이버' 게임을 하면서 욕을 하는 다른 캐릭터를 볼 수 있다던가하는 식이다. 답례로 드라이버 측에서도 'GTA: 바이스시티'의 주인공 토미를 닮은 캐릭터를 죽이는 숨겨진 미션을 넣는 것으로 답했다.

'GTA' 시리즈의 이스터에그를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은 'GTA: 산안드레아스'의 간트다리에 적힌 이스터에그다. 금문교를 모티브로한 이 다리의 맨 윗부분에는 '여기에는 이스터 에그가 없으니 지나가라'(There are no Easter Eggs up here. Go away)라고 쓰여있다.

게임 내에 하도 다양한 이스터에그들이 존재하다보니 이용자들이 이를 찾기위해 별의 별 곳을 다 찾아보고 있는 상태라, 이런 이용자들을 겨냥한 개발사의 농담인 것.

환각 선인장 페요테를 발견했다
환각 선인장 페요테를 발견했다

또한 'GTA5' 싱글 플레이에서는 환각 선인장인 페요테(Peyote) 이스터에그가 재미있기로 유명하다. 27군데에 흩어져 있는 선인장을 먹으면 날짐승, 들짐승, 어류 중의 한 종류로 랜덤하게 변신할 수 있다.

변신 후에는 죽거나 환각 시간이 다 될 때까지 돌아다닐 수 있지만 대부분의 인터페이스가 제한되며 지도도 쓸 수 없다. 죽거나 시간이 지나 환각이 끝나면 선인장이 있었던 위치로 되돌아오며, 환각이 끝날 때 캐릭터가 취하는 동물을 흉내내는 몸개그는 덤으로 따라온다.

닭이 됐다
닭이 됐다


◆ 국산 게임도 질 수 없지, 국내 게임들의 이스터에그

국산 게임들에도 많은 이스터에그들이 숨겨져 있다. 넥슨(대표 박지원)의 '카트라이더'에서는 맵 구석구석에 개발자들의 얼굴을 가진 캐릭터들이나 사진들이 숨어있다.

빌리지 운하 맵에는 카트라이더 책임자 정영석 실장의 얼굴을 한 캐릭터가 존재하고, 아이스 갈라진 빙산 구석에 펭귄들과 함께 낚시하는 개발자, 사막 빙글빙글 공사장 진입 직전 벽면의 나무통 등 수많은 곳에 개발진들이 숨어 있다.

[이슈] 개그부터 애도까지…게임 속 다양한 '이스터에그'

'메이플스토리2'에도 이스터에그가 존재한다. 알리카르 감옥의 NPC인 '죄수번호 150124'는 클로즈베타 진행 당시 선정적인 이용자 제작 콘텐츠을 판매해 영구정지 처분을 받은 이용자의 아바타다. 죄수번호는 바로 영구 정지가 집행된 날짜. 이용자 제작 콘텐츠를 강조한 게임인 만큼 이에 대한 관리도 각별히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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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호러 게임 '화이트데이: 학교라는이름의미궁'에도 유명한 이스터에그가 있었다. 이용자의 이름을 입력하는 곳에서 이름에 따라 여러가지 효과가 나왔던 것이다.

제작사인 손노리처럼 '리'로 끝나는 이름을 하면 "재밌는 이름이네"라고 하고, 그 외의 제작진들의 이름으로 할 경우 "아는 오빠나 언니의 이름이네"라고 한다. 또 게임 내 등장 인물들인 김성아, 설지현, 한소영으로 할 경우 "장난치니?"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이름을 노에라로 입력하면 게임을 시작 시 아이템창에 도시락 108개가 들어있어 많은 이용자들이 이 이름을 사용하기도 했다.

◆ 이스터에그로 추모와 애도의 뜻을 표하기도

에이스톰(대표 김윤종)의 '최강의군단'은 이스터에그로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세월호 추모 리본'을 삽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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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홈페이지(http://www.herowarz.com/)에서 소스보기를 누르면 세월호 추모 리본이 등장한다. 담당 개발자가 진행한 것으로 회사 전체의 의지는 아니지만 그 뜻에 동의해 유지할 것이라는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의 챔피언 잭스의 스킨 중 하나인 잭시무스는 공격과 이동 시 가끔씩 '이건 널 위한거란다, 아이야'(Here's to you, kid)라는 대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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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라이엇게임즈에서는 난치병 환자인 '조'를 초청해 이벤트 경기를 진행했다. 또한 조의 난치병 치료비 마련을 위해 조가 가장 좋아한 챔피언인 잭스와 잭시무스 스킨을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해 그 수익금을 전액 기부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조가 사망하자 개발진들은 그를 기리기 위해 잭시무스 스킨에 몰래 이런 대사를 넣었다. 조와 관련된 이런 소식이 알려진 이후 한동안 북미 이용자들은 "암에 걸려 이 게임이 마지막이다"라고 하면 무슨 짓을 해도 오히려 응원해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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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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