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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NHN엔터의 '니나노'

“짜증을 내어서 무엇하나, 성화를 바치어 무엇하나…니나노”

이 광고를 처음 접했을 때 가수들의 신곡 음반 광고인줄로만 알았다. 이진아, 지코 등 개성 강한 실력파 가수들이 말한 ‘니나노’가 NHN엔터테인먼트가 야심 차게 밀고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를 위한 광고영상임을 안 것은 한참 뒤의 일이다.

올 여름부터 NHN엔터는 ‘페이코’에 ‘올인’하고 있다. 공중파, 지면, 지하철 등 곳곳에서 ‘페이코’를 볼 수 있다. 마케팅 비용을 1200억 정도로 잡고 있고, 연내에 500억을 더 지출할 계획이어서 '페이코' 광고는 더 많아질 전망이다.

이렇게 공격적인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최대주주인 이준호 NHN엔터 의장의 전격적인 지원이 있기 때문이다. 이준호 의장은 NHN이 인적분할을 하면서 최대 수혜를 입었다. 분기 천 억 이상의 매출이 보장된 게임사업과 현금성 자산 3000억을 지닌 NHN엔터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페이코’는 그가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지목한 분야다.

이 의장은 지난해부터 공격적인 M&A로 ‘페이코’를 위시한 핀테크 사업을 준비해 왔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비게임 분야에 투자한 금액만 4100억원이 넘는다. 자산이 모자라 유상증자를 했고, 잘 나가는 웹젠 주식 일부도 팔았다. 말 그대로 ‘탈탈 털어’ 핀테크에 투자했다.

이베이의 ‘페이팔’, 알리바바의 ‘알리페이’ 등 세계적으로 간편결제 시장이 커지고 있고, 미래산업으로 꼽히는 핀테크도 연계할 수 있으니 사업성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본업인 게임사업은 도외시하고 있기에 회사 정체성마저 흔들린다는 비판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NHN엔터가 올해 출시한 게임 중에 대대적인 마케팅을 한 게임은 없다. 온라인 게임은 이미 접었고 모바일 게임 몇 개를 출시하긴 했으나 그 이후엔 ‘모르쇠’ 였다. 퍼블리싱을 맡긴 중소 개발사들의 속은 타들어만 갔고, 그 과정 속에서 출시 2~3개월 만에 서비스가 종료된 게임도 여럿 있다.

내부에서도 이미 게임사업 담당들은 ‘찬밥’ 신세다. ‘게임밥’ 먹던 뛰어난 인재들은 이미 회사로 떠났고 남아있는 사람들도 눈치가 보이는 상황이다. 안이 이러한데 밖을 챙길 여유가 없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된다. NHN엔터는 블랙픽, 스튜디오639, 픽셀큐로 물적분할을 한 상태라 게임사업 정리도 손쉽게 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었다.

과거 한게임이란 브랜드를 믿고 계약한 중소업체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부글부글 끓고 있다. 해외를 공략하려고 해도 기존 계약 때문에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이다. 한 중소업체 대표는 “혼자라도 해볼 테니 먹고 살 길은 열어줘야 할 것 아니냐”며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업종이 달라질 순 있다. NHN엔터가 매출의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던 고포류 사업이 정부규제로 큰 타격을 받은 것은 인정한다. 그렇다고 해서 게임이 사양사업이 아니라는 점은 비슷한 과정을 거쳐온 넷마블이 위기를 벗어나 승승장구 하는 지금만 봐도 알 수 있다.

검색엔진 전문가였던 이준호 의장이 핀테크 사업에 투자하는 것은 뭐라 할 게재가 아니다. 문제는 지금의 NHN엔터가 있게 한 게임사업에 타격을 주면서까지 ‘페이코’에 올인 하는 것이 맞냐는 문제다.

‘짜증을 내어서 무엇하나, 성화를 바치어 무엇하나’는 ‘페이코’ 광고를 보고 있는 NHN엔터와 퍼블리싱한 중소업체 관계자들은 열불이 난다. 10분의 1, 100분의 1이라도 게임사업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아우성이지만, 이준호 의장은 답은 아직도 ‘닐리리아 니나노’ 태평가인 거 같아 안타깝다.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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