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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준다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준다'는 말이 있다. 부모 입장에선 가만히 있는 애보다는 우는 애한테 신경이 더 쓰일 테다. 이는 정부, 정치가와 기업의 관계에도 적용된다. '사업하기에 이런 것이 어렵다'며 '우는' 소리를 할 필요가 있다. 단순한 에로사항 전달을 넘어 필요하다면 법적 조치까지 '우는' 소리의 방법은 다양하다.

그런데 게임업체들은 너무 '착하다'. 우는 소리를 안 한다. 규제로 매출이 급감하고 회사존립이 위태로운 상태인데도 조용하다. 행정소송, 헌법소원을 내기도 했으나 '좋은 게 좋은 것'이란 생각인지 이마저도 철폐했다. 우는 대신 '모바일 간접충전 허용'이란 결실을 얻었다만 힘든 건 여전하다. 2013년 말 고포류 게임 규제로 인해 매출에 직격탄을 맞은 NHN엔터테인먼트(NHN엔터), 네오위즈게임즈 이야기다.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고, 모바일게임으로 불같이 일어선 넷마블게임즈는 제외하자.)

두 회사는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1년 만에 쪼그라들었다. NHN엔터 게임부문 매출액은 2013년 6199억 원에서 지난해 4915억 원으로 20.7% 감소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4428억 원에서 2010억 원으로 55%가 줄었다. 영업이익률과 순이익은 적자에서 간신히 흑자로 돌아선 상태다. 고포류 비중이 컸던 만큼 규제로 인한 타격도 컸다. 양사 모두 사업 다각화나 대세가 된 모바일게임으로 전환을 시도 중이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대박이 터지지 않는 한 당분간 어려운 시기를 더 보낼 것으로 보인다.

아케이드 업계는 반대다. 문화부와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비경품 성인용 아케이드 게임 시간당 투입금액을 1만원을 확정하자, 바로 소송전에 돌입했다. 고포류나 성인 아케이드나 사행성을 조장한다고 보는 정부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투입과 결과(판당 규모)를 줄이려고 하는 움직임에 반발한 것이다.

끈질기게 물고 물어진 아케이드 업계는 시간당 1만원으로 확정한 게임물관리위원회의 규제안이 위법한 행정이라는 대법원 판결을 받아냈다. 그 3배에 달하는 시간당 3만원도 심의를 받을 수 있다는 결론을 이끌어 낸 것이다.

소송을 진행한 법무법인 다빈치 최윤영 변호사는 "위법한 행정이나 부당한 처사에 대해 참다 보면 10년, 100년이 지나도 규제가 철폐되지 않는다"며, "소송 등으로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야 규제를 철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송이란 극단적 방법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손해를 메울 대안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나 NHN엔터와 네오위즈게임즈는 소송을 취하하는 대신 받은 것이 너무 적다. 떡도 받기 전에 울음을 거쳤으니, 정부가 더 이상 무슨 관심을 갖겠는가? 두 회사가 정부를 너무 믿었던, 착했던, 순진했던 간에 한 가지는 분명 깨달았을 것이라 믿는다. 가만 있으면 알아서 챙겨주진 않는다는 것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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