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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상규 NS스튜디오 대표 "블랙스쿼드, 동남아 국민FPS 노린다"

'블랙스쿼드' 인도네시아 퍼블리싱 계약에 합의한 크레온, 네오위즈게임즈, NS스튜디오.
'블랙스쿼드' 인도네시아 퍼블리싱 계약에 합의한 크레온, 네오위즈게임즈, NS스튜디오.
게임시장 규모 3700억 원에 달하는 인도네시아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FPS 시장이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5년 넘게 국민게임 타이틀을 지킨 게임 서비스에 이상이 생기면서다.

그 진원지는 '포인트블랭크'를 개발한 제페토(대표 김지인)와 현지서 국민게임으로 키운 퍼블리셔 크레온(PT. Kreon, 대표 김수현)의 재계약 불발이다. 제페토는 막대한 조건을 제시한 가레나의 손을 잡았고, '포인트블랭크'를 떠나 보낸 크레온은 대항마로 '블랙스쿼드'를 택했다.

현지를 비롯한 국내 관련업계의 이목도 인도네시아로 쏠리고 있다. 누구에겐 위기고, 다른 이에겐 기회일 수도 있는 이번 사태가 어떤 결말을 가져올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인구 2억5360만 명으로 세계 4위를 기록 중인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의 중심이자, 향후 게임산업이 발전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시장. 이번 대결의 승자가,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인접한 주변국의 게임시장까지 차지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해 당사자이자 누구보다 가슴 졸이며 이번 사태를 지켜보고 있을 NS스튜디오 윤상규 대표를 만나 '블랙스쿼드' 인도네시아 서비스를 둘러싼 이야기를 들었다.
[인터뷰] 윤상규 NS스튜디오 대표 "블랙스쿼드, 동남아 국민FPS 노린다"


■ 일사천리로 진행된 계약, 예정된 서비스

'블랙스쿼드' 인도네시아 판권을 가진 네오위즈게임즈와 크레온이 퍼블리싱 계약을 맺은 것은 올해 1월. 앞서 언급한 '카더라'식 소문이 전해진 게 지난해 말인 것을 감안할 때, 크레온측은 상당히 빠르게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크레온 김수현 대표가 12월 중순에 '한국 들어갈 일이 있으니 시간 좀 내달라'고 연락이 왔어요. 안면도 있고 해서 편하게 만났는데 '블랙스쿼드' 퍼블리싱 이야기를 꺼내놓더군요. 이틀 뒤에 네오위즈 이기원 대표 등과 3자 미팅을 했고 서로 빨리 결정하는 게 좋겠다고 해서 바로 계약으로 이어졌습니다."

윤상규 대표는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다. 처음엔 상황에 쫓긴 계약인 줄 알았는데, 크레온은 그 동안 '블랙스쿼드' 국내 서버에 접속해 다양한 테스트를 이미 마친 상황이었다. 한국, 중국 할 거 없이 다양한 FPS 살펴봤다고 했다.

"크레온측은 '블랙스쿼드'의 장점으로 ▲정통 밀리터리 방식을 채택한 신선함 ▲뛰어난 그래픽 ▲낮은 사양 등에서 좋은 점수를 줬다고 하더군요. 100점 만점에 70점 정도를 받았다는데, 앞으로 서비스를 하면서 100점이 될 수 있게 해야죠."
[인터뷰] 윤상규 NS스튜디오 대표 "블랙스쿼드, 동남아 국민FPS 노린다"


■ 티저사이트 다운, 기대감 'UP'

인도네시아 시장은 독특하다. 세계를 휩쓰는 '리그오브레전드'도 여기선 그저 그런 인기 없는 게임이다. '피파온라인'도 마찬가지. 인도네시아 시장은 FPS가 주도하고 이렇게 만든 것이 크레온이다.

"현지 인기게임 순서를 매기면 1등이 '포인트블랭크', 2등이 '로스트사가', 3등이 '드래곤네스트', '아틀란티카' 정도 될 거예요. 다 크레온이 서비스를 하죠. '리그오브레전드'는 동시접속자가 5000명도 채 안 됩니다."

크레온은 현지 PC방 시장도 장악하고 있다. 현지어로 PC방은 '와르넷'이라 부른다. '전쟁하는 곳'이란 뜻의 'WAR NET'을 현지어 발음이 와르넷이다. 인도네시아에는 2만5000여개 와르넷이 있는데 대부분 자카르타에 몰려있다. 이들 중 95%가 크레온과 관련이 있다.

이렇다 보니, 크레온이 '블랙스쿼드'를 선택했다는 것 자체가 현지서는 빅 뉴스다. 이 게임에 대한 관심이 엄청나, 티저 페이저가 오픈 하자마자 이용자 폭주로 다운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이용자들은 FPS게임 중에서도 '공정'한 게임을 선호한다. 유료 아이템으로 '현질'해 성능 차이가 큰 그런 FPS는 오히려 싫어한다고. 팔리는 유료 아이템도 총기 3~4종에 집중되는데 이들 성능이 큰 차이도 없다고. '수익성이 나쁘지 않겠냐'는 질문에 윤 대표는 "워낙 이용자 풀이 많고 기간제 아이템을 꾸준히 결제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현지 분위기가 더해지다 보니, 매출은 나쁘지 않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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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니 찍고 태국 등 동남아로 진출

'블랙스쿼드'는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태국, 필리핀 등 주변국으로 서비스를 넓힐 예정이다. 두 번째 나라가 태국인데, NS스튜디오가 직접 계약을 했다. 얼핏 들으니 글로벌 로열티를 나눠먹는 인도네시아 보다 태국이 중요할 법도 했다.

"그래도 시장이 큰 인도네시아가 중요하죠. 시장규모와 상관없이 첫 동남아 진출 지역이니 상징적인 측면에서라도 꼭 성공을 해야 합니다. 인도네시아에서의 성공은 동남아 진출의 단단한 발판이 될 것이기에 여기서의 성공이 대부분을 좌우한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열대성 기후인 인도네시아는 건기, 우기 상관없이 항상 비가 온다고. 그러다 보니 집 안에 있는 시간이 많고 자연 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한다. 지난해 시민정권이 집권하면서 친노동자 정책으로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IT를 신산업으로 육성하는 등 게임산업에 유리한 정책을 펼치고 있어 기대가 크다는 게 윤 대표 설명이다.

"인구 대비로 여전히 와르넷이 부족한데 IT 인프라 투자가 강화되면 네트워크 사양도 좋아질 것이고, 임금 인상에 따라 국민소득도 올라가면 게임 등 여가생활에 투자할 여유가 생길 걸로 기대됩니다. 시장이 커지고 '포인트블랭크'의 빈자리를 저희 '블랙스쿼드'가 대체할 수 있다면, 이보다 멋진 인생역전 스토리가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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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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