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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웹젠, 뮤오리진 성공의 뒷맛

온라인게임 '뮤'를 모바일로 만든 '뮤오리진'이 중국에 이어 한국서도 승승장구 중이다. 출시되자마자 구글매출 순위 2위권으로 치고 올랐다. 공중파 광고가 매출상승의 필수 요소로 자리잡은 국내 시장서 대규모 프로모션 없이 이룬 성과라 더 값지다.

'뮤오리진'은 '전민기적'이란 이름으로 중국에 먼저 소개된 게임이다. 중국 신생 개발사 천마시공이 개발했다. 지난해 12월 3일 현지서 출시됐고 13시간 만에 45억 원(2600만 위안)을 벌었다. 평균 월 매출 350억 원에 달했고 덕분에 창업자는 천마시공을 차스닥 상장사인 아워팜에 지분 80%를 3164억 원(18억 위안)에 캐시아웃 했다.

'뮤오리진'의 중국 성공은 원저작자인 웹젠의 주가를 수직상승 시켰다. 지난해 11월 28일 2만250원이었던 주가는 3달 만에 3만900원까지 올랐고, 6일 현재는 3만9100원이다. '뮤오리진' 출시로 주가가 2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웹젠이 '뮤오리진'으로 중국으로부터 받은 로열티 매출은 순수익의 5~10% 수준. 하루 1억 원 전후의 매출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분기 로열티 매출규모는 75억 원에서 9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모든 성공이 개발사의 역량과 중국이라는 시장이 맞물려 빚은 결과다. 그러나 해당 IP 계약을 둘러싼 이면을 들여다보면 씁쓸함이 더해진다. 일단 리우후이청 천마시공 공동대표가 한 말을 되새겨 보자. 그는 한국 기자들을 만나 "초반 개발 환경은 열악했다. 모바일이나 3D 그래픽을 개발해본 경력자가 없어 프로그램 코딩 70%를 혼자서 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리우후이청 대표 말대로라면 본인 혼자서 게임을 만들다시피 했다. '뮤오리진'의 용량을 볼 때, 아무리 천재 개발자라도 혼자서 70% 이상을 코딩하는 것은 힘들다. 더군다나 '뮤오리진'은 온라인게임을 그대로 모바일로 이식시켰다. 알려졌다시피 '뮤'는 중국서 사설서버로 몸살을 앓았던 게임이고, 게임 개발소스는 이미 공개가 돼 있다. 모든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사실상 '뮤' 온라인 소스를 그대로 모바일로 차용했다고 볼 수 있다. 웹젠도 이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내놓고 있진 않다.

무단으로 개발소스를 도용해 게임을 만드는 일은 중국에서 흔한 일이지만 최근 들어서는 저작권에 대한 라이선스를 받아가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1위 게임시장이 되면서 표절에 대한 소송이 끊이질 않고 있고, 중국 정부 역시 과거와 달리 원저작자를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일면서 생겨난 변화다.

웹젠이 '뮤'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천마시공과 맺고 게임을 개발한 것이 아니라, 역으로 게임부터 만들고 라이선스를 계약을 해 달라고 웹젠을 찾은 것이 관련업계의 중론이다. 웹젠은 소송 등 비용을 들이지 않고서도 저작권을 인정받을 수 있었으니 '좋은 계약'이라 생각할지 모른다. 실제로 매출과 주가 등 많은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웹젠도 국내서 알아주는 개발사였다. 개발력도 있고 IP도 있었다. 중국 신생 개발업체가 하는 일은 웹젠이 못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비록 '뮤더제너시스'가 실패하면서 위축된 부분도 없진 않았겠으나, 완전 새로운 게임이 아닌 '뮤오리진' 모바일 컨버전에만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웹젠은 '뮤오리진' 국내 매출의 일정부분을 중국에 떼어줄 때마다 이 생각이 들 것이다. '왜 우리는 이렇게 못 만들었지'라고.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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