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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투자와 투기, 그 애매한 경계

김정률 싸이칸 회장이 바른손이앤에이 주식으로 6개월 만에 47억 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거뒀다. 수익률이 80% 이상이다. 주식을 해 본 사람이라면 이러한 수치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 것이다. 전문 투자자라고 해도 쉽지 않을 것이다.

김정률 회장이기에 이런 결과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있다. 그라비티를 겅호에 4000억 원에 매각한 그다. 돈을 쫓는 탁월한 감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가 투자한 회사이기에 성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효과가 소액주주들 사이에 생겨났고, 결과적으로 주가가 오른 측면도 분명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과연 ‘이것을 투자로 봐야 하는가’에 대한 논란도 있다. 김 회장이 ‘단순투자’라 밝히긴 했지만, 지분을 5%나 확보하며 2대 주주가 됐기에 경영참여에 대한 가능성도 열려 있었다. 장기적으로 회사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김 회장의 투자 회수기간은 예상보다 짧았고, 그가 지분을 다 처분하자 바른손이앤에이 주가는 예전으로 급락하고 있다. 김 회장이 투자를 결정하게 된 모바일게임 ‘마법왕국’도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진 못하다. 출시를 앞두고 3일 연속 주가는 초강세를 보였지만, 예상보다 빨리 열기는 식어버렸다.

아이러니 한 점은 이 기간에 김 회장은 오히려 주식을 팔았다. 주가가 오르기에 매각을 한 것인지, 게임의 흥행을 담보할 수 없기에 내린 판단인지는 본인만이 알 것이다.

이번 케이스는 그간 게임업계서 이뤄진 투자와는 양상이 다르다. 인맥이든, 상품이든 무엇을 보고 투자를 하든, 김 회장의 6개월 보다는 길었다. 김 회장 정도의 위치면 후배들을 위한 엔젤투자로 돈을 묵혀두는 경우가 많았다. 아니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인 산업 특성상 큰 ‘한 방’을 위해 더 기다리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여기에는 해당 회사나, 산업 전체를 배려하는 ‘인정’ 같은 것도 일부 있었을 것이다.

김 회장도 과거 엔젤투자를 많이 한 것은 사실이나, 이번에는 철저히 이익에만 집중한 느낌이다. 투기 논란이 이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산업을 잘 이해하는 김 회장이 거대 자본으로 주가를 부양시키고 자신만의 이익을 실현시키고 떠나면서 소액 주주들에게 피해를 줬다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김정률 회장의 투자는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럼에도 단기 차익이익 실현을 보는 시각이 곱지 못한 것은, 그가 이런 식으로 자본을 축척해야 할 이유가 더 필요하냐는 지적에서다. 오랫동안 산업에 종사했고, 부와 명예를 가진 그라면 보다 크고 넓은 시각에서 투자를 이어가는 모습을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는 반증이 아닐까.

주식투자의 대가 워렌 버핏은 ‘투자’와 ‘투기’를 ‘결과물’을 놓고 구분했다. 내 돈으로 인해 기업이 순이익을 만들고 이것이 주가상승으로 이어져 나에게도 이익이 오면 투자라고 했다. 반면, 기업의 순이익이 발생하지 않았는데, 주가만 상승해 일부 세력만 이익을 보고 이후에 일반 투자자들이 손해를 본다면 투기라 했다. 김 회장의 지분 매각 후,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바른손이앤에이를 보면 그가 무엇을 했는지 알 수 있으리라 믿는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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