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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게임' 빠진 콘텐츠산업

19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는 문화산업정책과 이름으로 보도자료를 보냈다. 2시부터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5차 창조산업 전략포럼과 관련된 것이다. 제목은 '손가락이 주도하는 스마트 콘텐츠, 파생 제작 등이 2015년 국내 콘텐츠산업의 주요 흐름될 듯'으로 뽑았고 부제로 '콘텐츠산업 14년 결산 및 15년 전망 세미나 개최'라고 달았다.

문화부를 비롯한 정부기관은 행사가 열리지 전에 행사의 취지 및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일이 종종 있다. 기자들의 취재편의를 배려하고, 행사를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문제를 삼고자 한 것은 시점이 아닌 그 내용이다.

이날 행사는 게임을 비롯한 콘텐츠산업에 대한 성과를 결산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자리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산업정보팀장과 애틀러스리서치 부사장이 발제를 하고 이에 대한 패널들의 토론이 이어지는 것으로 구성됐다. 그런데 패널들 중 게임 전문가는 없다.

면면을 살펴보자. 고정민 한국창조산업연구소 소장, 김국진 미디어미래연구소 소장, 김병석 CJ E&M 전 공연사업부문 대표, 오태엽 대원씨아이 본부장, 임학순 가톨릭대학교 교수, 최종신 파수닷컴 클라우드서비스 본부장, 최종일 아이코닉스 대표가 패널로 참가했다. 거시적으로 콘텐츠산업을 언급할 연구소장과 교수를 제외하면 애니메이션, 만화, 음악, 공연, 광고, 보안 등 관계자가 참여한 셈이다.

문화부가 보낸 자료에는 게임과 관련된 언급이 많다. 지난해와 올해 게임산업 추정치와 이슈가 들어가고 제목에서 언급된 '손가락이 주도'는 모바일 게임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광고와 관련해서도 모바일 게임에 대한 언급이 많다. 더불어 게임산업은 콘텐츠산업 중 출판, 방송, 광고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 이런 상황이라면 게임산업을 잘 아는 전문가가 패널로 초대해 전문적인 식견을 듣는 것이 맞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문화산업정책과 관계자는 "콘텐츠 전반에 대한 전문가를 초대했고 여기에 대해 의견을 말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궁색한 변명이다. 교수와 연구소장을 제외한 다른 패널들이 자기 분야 외에 대해 전문가적인 소견을 말할 수 있는 위치인지 궁금하다.

더불어 해외 콘텐츠시장 전망에 대한 자료도 별첨으로 보냈는데, 여기에도 이상한 내용이 있다. 해외서 비중이 제일 큰 산업은 '인터넷접속'으로 분류했다. 지난해 4,551억 달러를 기록한 분야인데 정확히 이것이 무엇인지를 자료를 배포한 문화산업정책과도 모른다. 출처도 없다. 물어보니 담당자는 "패널이 보내온 자료를 그대로 실었을 뿐"이라 해명했다.

국내 콘텐츠 산업을 출판과 게임, 음악 등 기준으로 분류했으면 비교 대상이 되는 해외도 그렇게 하는 것이 옳음에도 내용에 대한 문제도 검증도 하지 않았다.

이 행사의 결론은 '콘텐츠산업은 2015년에도 성장하고 수출도 증가할 것'으로 냈다. 지난해 전체 콘텐츠산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3.4%, 수출은 9.8% 증가했고, 올해는 각각 4.9%, 8.1%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4년 대한민국게임백서가 추정한 내용과 다소 차이가 있어 의문을 제기했더니 '자료를 수집하고 업데이트 했기 때문'이라 했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정확할 순 없지만 어떻게 같은 주체(콘진원)가 비슷한 시기에 제작한 책과 보내온 참고자료가 차이가 있는 것인지 의아하다.

'추정은 추정일 뿐'이란 담당 공무원에 말에, '추정에 의미를 두지 않았다면 왜 이런 행사를 세금 들여 했는지 의심스럽다'고 답했다. 게임을 비롯한 모든 콘텐츠산업이 계속 발전할 것이라 하는데 과연 그럴까. 추정치 자체가 맞는지 틀리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성장하고 증가할 것이라 확신한 이번 행사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표본이 아닐는지.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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