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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모바일게임, 황새를 쫓지 말자

바야흐로 모바일 게임 전성시대다. 스마트폰이 있는 사람치고 모바일 게임 한번쯤 안 해본 사람이 드물 정도다. 지하철, 버스, 공중파TV 할 것이 모바일 게임광고가 넘쳐날 만큼 우리 생활 가까이 모바일 게임이 들어왔다.

전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국내 모바일 게임산업을 폭발적으로 키웠다는 것에 이견은 없을 것이다. 모바일과 관련된 콘텐츠를 만드는 스타트업 기업들이 붐을 이뤘고 아이디어만으로 벼락부자가 된 청년 재벌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요즘이다. 모바일 게임회사들이 코스닥 러시도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화려한 이면에는 그림자도 짙다. 경쟁이 심해지고 플랫폼 수수료 문제가 불거지면서 ‘빛 좋은 개살구’가 되는 사례가 종종 있다. 넘치는 모바일 게임 속에서 자기 제품을 어필하려다 보니 배보다 배꼽이 큰 광고비 경쟁이 심해진다. 이로 인해 매출이 분명 늘었는데 영업이익률은 이전 보다 떨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국내 모바일 게임업계는 전세계를 휩쓴 슈퍼셀이 월드컵 시즌에 맞춰 ‘클래시 오브 클랜’ 공중파TV 광고를 연이어 진행하는 것을 보고 경악했다. 한달 만에 100억 원 이상을 광고비로 썼다는 얘기도 있다. 슈퍼셀이 광고 융단폭격은 이미 비슷한 게임들이 판치는(클래시 오브 클랜을 모방했다고도 볼 수 있는) 국내 시장에서 자사 게임이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이 게임은 출시되자 마자 카카오톡 게임하기 매출순위 10위 내에 줄곧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를 보고 국내 업체들도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케이블TV 광고를 진행하는 등 마케팅 비용을 늘리고 있는 실정이다.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내키지는 않지만 손 놓고 있을 수 만은 없다는 것이다. 더 이상 게임성과 아이디어만으로 승부할 수 없는 ‘쩐의 전쟁’이 지금 모바일 게임 생태계에서 벌어지고 있다.

분명한 것은 국내 기업들이 슈퍼셀의 전략을 따라 할 수도 없을뿐더러, 따라 해서도 안 된다. 글로벌 1위 업체인 슈퍼셀은 지난해 1조 매출을 기록한 회사다. 규모 자체가 다르다. 또 국내 지사를 설립했다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연락 사무소 수준으로, 개발을 하거나 퍼블리싱 운영 조직을 둔 국내 기업보다 고정비가 적게 들기 때문이다.

지나친 마케팅의 폐해는 이미 국내 소셜 커머스들의 재무재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수지, 이승기, 이서진, 추사랑 등을 광고 모델로 내세운 소셜 커머스들은 지난해 보다 엄청난 성장(티몬 1149억 원, 40%↑/ 위메프 786억 원, 300%↑)을 거뒀지만, 영업이익은 적자(티몬 708억 원, 위메프 360억 원)를 기록했다.

마케팅을 통한 슈퍼셀의 성공은 분명 부러워할 만한 부분이다. 그들처럼 돈만 많다만 지금 당장 자신들의 게임을 ‘띄울 수 있다’고 믿는 사람도 있으리라.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들이 광고한 그 게임은 이미 전 세계 135개국에서 1등을 차지했던, 흥행 가능성을 입증한 게임이다. 먼저 게임을 잘 만들고, 단지 마케팅 규모가 아닌 아이디어로 승부할 수 있는 효과적인 마케팅을 고민해야 할 때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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