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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태건 원장 "게임인생과 함께한 지스타 10년"

서태건 부산정보산업진흥원장.
서태건 부산정보산업진흥원장.
"지난 10년을 돌이켜보면 지스타는 마치 하나의 생명체처럼 성장을 거듭해 왔습니다."

서태건 부산정보산업진흥원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 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의 탄생과 성장을 최일선에서 지켜본 산증인이다. 지난 20년간 게임산업에 종사해온 서 원장에게 있어 지스타는 또 다른 자식과도 같다. 올해로 10회 째를 맞는 지스타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이 더욱 각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 25일 기자들과 만난 서 원장은 오는 11월 부산에서 개최될 지스타2014에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주문했다.

"정말 적잖은 정성을 들이고 키워온 지스타입니다. 더욱 규모가 커야 하고 여기 모인 여러분들이 다같이 합심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게임 행사로 키워주셨으면 합니다.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만큼 지스타는 단단해 질 거라 생각합니다."

서 원장은 지스타의 시작과 발전에 얽힌 10년 사(史) 이야기 보따리를 담담하게 풀어놨다. 요즘 아이들은 구경도 못했을 5.25 인치 디스켓에 게임을 담아 판매하던 90년대 초 게임산업에 뛰어든 서 원장은 당시 삼성전자 게임사업부 등에서 10여 년 동안 종사하다 2004년 한국게임산업개발원으로 적을 옮긴다. 이곳에서 서 원장은 게임 진흥 업무를 맡아 수행했고 그 일환으로 추진한 것이 바로 국제 게임전시회 지스타. 당시 국내 시장에서는 대한민국게임대전 등 각종 게임 전시회들이 등장하던 때였다.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던 게임의 역기능을 어떻게 해소할지 고민했습니다. 지스타가 등장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요. 2005년 정통부와 문화부가 공동으로 초대 지스타를 주최할 당시 제가 문화부 담당 본부장으로 행사를 담당했었습니다. 지스타 조직위원회가 꾸려졌고 일산 킨텍스에서 첫 지스타가 열렸지요. 나름 성황리에 열린 행사였습니다. 킨텍스 전관은 물론 구관까지 다 지스타 행사로 채웠거든요."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글로벌 게임업체의 참가 숫자가 그리 많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초 예상을 빗나가는 실수도 많았다. 하지만 첫 전시회 치곤 만족스럽다는 내부 평가가 이어졌고 2회 행사 개최에 대한 논의도 미끄러지듯 이어졌다. 하지만 이듬해 지금까지도 화자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진다. '바다이야기' 사태다.

"게임업계에 엄청난 타격을 준 사건이었지요. 지스타 개최가 가능할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2회 지스타는 심각하고 조심스러운 분위기 속에 열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문제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바다이야기 논란 속에서도 2회 지스타를 무사히 끝마쳤지만 3회차에 접어들면서 게임업계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킨텍스의 난해한 접근성과 부족한 숙박 시설, 지스타 사무국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잇따라 터져 나왔다.

보다 못한 서 원장이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한 끝에 지스타 사무국을 해체하고 4회 행사부터는 한국게임산업진흥원가 직접 지스타를 주관하기에 이른다. 지스타 개최지에 대한 심층적인 고민이 이뤄진 시기도 바로 이 때다. 또한 그간 지스타의 한 축을 담당하던 정통부가 해체되면서 문화부가 단독으로 이를 주최하게 됐다. 여러모로 변화의 시기였다. 킨텍스에서 줄곧 열리던 지스타는 4회를 끝으로 부산 시대를 개막하게 된다.

"5회 지스타를 준비하면서 개최 장소를 옮기자는 포괄적인 논의가 이뤄졌습니다. 부산, 대구에 뒤늦게 제안서를 보낸 킨텍스까지 여러 도시에서 지스타 유치의 뜻을 전해왔어요. 심사숙고한 끝에 부산을 차기 지스타 개최지로 선정했지요. 이후 여러분들도 다 아시다시피 줄곧 부산에서 지스타가 열려왔고 오는 2016년까지 개최가 예정된 상태입니다."

[인터뷰] 서태건 원장 "게임인생과 함께한 지스타 10년"

◆"서병수 시장, 게임업계에 오해 푸는 자리 열릴 것"

지스타라는 이름을 직접 짓고 행사 주최를 하는가 하면, 행사 주관까지 맡기까지 한 만큼 서 원장에게 있어 지스타는 깊이 뿌리내린 존재일 수밖에 없다. 그런 그에게도 최근 말 못할 고민이 생겼다. 수 년간 지스타 개최지로써 널리 사랑받아 온 부산시가 예기치 못한 스캔들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의원 시절, '게임악법'으로 치부되는 이른바 '손인춘법'에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린 서병수 후보가 6.4 지방선거를 통해 부산시장으로 당선되면서 논란에 불이 붙었다.

또한 게임업계에서는 지스타를 통해 막대한 관광수입을 올려온 부산 지역구 의원이 게임악법에 이름을 올린다는 것 부터가 말이 안된다고 판단, 지난 해 지스타를 보이콧하자는 움직임이 일기도 했다. 서 원장은 "자세한 것은 (서병수) 시장님께 듣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면서도 "오해가 있다면 풀고 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서병수 시장도 자신을 향한 게임업계의 부정적 시각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당선 이후 지스타 부산 유치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담은 기사들이 쏟아졌잖습니까. 하지만 서병수 시장은 당선 이후 가장 먼저 판교에 위치한 게임업체들을 찾았습니다. 또 게임산업과 관련된 진흥 차원의 비전들이 부산시 차원에서 만들어지는 중이에요. 이같은 사항이 다 확정되면 조만간 서병수 시장이 직접 게임업계에 자신의 생각을 전할 기회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 시장이 향후 게임산업 진흥을 위해 많은 도움을 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데일리게임 문영수 기자 mj@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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