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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블빠

'블빠'라는 말이 있다. 게이머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단어다. 블빠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와 어딘가에 특히 심하게 빠져 있는 사람을 비하해서 부르는 비속어인 '빠'가 결합된 말로 블리자드 게임을 심하게 좋아하는 이들을 일컫는다.

블빠는 사실 비속어다. 순화하면 블리자드 게임 마니아 정도로 볼 수 있지만, 블리자드 게임에 광적으로 빠져있는 이들을 비하하는 단어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빠를 자청하는 이들이 많다. 블리자드가 만든 게임을 신뢰한다는 게 이유다.

왜 블리자드 게임에만 '빠'가 존재할까. 게임을 만들고 서비스하는 곳은 무수히 많다. 국내만 해도 넥슨, 엔씨소프트, 네오위즈게임즈, NHN엔터테인먼트, CJ E&M 넷마블 등 셀 수도 없이 많은 게임 개발사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들 회사엔 '빠'가 없다. 순혈 유저가 없다보니 이들 회사는 신작 게임을 내놓을 때마다 뺏고 빼앗는 전쟁을 치른다. 그러다보니 유저간 이동도 잦은 편이다.

콘텐츠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국내 게임들 다수가 블리자드 게임과 견주어도 크게 뒤지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따로 있다. 국내 업체는 마니아층을 넗히기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 블리자다는 매년 블리즈컨이나 인비테이셔널과 같은 유저 행사를 통해 마니아층을 확보하는데 힘을 쏟는다. 신작 출시를 하루 앞두고 실시하는 전야제 행사 역시 이들의 전매특허다.

콘텐츠 업데이트나 이벤트도 블리자드는 다르게 진행한다. 국내 게임사들이 주간, 월간 단위로 업데이트나 이벤트를 진행하는데 반해, 블리자드는 일년에 한 두번 대규모 업데이트를 갖는다. 이벤트도 마찬가지다. 출시 1~2주년을 기념해 아이템 드랍율을 상향하거나, 경험치 혜택 등의 이벤트를 연다.

사실 따지고 보면 업데이트나 이벤트는 국내 업체들이 더 잘하는 편이다. 일주일에 한번씩 업데이트나 이벤트를 진행하다보니 할 게 넘쳐난다. 여기서 차이가 발생한다. 국산 게임을 접하는 유저들은 매번 해왔던(업데이트, 이벤트 등) 것들이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부족하거나, 잘못되면 크게 동요한다. 반면 블리자드 게임은 일년에 한 두번 진행되다보니 조그만 사안이라도 감동을 받기 일쑤다. 패치가 잘못되더라도 원성을 쏟는 유저들도 적은 편이다.

이런 것들을 종합해 볼 때 국내 업체가 너무 퍼주기만 하는 정책을 펴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온라인게임과 패키지게임이라는 차이가 존재하지만, 잦은 업데이트와 패치는 유저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매일 게임을 하지 못하는 유저들은 뒤쳐지기 마련이고,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임사 입장에서 '빠'는 필요한 존재다. 이들이 생겨나야 더욱 완성도 높은 게임도 만들수 있고, 이용자간 소통도 원활해진다. 그러려면 서비스 전략도 바뀌어야 한다. 블빠처럼 국내에서도 '넥빠', '엔빠', 'N빠' 등이 생겨나길 기대해본다.


[데일리게임 이재석 기자 jshero@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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