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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위메이드의 뼈아픈 실수

지난 9일 진행된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2014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흥미로운 질문이 나왔다. 위메이드가 하드코어 장르 모바일게임 개발을 일찌감치 준비했고 또 투자도 열심히 했지만, 해당 포지션을 경쟁사에게 내주는 등 하드코어 모바일게임에 대한 경쟁력이 기대 이하라는 평가가 있는데 어떻게 보고 있냐는 지적이었다.

어느 정도 위메이드도 수긍했다. '뼈아픈 지적'이라고 입을 뗀 장현국 대표는 "비록 '아크스피어'가 매출 10위권을 유지하고 있지는 않지만 (순위가) 더 떨어지지 않아 반등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이것도 우리의 경쟁력"이라며 "소위 말하는 캐주얼 게임 시장 규모가 1조원 이상 되는데, 그 보다 몇 배는 더 큰 시장이 하드코어 및 미드코어 시장으로 아직 회사가 그 기회를 놓쳤다고 보지 않는다"고 계속 지켜봐 달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신무', '천랑2', '윈드러너2' 등 기대신작 출시도 앞두고 있으니 기대해 달라는 말과 함께였다.

위메이드는 모바일게임 산업을 취재하는 기자라면 누구나 흥미를 끌만한 업체다. 소규모 인원이 단기간에 모바일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정석이라고 믿고 있던 사람들에게 대규모 인원에 대규모 개발금, 대규모 모바일게임을 내놓겠다던 위메이드의 선언은 무척이나 신선했다. 이른바 '대세'를 거스르는 실험적인 개발 환경을 위메이드가 국내 최초로 접목했던 것이다.

특히 위메이드가 카카오 게임하기가 대박이 터지기 전인 2011년 카카오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는 선구안을 보이고, 순수 모바일게임 개발 인력만 1000명에 이른다는 내용이 보도되면서 이 회사가 2~3년의 개발 기간을 거쳐 내놓는다는 신작 게임들에 대한 관심은 날로 높아만 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위메이드가 내놓은 하드코어 모바일게임들의 성적은 그리 좋지 않다. 자회사 위메이드크리에이티브의 자체 개발작이자 모바일 AOS를 표방한 '터치크래프트'는 제목을 변경하는 갖은 노력을 거듭했으나 결국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밟았고, 모바일판 '리그오브레전드'를 표방한 '히어로스리그' 역시 출시 반년 만에 문을 닫았다. 대작 MMORPG를 표방한 '아크스피어' 역시 초반 분전을 이끌지 못하고 현재는 구글 매출순위 30위권에 머물러 있는 수준이다.

하드코어 모바일게임 강자를 표방했지만 정작 위메이드를 빛낸 게임은 캐주얼 및 SNG였다. 횡스크롤 러닝게임의 시장성을 처음 입증한 '윈드러너'(링크투모로우), 현재 구글플레이에서 가장 높은 매출 순위를 올리고 있는 '에브리타운'(피버스튜디오)이 대표적이다.

이들 캐주얼게임이 위메이드가 인수한 손자회사의 개발작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대규모 개발인력이 상주한 위메이드 본사의 개발작은 주춤하는데 비해 상대적으로 소규모 개발자회사가 내놓은 게임은 승승장구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얘기다.

'대규모' 전략을 짜며 그렸던 장밋빛 전망이 당초 예상과 달리 흐른다면, 경영진은 그 동안 취해온 전략의 수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과감한 체제 변화를 시도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1000명에 달한다는 모바일게임 개발자들이 과연 효율적으로 배치되고 있을지 의문을 가져야 한다. 규모가 커진다는 것은 반대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막고 쓸모없는 결재 단계만 늘린다는 의미와도 상통한다. 일례로 위메이드 대신 하드코어 모바일게임 장르를 선점한 '블레이드 for kakao'를 개발한 액션스퀘어의 인력은 15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와중에 위메이드는 또 하나의 악수를 두고 만다. 바로 자회사 조이맥스와 '윈드러너' 개발사 링크투모로우와의 합병이다. 양사간 합병으로 조이맥스는 우수 개발력을 확보하고 링크투모로우는 개발 뿐 아니라 서비스까지 주도적 역할을 맡게 됐다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그러나 이는 반대로 링크투모루우가 가진 독립성을 침범하고 간섭하는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조직 규모가 비대해져 의견 공유가 느리고 비효율적인 모바일게임 개발 조직을 여러개로 쪼개도 모자랄 판에 되려 규모를 키운 것이다.

위기 신호는 벌써부터 감지됐다. 위메이드는 2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올해 1분기 모바일게임 매출은 204억 원으로 전기대비 25%, 전년대비 44% 급감했다. 당장 발등의 불이 떨어진 상황임에도 위메이드는 또 다시 '대작' 게임으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언제까지 '준비'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지난 3년간 거듭한 준비만도 충분하다. 분사를 포함한 대규모 조직개편을 통해 회사 개발인력을 탄력적으로 분배하는 과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데일리게임 문영수 기자 mj@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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