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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엔씨답지 않은 '리니지 모바일'

지난 19일 국내 안드로이드 OS 대상 공개서비스를 시작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모바일: 헤이스트'(이하 리니지모바일)에 업계 안팍의 관심이 집중됐다. 국내 최대 MMORPG 전문 개발사가 내놓은 모바일게임인데다, 십수년간 정상의 인기를 누려온 '리니지'를 소재로 했다는 점만으로도 연일 언론의 톱을 장식하기 충분했던 것.

하지만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큰 걸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리니지모바일'은 모두가 상상하는 그런 '리니지'가 아니었다. 유무선 연동이라는 그럴듯한 '당근'을 내건 조악한 앱에 불과했다.

'리니지모바일'을 접한 게이머들도 적잖이 실망했다는 반응이다. 구글플레이 사용자 리뷰 중 호의적인 내용은 손에 꼽힐 정도다. 총 2748명이 참여한 별점평가도 2.9점에 불과하다. '리니지모바일'에 우호적인 기사의 댓글에는 어김없이 악평이 달리고 있다. 이만하면 가히 '마녀사냥'급이다.

'리니지'를 열성적으로 즐기는 게이머들의 지갑을 더 털어보겠다는 회사측 의도도 너무 적나라하다. 엔씨소프트는 SKT와 제휴를 체결, 월 3000원을 지불하면 '리니지모바일'을 제한없이 이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무료가 아닌 월정액 서비스로 '리니지모바일'을 선보이겠다는 의미다.

'리니지' 계정이 없는 게이머가 이 앱을 결제할리 만무하지만, 그간 '리니지'를 아끼고 사랑해온 코어 게이머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템도 나오고 보상까지 연동되는 '리니지모바일'은 재미와 상관없이 외면할 수 없는 필수 '부분 유료화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할 공산이 크다.

게이머들이 이처럼 거세게 반발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가 어떤 회사인가. '리니지'로 국내 온라인 MMORPG 시장을 이끌어온 1세대 개발사다.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도 MMORPG 등 코어 장르를 주도하는 플래그십을 보여줄 것이란 기대도 앞섰다. 하지만 엔씨소프트는 '리니지'라는 이름만 빌린 조악한 미니게임을 내놓는 것으로 답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4월 모바일게임 개발센터를 확대 개편하면서 국내 최고 수준의 모바일 개발 조직을 꾸린다고 밝힌 바 있다. '블레이드앤소울' 개발을 총괄한 배재현 부사장을 책임자로 임명하고, 각 부문 인력도 적극적으로 충원하겠다고 전했다. 이후 1년여의 첫 결과물이 '리니지모바일'이라는데 실망감을 금할 수 없다.

엔씨소프트는 조그만 구멍가게가 아니다. 국내 최대 게임개발사라는 '급'에 맞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데일리게임 문영수 기자 mj@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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