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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모바일, 하드코어를 준비할때

국내 모바일게임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퍼즐 게임이 범람하던 2013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모바일 MMORPG 2종이 연이어 성공작 반열에 오른 점이 이를 반증한다. 넥슨의 '영웅의군단'이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10위권에 진입한데 이어 위메이드의 신작 '아크스피어'도 매출 순위 9위권에 안착하며 흥행 청신호에 불이 켜졌다. 퍼즐게임이 지고 RPG가 떠오른다. 변화를 감지한 게임업체만이 살아남는다. 하루라도 빨리 모바일 하드코어 게임 개발에 뛰어들어야 다가오는 미래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게임의 약진은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벌어지고 있는 변화를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먼저 코어 게이머들의 유입이다. 그동안 PC나 콘솔 등에서 게임을 즐기고 모바일게임은 등한시하던 코어급 게이머들이 본격적으로 모바일게임을 즐기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애니팡'으로 대표되는 퍼즐게임이 30~40대 중장년 층들이 주로 즐겼다면 이제는 10~30대 골수 게이머들이 모바일게임으로 유입되기 시작했다는 것. 이들을 충족시킬 하드코어급 모바일게임이 최근 출시됐고 실제로도 성공을 거뒀다.

모바일게임 플랫폼에만 의존하던 형태에서 게임 자체의 품질이 흥행을 좌우하게 바뀌고 있다. 이에 따른 업체의 이익도 한층 커졌다. '영웅의군단', '아크스피어' 두 모바일 MMORPG는 하나같이 'for kakao'가 붙지 않은 자체 서비스하는 게임들로 향후 탈(脫) 카카오의 첨병이 될 전망이다. 모바일 MMORPG라는 장르 특성상 캐주얼 게이머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카카오 게임하기의 파급력을 빌리지 않고서도 승산을 기대해볼 수 있기 때문. 지급 수수료 21%(카카오 게임하기 입점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게임업체 입장에서는 한층 높은 이익을 가져갈 수 있는 잇점이 있다.

최근 갈라파고스화되고 있는 국내 모바일게임 개발력을 끌어 올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2012년 7월 카카오 게임하기 등장 이후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그 규모가 대폭 확장됐지만 게임의 전반적인 질은 하향 평준화됐다는 평가가 업계의 중론이다. 유행을 따라 게임을 카피하고 스킨만 바꿔 출시하는 행태가 만연한 가운데 이제는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for kakao'가 붙은 게임은 학을 떼는 게이머들까지 나타날 정도다. 그만큼 최근 출시되는 모바일게임의 질이 떨어졌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옆나라 중국을 욕할 수 없게 됐다는 반응까지 나온다.

게임업체의 고유의 특색과 기술력이 가미된 하드코어 게임은 이같은 우려를 말끔히 해소해준다. 어떤 업체도 카피하기 힘든 고품질 그래픽과 기획이 돋보이는 게임이 지속적으로 출시되야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질적인 면도 끌어올릴 수 있다. 단순히 게이머들의 지갑을 여는데만 집중하는 저질 게임이 아닌, 게임 다운 모바일게임이 나올 때가 됐다. 미래의 그 시장을 선점하는 업체가 제 2의 넥슨, 엔씨소프트로 거듭날 키를 쥐게 된다.


[데일리게임 문영수 기자 mj@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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