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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남 협회장님, 4월 국회 믿어도 됩니까?

"어깨 펴시고 위축될 필요 없습니다, 저만 믿으세요."

약 3개월 전 부산에서 열린 '2013 게임대상'에서 남경필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이하 K-IDEA) 협회장이 했던 말이다. 중독법 이슈가 불거진 뒤 전 게임업계가 한 곳에 모인 자리였다. 이런 장소에서 '날 믿어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협회장에게 박수갈채가 쏟아지는 건 당연했다. '정치인을 협회장으로 잘 뽑았다'는 자찬도 이어졌다.

남 협회장 말처럼 중독법 이슈는 유야무야 연말을 넘어갔다. 보건복지부 법안소위를 통과하지 못했다. 5선 국회의원이기도 한 남 협회장이 공식석상에서 한 약속을 지킨 것이다.

남 협회장이 자신 있게 말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중독법을 심사하는 보건위 의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같은 당 후배 의원이 법안을 내놓고 당 대표도 힘을 실어주는 중독법을 남 협회장도 대놓고 반대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오랜 국회활동을 밑거름 삼아 동료 의원들을 설득했고, 게임업계의 바람대로 중독법은 법안소위에서 보류됐다.

2월 들어 중독법 이슈가 전보다 더한 강도로 게임업계를 압박했지만 남 협회장의 약속에 기대를 걸었다. 불공평한 공청회가 열리고 막판까지 중독법 법안소위 상정을 놓고 국회 내부에서도 갈등이 일었지만, 이번에도 상정은 보류됐다.

이제 남은 것은 4월 임시 국회다. 남 협회장의 약속을 그대로 믿고 싶지만, 여론이나 주변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것이 문제다. 신의진 의원이 정신의학회, 기독교계를 업고 자신만의 주장과 논리를 공고히 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례대표인 신 의원이 이 중독법에 자신의 모든 국정활동을 걸 것은 자명한 일이다.

문제는 또 있다. 늦어도 5월까지 '국회의원 겸직금지법'에 대해 남 협회장이 입장을 밝혀야만 한다. 본인이 자율규제 등 임기 중 추진하려고 하는 사안이 많은데다가, 무보수로 일하는 거라 겸직법과는 무관하다고 생각되나, 이건 어디까지나 내부의 기대일 뿐이다.

그렇기에 남경필 협회장은 3개월 전 부산에서 그랬던 것처럼 변함없이 게임업계를 지지하고 중독법을 막겠다는 발언과 약속이 다시금 필요한 시점이다. 겸직법으로 인해 협회장 자리를 내려 놓을 수 밖에 없더라도, 전임 협회장으로서 이 같은 역할을 해 줄 것이라는 믿음만 준다면 게임업계 종사자들은 어깨 펴고 제 할 일 다 할 수 있을 것이다.

협회장님, 4월 국회도 믿어도 되겠습니까?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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