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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첫 정치인 협회장 남경필의 중간 성적표는

첫 정치인 출신으로 취임해 관심과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남경필 게임산업협회장의 임기 중 절반이 지났다. 2013년 한해를 마감하는 지금, 남 협회장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여전히 '반반'이다. 여기서 '반반'이란 5선 중진 의원이라는 든든한 배경을 토대로 위기에 빠진 게임업계를 구할 구원 투수라는 인식과, 구태의연한 정치인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칠 것이라는 상반된 의견이다. 하지만 다가오는 2014년 그의 행보에 적잖은 관심이 간다. 2013년 4대 중독법 입법 제동이라는 큰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남경필 협회장은 지난 2월 22일 취임 당시 임기 2년 동안 추진할 중점 과제로 자율과 공헌, 성장을 제시했다. 최근 연이은 게임 규제를 막아내고 또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게임업계의 환부를 과감히 도려내겠다는 의지도 내비췄다.

시작은 그리 좋지 않았다.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전혀 없는 정치인 출신 협회장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냐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협회 명칭조차 바꿔버린 남 협회장의 행보는 게임업계의 거센 반발을 불러오기도 했다. 실제 그는 게임산업협회의 명칭을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로의 개편을 강행했다. 게임업계를 대변하는 협회 명칭에 정작 '게임'을 제외하는 그의 행보는 구태 정치의 흔한 꼼수라는 비판도 잇따른 것도 사실이다.

남 협회장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기 시작한 시점은 게임업계의 최대 화두였던 4대 중독법이 가시화 되면서부터다. 이 법을 대표 발의한 새누리 신의진 의원과 같은 소속인 남 협회장이 법안 철폐를 위해 힘써줄 것이라는 게임업계 기대가 모아졌다.

실제 남 협회장은 지난 10월 열린 4대 중독법 공청회에서 같은 당 황우여 대표와 신의진 의원과 냉기류를 형성하기도 했다. 또한 11월 지스타2013에서는 4대 중독법 통과는 어려울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췄다. 그리고 12월 30일, 4대 중독법이 본격적으로 논의되지 못한채 올해 임시국회가 막을 내렸다. 4대 중독법의 연내 입법 추진이 사실상 막힌 것이다.

강제적 셧다운제 이상으로 게임업계 우려를 산 4대 중독법에 급제동이 걸린데는 많은 이유가 거론된다. 이중 남 협회장의 적잖은 노력도 포함됐다는 것에 이견이 없다. 남 협회장이 순수하게 게임산업에 대한 애정으로 법 추진을 막았든, 다른 정치적 수싸움의 결과로 법이 막혔든 결과적으로 4대 중독법은 요원해진 것이 사실이다. 이는 남 협회장의 업적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판단이다.

다가오는 갑오년에도 이어질 4대 중독법 추진을 영구히 차단하고, 또 그가 부르짖던 자율규제 구축에 성공한다면, 남경필 협회장은 높이 평가되는 협회장 중 한 사람으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그가 2014년에도 대외적으로 힘써주기를 바라는 이유다.


[데일리게임 문영수 기자 mj@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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