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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고포류 규제, 협상이 아쉽다

"자율 규제안을 들고 와서 대화하자고 말해도 찾아오는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협상을 합니까?" -문화부 이수명 게임과장
"회사마다 대외 라인이 있고 문화부 게임과장은 그 중 가장 신경 쓸 사람인데, 우리가 안 찾아갔을 리 없지 않습니까?" -고포류 3사

한쪽에선 찾아오지 않는다고 하고, 다른쪽에선 찾아갔다고 한다. 둘 중 하난 '거짓'을 말하고 있는 게 분명한데, 그럴 사람들은 아니다. 대체 진실은 뭘까.

고포류 규제안은 결국 정부와 업계가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입법화를 추진 중이다. 대화하고 설득하는 협상의 과정이 있었다면, 서로 좋은 결실을 낼 수 있었을 거라 기대됐지만, 기대는 무산됐다. 기자가 양측을 만날 때마다 주문한 것은 '대화' 였고 양측 모두 '그러겠다'고 했다.

그 결과가 위와 같다. 확인 결과 둘 다 '진실'을 말하고 있다. '찾아갔지만 안 찾아간 것'과 같은, 그런 결과다. 협상이 진행되지 않은 문제는 이것이었다.

브라이언 트레이시가 쓴 '절대 변하지 않는 8가지 성공원칙'이란 책에 '협상의 원칙들'이란 대목이 나온다. 이 중 '권한의 법칙'이란 대목이 있는데, 내용은 협상을 벌이고 있는 상대가 결정권을 가진 사람인지 확인하는 내용이다. 결정권을 가진 사람과 협상을 하지 않으면 받아 낼 수 있는 게 없다는 게 글쓴이의 주장이다. 협상과 관련된 다수의 책에서 이러한 내용을 발견할 수 있다.

양측이 하나의 팩트에 대해 다르게 해석하는 것은 이 '권한의 법칙' 때문이다. 게임과 정책을 결정하는 이수명 과장 입장으로서는 고포류 3사의 서비스를 책임질 수 있는 권한 있는 사람을 만나길 원했다. 그래서 결정권이 없는 대외 실장 등이 찾아와도 만났지만, 사실상 만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단순히 '찾아가는' 인사치레가 아니라 고포류 3사는 공동창구를 만들고 제대로 된 협상을 벌였어야 했다. 그 협상 테이블에는 과감히 '베팅'을 할 수 있는 권한자가 앉았어야 했다.

고포류 3사는 '정부가 규제 일변도로 업계를 압박한'다고 '숨어서' 말 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협상이라도 벌이고 여론몰이 등의 후속조치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나의 사실을 놓고 다른 해석을 내린 양측을 보면서, 정부와 업계의 기본 입장차이가 저렇게 넓구나 라는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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