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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게임문화재단의 예고된 파행

[[img1 ]]게임문화재단(이하 재단)이 설립 6년 만에 사업중단 위기를 맞고 있다. 매달 발간하던 소식지 '월간 게임컬처'를 올해부터 중단했고, 심포지엄도 사실상 열리지 않고 있다. '과몰입치료상담센터' 3곳도 운영난에 허덕인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내부 인력도 6명에서 4명으로 줄었다.

재단이 파행을 맞은 건 기금고갈 때문이다. 게임업체들은 사업성과가 불분명한 재단에 더 이상 돈 내기기를 꺼려하며 자신들이 직접 사회공헌활동에 나서면서 재원확보가 불투명해졌다.

이러한 파국은 이미 예견됐다. 재단에 기금을 출연한 주체는 게임업체인데 운영에서 배제되면서 1회성 기금조성이 될 것이라는 예상은 일찍이 제기됐다. 문화부는 민간업계가 출원한 재원으로 운영되는 재단 이사장에 김종민 전 문화부 장관을 사실상 '꽂으면서' 수억대 전직 장관 대우를 해주는 등 설립초기부터 '남의 돈'으로 잔치를 했다.

재단이 기부금 외에 별도 수익모델이 없었음에도, 김종민 전 이사장은 "실질적인 과몰입 예방 및 치료 효과만 나온다면 업체나 정부가 계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장밋빛 전망만 내놓았다.

하지만 이러한 희망은 예상대로 현실 가능성이 없는 '바람'일 뿐이었다. 게임문화재단은 2008년에 설립됐지만 실제로 사업이 본격화 된 것은 2010년 8월부터다. 이 때는 게임 과몰입으로 인한 청소년 폐륜범죄로 '게임 죽이기' 광풍이 불어 닥친 시기다. 게임업체들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정부가 주도하는 재단활동에 참여할 수 밖에 없었고 그렇게 기금이 모였다.

4년 동안 100억 원이란 돈 대부분은 사실상 병원에 투자됐다. 재단의 주요 사업이니 이를 두고 뭐라 할 순 없지만, 그 동안 서울 중앙대병원과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전북대학교병원 등 3개 센터에서 운영한 '과몰입치료상담센터'가 어떤 결실을 냈는지에 대한 뚜렷한 성과가 없다.

한덕현 중앙대 교수가 '게임과 뇌'에 대한 의학적 접근을 하긴 했지만, 이는 한 교수가 오래 전부터 연구해왔던 분야다. 재단의 지원 덕에 이룬 성과라고 볼 수 없다.

결국 게임업체 입장에선 더 이상 재단에 기금을 낼 필요성도 못 느끼고, 정부 입장에서도 과거처럼 '갹출'을 요구할 명분이 사라진 상황이다. 오히려 엔씨소프트 같은 경우는 자신들이 엔씨문화재단을 만들어 사회공헌활동에 직접 나서고 있고 다른 업체들도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단은 오는 9월 성과발표를 통해 그 동안의 재단 노력을 알리고 기금모금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지만, 예상대로 기금이 모일지는 회의적이다. 지금의 재단은 문화부가 재원을 지원해 과몰입센터를 운영케 하고 나머지는 민간에 맡기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기에는 재단도 문화부도 너무 늦었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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