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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지스타보이콧 철회, 약속은 받았나

[[img1 ]]지스타 불참을 고려 중이라던 게임산업협회(현 K-DIEA)가 최관호 전 협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지스타조직위원회를 꾸렸다. 변함없이 올해도 부산에서 지스타가 열릴 예정이다. 보이콧 검토를 선언한지 4개월 만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말이 많다. 외부상황이 변한 것이 없는데 협회만 입장을 선회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더 이상 규제를 하지 않겠다는 정부나 국회의 약속이 전무한 상황에서 이렇다 할 입장표명 없이 지스타에 참가해 버리면 협회와 종사자들 모양새만 우스워진다는 주장이다.

지스타 보이콧 주장이 나온 것은 올해 1월이다. 게임업체 연매출 1%를 강제로 징수하겠다던 '손인춘법'이 입법됐고 여기에 부산을 지역구로 하는 서병수, 유기준 새누리당 의원이 동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게임업계의 공분을 샀다.

규제에 시달려 온 게임업계 종사자들은 남궁훈 위메이드 대표의 지스타 불참 발언을 시작으로 힘을 모았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 하듯이 그 동안 사회악으로 매도되고 온갖 규제로 시달려 온 게임업계의 분노와 억울함이 지스타 보이콧이란 형태로 표출됐다고 할 수 있다.

그 4개월 동안 바뀐 것은 없다. 손인춘법은 여전히 국회에 상정 중이고 정부조직이 개편되면서 보수적인 교과위 위원들이 게임산업에 대한 입법을 담당하게 된 상태다. 스마트폰 게임매출이 높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스마트폰 중독을 게임탓으로 돌리는 시각도 감지되고 있다. 자칫 지스타 참가선언이 정부와 국회에서는 여론이 잠잠해 진 것으로 착각해 다시금 규제의 빌미를 제공할까 걱정된다.

물론 협회 입장에서도 지스타를 불참하는 것이 얼마나 큰 모험이라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다. 명예가 생명과 같은 국회의원이 자신이 발의한 법을 스스로 폐기하라고 강요할 수도 없다. 손인춘법은 이번 19개 국회 내내 상정만 돼 있다가 자동폐기 될 가능성도 있다.

협회가 이런 가능성을 염두하고 지스타에 참가하는 것으로 예상되지만, 만약 그랬다면 그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먼저였다. 협회로서는 최소한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불합리한 규제를 하지 않겠다는 구두약속이라도 이끌어냈다는 제스쳐라도 보였어야, 회원사들도 믿고 따라갈 수 있다.

지스타 보이콧을 제안한 남궁 대표의 위메이드가 올해 지스타에 참가할까. 협회가 남궁 대표에게 뚜렷한 명분을 주지 않는 한 참가가 사실상 어렵다고 본다. 위메이드는 올해 상반기 스마트폰 게임으로 가장 두각을 나타낸 회사지만 입장이 애매해졌다.

협회가 전후 사정 다 헤아려 지스타 참가를 결정한 것이라 믿고 싶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행여 정치인 협회장의 입김 때문에 보이콧을 철회한 것은 아닌지 하는 것이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지스타 참가에 대한 확실한 명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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