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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확산성이 뭐에요

[[img1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국립국어원이 사람이 아닌 물건을 높이는 잘못된 표현이나 공공 기관의 어려운 말을 바로잡기 위해 '한국어 가꾸기 사업'에 나섰다. 공공기관의 언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방송 언어가 저속화되며, 청소년층에는 욕설과 비속어가 일상화하는 상황을 이대로 간과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어 가꾸기 사업을 게임에 대입해 보면 어떨까. 게임 속 가상현실에선 지금 외국어와 욕설, 비속어가 넘쳐난다. 게임명은 모두 외국어다. 우리말로 만들어진 게임을 찾기도 힘들 정도다. 외산 게임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순수 국산 기술력으로 만든 게임들 조차 외국어가 사용된다. 최근엔 일본식 한자어를 그대로 사용해 게임명으로 쓰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현상은 청소년들에게 신조어를 만들어내게끔 한다. 대표적으로 '확산성 밀리언아서'가 그렇다. '확산성'을 한자 의미대로 풀이하면 '어떤 병 등이 넓은 부위에 걸쳐 퍼져 있는 성질'을 뜻한다. 무슨 뜻일까. 단어를 짜 맞추면 '아서(주인공)가 넓은 부위에 퍼져 100만이 됐다'는 뜻이 된다. 이해하기 힘든 제목이다. 일본식 한자을 그대로 사용하다보니 우리말 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이렇다 보니 이용자들 또한 뜻도 모르는 외국어 사용이 익숙해진다. 게임 속에서는 더욱 심하다. 캐릭터, 파티, 테크, 러쉬, 데미지, 어그로, 딜, 마나, NPC, 네임드, 인던, 패시브, 스킬 등 떠올릴 수 있는 게임 속 용어들 대부분이 외국어로 사용된다.

신작 게임이 출시되면 대다수 업체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게임'이라고 주장한다. 접근성을 높여 이용자를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외국어로만 표기된 게임을 누구나 쉽게 이용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이 언어들로 인해 게임업계 스스로가 진입장벽을 높이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게임명부터 게임 용어까지 모두 표준어가 사용된다면 정말 누구나 쉽게 게임을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국산 게임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우리말, 우리글만이라도 고집스럽게 사용해야 할 때다.

[데일리게임 이재석 기자 jshero@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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