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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티카' 이종명 올엠 대표 인터뷰 "로또 1등 당첨돼도…"

스마트폰게임이 대세를 이룬 요즘, ‘액션’ 하나로 시장에 파문을 일으키는 온라인게임이 나타났다. 이름을 날린 회사도 아니고 기대작으로 꼽힌 게임이 아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등장과 함께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대작들만 가능하다는 PC방 순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려놓았고, 입소문이 나면서 시간이 갈수록 이용자가 몰리고 있다. 올엠이 만든 ‘크리티카’가 그 주인공. 성공비결을 듣기 위해 이종명 올엠 대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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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자를 믿어라

“매 순간이 긴장의 연속입니다. 지금껏 성공했다고 생각한 적도 없기에 마음을 놓아본 적이 없어요. 자만하는 순간 큰 위기가 닥쳐오는 게 게임사업이죠.”

액션게임으로 유일하게 ‘던전앤파이터’를 꺾고 인기작으로 급부상한 ‘크리티카’를 바라보는 소감을 묻자, 기대와 다른 답이 돌아왔다. 지금이 위기라는 것. 게임사업 특성상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기에 항상 긴장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크리티카’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아이템 데이터베이스(DB)의 능률을 올리기 위한 패치를 단행했다가 아이템이 복사되는 대형 사고가 발생한 것. 이를 악용한 사람은 몇 되지 않았지만 올엠은 사고 발생 2시간 전으로 서버를 되돌리는 결단을 내렸다. 사과문을 게재하고 보상안도 발표했다. 자칫 위기일수도 있던 순간은 적극적인 운영으로 벗어났다.

이종명 대표는 ‘루니아’를 서비스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루니아’ 역시 완성도 높은 액션으로 이용자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올엠은 원하는 동시접속자 수치가 나오지 않아 조바심을 냈다. ‘게임이 어렵나’는 생각에 난이도를 대폭 낮췄지만 오히려 이용자들이 떠나는 결과를 만들었다.

“루니아 때는 우왕좌왕했던 거 같아요. 게이머들을 믿고 기다렸어야 했는데, 조바심을 너무 냈어요. 그때부터 우리가 판단하지 말고, 게이머들의 판단을 믿자고 했습니다.”

올엠은 ‘루니아’를 3D버전으로 업그레이드 한 ‘루니아Z’를 서비스 했고 그러한 경험들이 녹아 ‘크리티카’가 탄생했다. ‘크리티카’는 화려한 액션을 손쉽게 구사할 수 있는 3D게임으로 기존 액션게임의 수준을 한 차원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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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 괴짜들의 만남, 영원불변의 가치를 꿈꾸다

이종명 대표는 1996년 서울대학교 재직 중에 올엠을 설립했다. 종로학원 재수동기이자 같은 반이었던 김영국 이사와 함께였다. 컴퓨터공학과 등 엔지니어 출신이 경영진을 맡은 타 게임회사와 달리 이 둘은 경영학과 출신이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회사를 경영하고픈 꿈이 있었죠. 혼자서는 힘드니 당시 절친이었던 김영국 이사를 꼬시기 시작했어요. 잘 안 넘어오더군요. 결국 회사를 만들되 니가 하고 싶은 것을 아이템으로 하자고 해서 올엠이란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올엠은 금을 뜻하는 라틴어 ‘aurum’에서 따왔다. 금을 뜻하는 원소기호 ‘AU’도 여기서 유래됐다. 이 대표가 금을 회사명으로 정한 것은, 중세 때 금을 만들고자 하는 연금술사들의 노력이 과학발전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불변하는 가치를 추구하면서 세상에 이득이 되자는 뜻이 담겨있다. ‘오렘’ 발음이 어려워 ‘올엠’으로 사명을 정했다고.

게임을 만들어야 하는데 둘이서 프로그래밍을 공부할 수도 없는 상황. 둘은 고수들이 모인다는 서울대학교 앞에 있는 오락실을 찾았다. 이것이 나승원 개발실장과의 만남이었다. ‘버추얼파이터’ 고수인 나 실장을 설득해서 합류시키고 디자인 전공인 권혁 이사도 합류했다.

‘그리스 이야기’ 라는 피처폰용 모바일 게임을 만들어 SK텔레콤 판매순위 2위까지 올라가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여러 플랫폼의 게임을 제작하려 시도했었고, 실제로 이를 통해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하지만 이것이 수익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들은 온라인게임에 승부수를 걸고 장기적인 프로젝트에 올인했다. 경영학도지만 ‘둠’ 맵 제작에 탁월한 능력을 보인 김영국 이사가 기획을, 권혁 이사가 디자인을, 나승원 실장이 개발을 맡았다. 이종명 대표는 이들을 융화시켰다. 이렇게 첫 온라인 액션 RPG ‘루니아’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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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고 싶은 걸 하는 회사, 로또 당첨돼도…

이종명 대표의 경영철학은 ‘FUN’(재미)다. 하고 싶은 것을 하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목표.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서 일을 하다 보면 성과는 자연스럽게 좋아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올엠은 ‘자율’이란 기업 문화를 추구하면서 구성원들간의 화합을 중요시 한다. 출퇴근 시간이 엄격히 정해진 건 아니지만 다들 출근 시간을 맞추려고 노력한다고. 그 이유는 아침마다 팀 별로 돌아가면서 준비하는 ‘모닝펀’ 때문이다. 팀 별로 아침에 먹을 것을 준비해두면 출근한 사람끼리 모여 수다도 떨고 배도 채운다. 이 덕에 140여 직원들 중 서로 얼굴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지금 막 뭘 하려고 하는데 누가 그 일을 시키면 하기 싫어지잖아요.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은 눈빛부터가 달라요. 다행히 올엠은 큰 성공을 못 했지만 게임 만들기를 좋아하는 초기 멤버들과 여전히 같이 일을 하고 있어요. 직원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역할 입니다.”

이 대표는 직원들에게 종종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고 했다. 이 사람이 과연 돈 때문에 취업을 한 것인지, 게임을 만들고 싶어서 취업했는지 확인하는 방법이라 했다. 혹은 직원들의 열정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있는지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다고 했다.

“로또 1등에 당첨됐는데 월요일 회사에 출근하고 싶은지 물어봐요. 일이 재미가 없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관두겠다고 하겠죠. 이 질문은 스스로에게도 해당됩니다. 본인에게도 물어보세요. 저는 로또 당첨되어도 다니고픈 회사를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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