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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규 CJ게임즈 대표 인터뷰(上) "내 역할은 윤활유"

김홍규 CJ게임즈 대표 겸 애니파크 창업자는 인기인이다. 준수한 외모에 걸 맞는 패션센스, 뛰어난 언변에 온화한 성품까지 두루 갖춘 그는 사람을 빠져들게 하는 매력을 지녔다. ‘소통’을 중요시 하는 그는 게임업계에 넓은 인맥을 자랑한다. SNS 페이스북 친구만 2089명, 하루도 빼지 않고 의견과 일상을 공유한다.

사람 좋아 보이는 그에게, CJ E&M 넷마블(이하 넷마블)은 개발 지주회사 CJ게임즈 대표직을 맡겼다. 39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직원 1000여명을 책임져야 하고 성공에 목마른 넷마블의 한도 풀어야만 한다. 더군다나 자신이 설립한 애니파크도 올해가 전환점이다. 2006년 출시한 ‘마구마구’로 지금껏 버텨왔다.

많은 기대와 달성해야만 하는 목표, 부담되지 않을까? 인사검증 하듯 날카로운 질문을 품고 간 기자에게 김 대표는 “먼 길 오셨으니 일단 식사부터 하시자”고 특유의 사람 좋은 미소를 건넸다. 매서운 한파에 마음까지 추웠던 1월 어느 날, 상암동 모 밥집에서 그렇게 인터뷰는 이뤄졌다. 알싸한 소주 한잔 반주로 곁들이며 김 대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엿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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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 사람을 좋아할 뿐

김홍규 대표는 사람을 좋아한다. 맛 집도 많이 알고 경치 좋은 곳에서 분위기 있게 와인도 즐긴다. 페이스북만 보고 있노라면 이 사람 ‘한량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시작이니만큼 ‘돌직구’를 던졌다. ‘한량 같으세요’라고.

“(웃음)제가 태어났을 때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갓 쓰시고 찍으신 사진이 있는데 어머니께 여쭤봐도 뭐하셨던 분인지 정확히 말씀을 안 해주셨죠. 알고 보니 난 치고 서예도 하시며 풍류를 즐기셨다고 합니다. 제가 외탁을 했는데 가끔 그런 생각을 하죠. 속으로 진짜 내게도 ‘한량’ 피가 흐르나 하고요.”

그가 올리는 사진들 대부분에는 사람이 있다. 맛 집이든 풍경이든 술자리든, ‘좋은’ 사람이 있어 자리가 좋아진다고 했다. 그의 ‘풍류’ 속에는 자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있다. 그가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다.

“제가 가진 경영자 자질 중 좋다고 판단하는 게 ‘잘 잊는 거’ 예요. 사업하다 보면 난관에 부딪히고 문제도 생기고 머리도 아플 때가 종종 있죠. 고민이 많으면 보통 잠을 못 잔다던데 전 잠을 잘 먹고 잘 자거든요. 자고 나면 머리가 한결 맑아지고. 사실 밥 안 먹고 잠 안자고 고민한다고 해결될 일 아니잖아요.”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김홍규 대표도 굴곡진 삶을 살았다. 창업한 회사가 자금난으로 벼랑 끝까지 간 일, 우연한 성공 뒤에 찾아온 슬럼프, 퇴진 압박, 선수협과의 갈등 등 인터뷰 내내 롤러코스트 타듯 그의 인생 이야기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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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게임즈 대표로서 역할은 윤활유

39살(김 대표는 빠른 75라며 마흔이라 말했다만) 젊은 나이에 1000여명 직원을 책임져야 하는 부담은 없을까. 그리고 왜 넷마블은 그에게 중책을 맡겼을까. 직접 물었다.

“일단 개발 자회사 중 돈을 실제로 버는 건 애니파크 밖에 없으니 맡기지 않았겠어요? 그리고 부담은 되죠. 그런데 제 역할은 작게 봐요. 쉽게 말해 윤활유죠. 제가 완성도 등 실적을 끌어올릴 순 없어요. CJ게임즈 산하 스튜디오에는 뛰어난 ‘선수’들이 많거든요. 전 이들과 교류를 하면서 개발 자회사들의 소통을 돕는 역할을 해야죠. 사실 CJ가 그룹 계열사고 방(준혁) 고문님을 어려워하는 분들이 있어요. 저야 뭐 넷마블 창업멤버 비슷하게 오래 전에 합류 했으니 스튜디오의 에로사항이나 문제를 모회사가 지원해 줄 수 있도록 해야죠.”

방준혁 고문의 카리스마는 업계에 널리 알려진 터. 과묵한 성품과 사람을 꿰뚫어버릴 듯 쳐다보는 눈빛은 괜히 위축되게 만든다. 그런 방 고문에게 잘 ‘개기는’ 사람이 바로 김 대표다. 붙임성 있는 애교와 어린 나이를 십분 활용하는 게 전략이다. 오래 본만큼 친해진 것도 당연하다.

7개 개발 자회사가 내놓는 게임만 수두룩하다. 열손가락 중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은 없겠다만, 어떤 게임이 기대되는지 물었다.

“’게임도 이제 흥행산업인 만큼 이 게임은 반드시 성공한다고 말하는 건 사기다.’ 이건 방 고문님이 한 말씀인데 저도 공감해요. 많은 라인업이 있으니 두 세 개는 되지 않겠냐고 얘기할 순 있지만 이 게임은 반드시 된다고 말 할 순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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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중박’ 이상이 목표

개인적인 목표를 물었다. 자연스럽게 애니파크 이야기로 넘어갔다.

“솔직히 2006년 내놓은 ‘마구마구’로 지금까지 먹고 산다는 게 부끄럽죠. 애니파크도 내년이면 14년차예요. 이 정도 개발했으면 앞으로는 내놓는 모든 게임에 대해 실패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박 게임이야 ‘운칠기삼’이라고 타이밍이나 시장환경 등 외부요인이 있겠죠. 하지만 개발력만으로는 ‘중박’은 할 수 있다고 보거든요. 실패하면 진짜 ‘쪽’팔리고 실력 없다는 거죠.”

애니파크는 지난해 말부터 오랜 기간 개발한 게임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모바일게임 ‘마구매니저’, 온라인게임 ‘마구감독이되자’를 출시했고, 축구게임 ‘차구차구’, 야구게임 ‘마구더리얼’, 모바일게임 ‘마구마구2013’ 등 온라인과 모바일을 넘나드는 스포츠게임 출시를 앞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애니파크가 지금껏 존재하게 해준 MMORPG ‘A3’의 후속작, ‘이데아’(가칭)도 10년 만에 선보일 예정이다. 애니파크에 있어 올해는 전환점으로 기억될 해인만큼 ‘꼭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 하편에 계속.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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