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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고포류 이용자, 잠재적 범죄자?

[[img1 ]]문화체육관광부가 25일 고포류에 대한 전방위 규제안을 내놓았습니다. 내년부터 관련 행정지침이 시행되면 연 5000억원으로 추산되는 업계 고포류 매출은 타격을 입을 것이 뻔합니다. 고포류 서비스 회사들이 두손들고 반대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이번 규제의 취지와 목적에는 고포류 서비스 업체들도 동의합니다. 사실 고포류를 창의적 ‘게임’으로 볼 수 있냐는 부분도 오래 전부터 논란이었죠. 새로운 이펙트와 사운드를 넣는다 하더라도 기존 고스톱과 포커의 게임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 밖에 없고, 실제 오프라인처럼 불법 환전을 통해 현금거래가 이뤄지니 ‘’도박과 다름없다’는 일부의 시각도 수긍이 갑니다.

‘고포류 게임의 사행성을 막겠다’는 취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방식을 보노라면 고포류 이용자 전체가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것 같아 불편합니다.

제가 주목한 부분은 고포류 게임에 접속할 때 마다 ‘본인인증’을 거치도록 한 겁니다. 게임 하는 것이 어째 인터넷으로 은행거래 하는 것과 동일하게 만들어뒀습니다. 타인 계정을 도용해 게임머니를 비정상적으로 생산하는 불법 환전상을 막겠다는 취지지만 그 방식이 너무 가혹합니다.

아시다시피 고포류 이용자 중에는 우리네 어머니처럼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고스톱이 치매 예방에 좋다고 하고, 자식들 다 키우고 나니 심심풀이로 게임 하시는 분들입니다. 게임머니를 잃으면 무료 충전을 해가며 게임을 즐깁니다. 그들에게 고스톱 판돈은 단순히 게임에 참가할 수 있는 조건에 해당될 뿐입니다.

실버 세대들에게 규제안대로 ‘본인인증’을 거치도록 했다고 가정해봅시다. 규제 취지 같은 것을 떠나 거부감과 ‘혹시나’ 하는 두려움이 들 것이 당연합니다. 그들에게 본인인증이란 은행거래와 같이 진짜 중요한 일에만 사용하는 일이니까요.

범위를 더 확대해 봐도 마찬가집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다’는 뉴스를 심심찮게 보는 요즘 시대에, 게임 한판 하려고 인터넷 거래에 핵심이 되는 본인인증을 거리낌 없이 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본인인증에 대한 비용을 누가 부담하냐는 것도 문젭니다. 일반적으로 가장 손쉽게 본인인증을 하는 방법은 휴대폰 인증을 통해서인데, 할 때마다 50원 가량의 비용이 듭니다. 이를 회사가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부담할 때도 있고 개인이 부담할 때도 있습니다. 둘 다 큰 불만을 제기하지 않는 것이 ‘신규회원을 할 때’나 ‘비밀번호를 잃어버렸을 때’ 등 한시적 경우에 한합니다. 마케팅 차원이나 자기 과실에 따른 비용을 회사도 개인도 부담할 만 합니다.

그런데 고포류 게임은 접속할 때마다 본인인증을 해야 합니다. 이 비용 누가 부담해야 할까요?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공인인증서나 신용카드로만 본인인증을 한다면 이용자들이 받아들일까요?

정부가 고포류 규제를 통해 단속하려고 하는 것은 해당 게임을 도박으로 여기는 일부 소수에 한합니다. 일부 신문을 통해 보도되는 ‘합법적인 고스톱, 포커 서비스로 패가망신한 이야기’는 극소수의 한정된 얘깁니다. 게임을 그렇게 이용한 당사자도, 그 사람을 이용한 불법 환전상도, 시스템상 허점을 내준 회사도 책임이 있습니다.

정부는 이번 규제를 통해 ‘선물하기 금지’, ‘짜고 치기 금지’, ‘한판당 1만원 이하 베팅’ 등 사행요소를 제거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아둔 상태입니다. 일부러 져주는 ‘수혈방’도 이제 불가능 합니다. 돈벌이에 혈안이 된 불법 환전상들이 어떤 방법을 찾아낼진 모르지만요.

그러니 비용도 들고, 거부감도 일으키는 ‘접속시 마다 본인인증’은 규제안에서 제외시키는 것이 옳습니다. 이 게임을 즐기는 정상적 이용자가 대다수고, 그들은 고포류를 재미있게 즐길 권리가 있으니까요.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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