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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게임이 애들을 죽이나

[[img1 ]]“게임 때문에 애들이 죽어가고 있어요. 그런데도 수출 2조원 운운할 때입니까?”

토론회 객석에서 터진 일갈에 뒤를 돌아봤다. 낯익은 김민선 아이건강국민연대 사무국장이 마이크를 들고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지난달 27일 전병헌 민주당 의원과 문화연대가 개최한 ‘여성가족부 청소년 게임이용평가계획 고시,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 자리였다.

김 국장은 게임업계에 잘 알려진 규제 강경론자다. 그녀는 게임뿐 아니라 스마트폰 자체를 애들로부터 격리시켜야 한다고 주장해 오고 있다. 당초 문화연대의 패널섭외 요청을 개인적 이유로 거절했다가 객석토론서 자신의 생각을 밝힌 것이다.

김 국장은 ‘게임업체들이 돈을 벌기 위해 애들을 병들게 하고 있다’는 식으로 몰아쳤다. 게임산업은 비양심적인 산업, 청소년에 유해한 산업이 됐다. ‘애들이 죽는다’는 외침에, 여가로서의 게임, ‘애니팡’ 덕에 자녀들과 대화할 시간이 많아졌단 미담은 헛말이 됐다.

속사포처럼 게임산업을 비난하던 김민선 국장은 자신의 말이 끝나자 토론회장을 떠났다. 정작 이번 규제의 대상인 청소년의 반대질의는 듣지도 않고. ‘용기 내 나왔다’는 애니팡 개발사 선데이토즈의 이정웅 대표의 얼굴이 흙빛이 된 것을 외면하고.

김 국장이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기여한 공로를 폄하할 뜻은 아니다. 그러나 사실관계는 명확하게 하자. 과연 게임이 아이들을 죽이는가.

지난달 12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내놓은 ‘국내 정신질환 관련 연구 현황 파악 및 우울증 자살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면, 2010년 전체 청소년(15~19살) 사망자 1034명 가운데 자살자는 292명으로 자살 비율이 28%에 이르고 이는 10년 전보다 배 이상(13.6%) 늘어난 수치다.

청소년들이 자살을 시도하는 이유로는 가정불화였다. 부모와의 갈등, 교우관계, 외모 등이 뒤를 이었다. 부모, 친구 간 관계 스트레스가 자살의 주요 원인이고 학업에 대한 압박도 아이들을 자살로 내몰았다.

김 국장이 말하는 대로 게임을 밤새서 하다가 자의나 타의로 죽는 것은 (십분 양보해) 있을 수 있다 하더라도, 청소년들의 주된 자살 이유와는 분명 거리가 있다. 그럼에도 마치 ‘게임이 아이들을 죽이고 있다는 식’의 김 국장의 발언은, 게임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살인자로 매도해 버린 것과 다름없다.

토론회에 참석해 게임규제를 역설한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자녀와 애니팡을 해봤다’는 말로 서두를 장식했다. 이후 ‘중독이 심하다’는 등 비판이 이어졌지만.

여기에 주목하고 싶다. 아이들과 대화를 시작하고 공통된 것을 즐기는 것 자체가 소통과 관계의 시작이 아닌가. 그로부터 시작해 학업문제, 교우관계 등 다양한 의견이 오갈 수 있다. 1분 동안 진행되는 ‘애니팡’ 한판으로 자녀들과 대화하고 함께 즐길 수 있다면 오히려 게임이 소통부재에 따른 아이들의 자살을 막은 일등공신이지 않는가.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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