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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닌텐도, 오만과 변화

[[img1 ]]한국닌텐도가 오는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지스타2012에 참가한다. 창립 이후 최초다. 한국 게임시장을 눈엣가시로 만 여겨왔던 닌텐도의 새로운 행보다. 닌텐도는 이번 지스타 행사를 통해 닌텐도3DS와 닌텐도3DSXL의 체험존을 마련하고, 신작 등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닌텐도가 머리도 조아렸다. 닌텐도 측은 홍보 대행사를 통해 "잘 부탁한다"는 메시지도 남겼다. 어지간히 아쉬운 모양새다. 그럼에도 불구 씁쓸한 심정을 감추기 힘들다.

닌텐도의 지스타2012 참가 소식은 달갑지 않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닌텐도는 "매년 지스타 참가 여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며 "그러나 당사의 신제품 발표 타이밍과 준비시기가 맞지 않는다"고 참가를 회피했다. 2010년에도 그랬고, 그 전에도 똑같은 답변만 되풀이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닌텐도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수천 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며 승승장구 했기 때문에 지스타 참가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이랬던 닌텐도가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지난해 닌텐도는 '엔고(円高)' 현상과 스마트폰 열풍으로 인한 타격에 창립 이후 30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냈다. 새로 선보인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3DS도 스마트폰에 대항하기 위해 안경 없이 입체 화면을 볼 수 있도록 출시됐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무엇보다 게임이 저장된 스마트폰 보급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별도 게임기를 구입하려는 소비자가 줄어든 것이 원인이 됐다.

닌텐도의 지나친 자신감과 트렌드에 뒤쳐진 사업전략도 몰락의 단초가 됐다. 닌텐도는 자사의 간판 타이틀 '슈퍼마리오'를 기반으로 휴대용 게임기 게임보이, 닌텐도DS, 가정용 콘솔 게임기 'Wii'등을 선보이며 세계 게임시장을 장악한 바 있다. 흔히 말하길 '잘 나갈 때'는 닌텐도 직원 1인당 매출이 10억원에 이르기도 했다.

당시 닌텐도는 스스로 시장을 창조한다고도 했다. 하물며 '모바일 게임산업은 단기일 수밖에 없고, 모두가 한다고 맞는 것은 아니다'며 트렌드 자체를 부정 했다. '천상천하유아독존'이 따로 없다. 급변하는 게임시장에서 스스로 몰락의 길을 자처했다고 볼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닌텐도코리아를 보고 있자면 영원한 1등도, 영원한 인기도 없다는 격언을 새삼 깨닫게 된다. 한때 전국을 닌텐도DS와 슈퍼마리오로 열광시켰던 그들이지만, 지난 2년 사이 스마트폰 공세에 밀려 찬밥신세가 됐다. 더불어 휴대용 게임기 시장도 가라앉았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뿐만 아니다. 전세계적으로도 닌텐도의 위상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DS와 그야말로 가정용 게임기의 전형을 보여준 닌텐도 위의 흥행에 힘입어 소니와 MS를 제치고 세계 1위 콘솔 플랫폼 사업자로 올라섰으나, 지금은 그 어떤 사업자보다 빠른 속도로 추락하고 있다.

이렇게 위기가 찾아오자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한국 시장과 언론에게 조차 오만했던 그들이었지만 이제는 다소 겸손해진(?) 모습도 모이고 있다. 격세지감이다. 닌텐도는 그동안 국내 매체는 물론 게임업계와도 교류가 없었다. 한국은 이들에게 그저 소비시장에 지나지 않았기에 교류할 필요도 없었던 것이다.

제품만 내놓으면 불티나게 팔리던 시장이 지금은 달라졌다. 실적이 떨어진만큼 이제는 한국 시장에 맞는 변화를 모색해야 할때라고 생각한 것일까. 국내 게임전시회에도 부스를 내겠다고 한다. 전에 없던 변화다. 하지만 아직도 이들은 미덥지 못하다.

[데일리게임 이재석 기자 jshero@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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