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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텐센트의 정치감각

[[img1 ]]지난 21일 中 최대 게임업체인 텐센트가 베이징에서 2012년 프레스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중국 전역에서 120여개 매체 300여명 기자가 참석했다. 국산게임 퍼블리싱 발표도 있어 외신 기자 중 유일하게 한국 기자들도 현장을 찾았다.

텐센트는 매년 큰 규모의 자체 행사를 두번 연다. 매체를 대상으로 한 한해 게임사업 설명회(프레스 컨퍼런스)와 게이머들이 참석하는 게임쇼가 그것이다. 사업발표회는 3월 베이징에서, 게임쇼는 10월 상하이에서 열린다.

텐센트는 홍콩 바로 위 선전(심천)에 본사가 있다. 북경과의 거리는 2372Km, 비행기로도 3시간 30여분 거리다. 베이징까지 넉넉잡아 2시간 30분이 걸리는 서울보다 두 도시간 거리가 더 멀다.

더군다나 대다수 중국 매체들은 상하이가 거점이다. 여기에 샨다, 더나인, 나인유 등 주요 게임업체들의 본사가 있다. 각종 인프라가 잘 구축된 상하이는 중국 최고 게임쇼 차이나조이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선전에서 1시간 거리에 국제도시 상하이를 두고 왜 텐센트는 멀고 시설도 낙후된 베이징까지 와서 사업 설명회를 하는걸까?

이러한 의문에 대해 텐센트 관계자는 간단하게 답했다. 베이징은 중국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도시라는 것이다. 그래서 불편함을 무릅쓰고 이곳에서 행사를 한다고 했다.

베이징이 중국인들에게 주는 의미는 각별하다. 워낙 땅이 넓다보니 베이징을 평생 한번 가보는 것이 소원인 중국인들도 있다고 한다. 베이징은 전국시대 연나라를 시작으로 요, 금, 원, 명, 청나라의 수도로 800년 역사를 이어온 곳이자,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립이 선포된 곳이다. 천안문과 자금성이 있는 현 중국의 수도다.

수도라서 행사를 연다고 단순하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너무 번거롭다. 우리로 치면 제주에 본사와 행사 참석자들이 있지만 서울까지 비행기를 타고와 행사를 여는 격이다.

알아보니 속내는 따로 있었다. 텐센트가 베이징에 주목하는 이유는 상징적인 도시를 실속있게 이용하고자 하는 의도였다. 텐센트 행사가 있기 몇 주전 베이징에서는 중국 국정을 책임지는 전국인민대표대회가 열린다. 중국을 비롯한 세계의 이목이 베이징으로 집중된다.

텐센트는 13억 중국인들이 애용하는 QQ메신저와 동시접속자수 800만명인 QQ게임을 비롯한 인기 게임들을 서비스 하는 회사다.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연장선에 놓고보면 텐센트는 중국인들의 여가를 책임지는 셈이다.

그래서 텐센트는 1년 중 가장 중요한 행사를 국민들이 뜻깊게 생각하는 베이징에서 치루면서 중국 당국과 국민들에게 관심을 유도한다. 계획한 사업을 제대로 진행할 수 있도록 지지와 격려를 호소하는 것이다. 이런 방법을 통해 텐센트는 중국 당국에 IT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졌고 국민들에게는 친근한 기업으로 다가갈 수 있었다. 텐센트 행사에 중국 문화부의 고위 인사가 참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단순한 행사하나라도 실리를 추구하는 텐센트의 자세는 왜 이 회사가 중국 최고의 IT기업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대목이었다. 국내 기업이 경복궁에서 문화부 관계자들 불러놓고 지속적으로 새해 사업설명회를 한다면 정부와 국민들이 산업에 대해 더 이해할 수 있을까. 고민해 볼 부분이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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