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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타임머신] SNK 콘솔 '네오지오', 안방 오락실 구현

데일리게임이 임진년을 맞아 게임 산업 초기의 성장 동력원이 된 콘솔 게임기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최초의 비디오 게임으로 알려진 스페이스워로 부터 50여년이 지난 2012년 오늘, 콘솔 게임 시장에서 어떠한 게임기가 등장했으며 어떻게 사라져 갔는지 정리했습니다.<편집자 주>

◆ 네오지오, 게이머의 꿈을 현실로

1980년대 후반 오락실을 자주 방문하던 게이머들의 꿈은 아케이드 게임을 집에서 하는 것이었습니다. 1980년대 발매된 8비트 게임기나 16비트 게임기는 성능면에서 아케이드 게임보다 낮을 수 밖에 없었고 게이머들은 대부분의 아케이드 게임이 다운그레이드로 이식된 게임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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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는 아케이드 게임의 완전 이식이 불가능 했던 시기였다. 사진은 '용의 둥지' 아케이드 버전(좌측)과 NES용(우측)

이러한 시기 캡콤과 함께 대전 격투 게임계를 양분하던 SNK에서 새로운 콘솔 게임기를 발매하며 주목을 받았는데요. 바로 'NEO-GEO'(네오지오)입니다.

'네오지오'는 1990년도에 발매되 대전 격투 마니아들에게 인기를 얻었는데요. 당시에는 '스트리트파이터'가 전세계를 매혹시켰던 시기였고, SNK는 '용호의권', '아랑전설' 등을 내세우며 격투 게임 열풍에 중심에 서게 됩니다.

당시 발매된 '슈퍼패미콤'이나 '메가드라이브'가 기기 성능과 롬팩의 한계 때문에 아케이드 게임을 이식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웠지만, 네오지오는 뛰어난 기기 성능과 아케이드 용 기기를 소형화 시킨다는 개발 컨셉과 맞물려 대부분의 아케이드 게임을 이식할 수 있었습니다.

'네오지오'는 발매 초기 비디오 대여점에서 빌릴 수 있는 대여 기기를 목표로 제작됐지만, 격투 게임 열풍 덕에 가정용 게임기로 판매 전략을 바꿔 판매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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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지오는 집을 오락실로 바꾸는 꿈의 게임기 였다

'네오지오'의 특징으로는 내구성을 꼽을 수 있는데요. SNK가 '네오지오'를 대여용 상품으로 기획했기 때문에 다른 콘솔 게임기보다 내구도가 높은 고가의 칩셋들이 사용되었는데요. 불특정 다수에게 대여를 하려면 기기가 튼튼해야 상품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고가의 칩셋 사용이 '네오지오'의 발목을 잡기도 했는데요. 가정용 게임기의 특성상 하드웨어는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싸게 판해되야 하지만, 생산 단가가 비싼 '네오지오'를 보급을 위해 저가에 판매하면 SNK는 큰 타격을 입게 되는 양날의 검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에 SNK는 대중성을 포기하고 일부 마니아 층을 노린 마케팅으로 기기를 판매하게 됩니다.

◆ 콘솔 게임기? 아케이드 게임기?

'네오지오'는 기기의 컵셉과 소프트웨어 대부분이 아케이드 게임의 연장선이라는 점에서 콘솔 게임기로 분류되지 않기도 합니다.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게임기라는 의미에서는 '네오지오'를 콘솔 게임기로 분류하는게 맞지만,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독자적인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콘솔 게임기를 정의할 경우 조건에는 부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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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S용 기판. 상단 슬롯에 MVS 롬팩을 삽입하면 게임이 바뀌는 구조

'네오지오'는 아케이드 게임기에서 사용하는 MVS(Multi Video System) 기판을 소형화한 AES(Advanced Entertainment System)을 기반으로 제작됐는데요. 때문에 대부분의 아케이드 게임을 '네오지오' 용으로 변경하는 것은 별다른 노력없어도 가능했습니다.

개발사들은 이점에서 착안해 아케이드 게임 판매량을 올리기 위해 '네오지오'로 아케이드 게임을 단순 이식(이라고 하지만 완벽 이식)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 때문에 콘솔 게임기로 정의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기도 했지요.

1990년대 당시 '네오지오' 용 롬팩 하나의 가격은 25만~40만원 사이에 판매 됐는데요. 이는 내구성을 위해 사용한 고가의 부품과 최신 게임들을 바로바로 이식해 발매했기 때문에 가격이 고가로 책정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네오지오'용 롬팩 가격은 아케이드 게임기에 삽입되는 기판 가격을 생각한다면 매우 저렴한 수준이었습니다. 실제로 '네오지오' 용으로 판매된 소프트웨어를 개조해 MVS 기판에서 사용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이는 '네오지오' 용 롬팬이 아케이드 게임기의 MVS 기판에서도 동작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구동 데이터가 들어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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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지오 용 킹오브파이터즈2002. 비교적 최신(?) 아케이드 게임도 100% 호환 가능

이 때문에 아케이드 게임기의 소형 버전으로 바꿔 말할 수 있는 '네오지오'가 콘솔 게임기 게임기로 불릴 수 있느냐는 물음표를 던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게이머들과 관계자들은 콘솔 게임기를 집에서 디스플레이(TV)에 연결해서 사용하는 게임기를 콘솔 게임기로 묶어서 부르기 때문에 콘솔역사관 역시 '네오지오'를 콘솔 게임기로 분류하기로 결정하는 게 맞을 듯 합니다.

◆ 동시 발색 4096색! 스프라이트 표현은 380개!

당시 최신 컴퓨터도 표현할 수 없었던(에뮬레이터는 일반적으로 대상 기기보다 높은 성능을 가져야 게임을 100% 구현할 수 있습니다) 아케이드 게임기를 어떻게 콘솔 게임기가 완벽하게 이식 할 수 있었을 까요. 그것은 '네오지오'의 하드웨어 구성이 동시대 타 게임기에 비해 월등히 높았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성능만으로 따져 보면 '네오지오'는 디스플레이 화면에 표시가능한 색상 팔레트는 65536개, 동시 발색은 4096개, 스프라이트는 하나의 화면에 380개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 판매되던 메가드라이브의 동시 발색 성능이 64색이었던 점과 비교했을때 약 60배에 가까운 색상 표현 능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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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2D 그래픽 게임으로 인정받는 메탈슬러그 시리즈는 네오지오와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발매됐다

CPU 역시 최고의 성능을 자랑했습니다. 1990년 8비트의 시대가 저물고 16비트가 가정용 게임기에 사용되는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네오지오' 16비트가 아닌 8비트 모토롤라 68000를 CPU로 사용했는데요.

비록 단위 시간당 데이터 처리량이 작은 8비트 CPU를 사용한 '네오지오'였지만 동작속도(Clock) 효율을 1.5배 높인 12MHz 대를 사용했기 때문에 기기 성능은 더 좋았습니다. 또한 그래픽 처리 코어는 자이로그 Z80(4MHz)를 사용해 빠른 화면 처리도 부드럽게 처리가 가능했습니다.

'네오지오'는 음향 효과 재생을 위한 사운드 칩셋도 고급 칩셋을 사용했는데요. '네오지오'는 15개의 채널(동시에15개의 음향을 표현 가능)한 '야마하 YM2610 15채널 사운드 칩셋'(SPU)을 사용해 한번에 여러 음성파일과 음악파일 재생이 가능헀습니다.

당시 아케이드 게임 대부분이 여러가지 음향을 동시에 사용하는 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한 선택이었는데요. 또 다시(!) 메가드라이브와 비교 하자면 배경 음악과 목소리를 동시에 처리할 수 없었던(메가드라이브용 수왕기를 예로 들면 아이템을 획득시 재생되던 파워업 효과음 재생시 배경음악은 중지됐다)것을 감안한다면 '네오지오'는 당시로서는 상상하기도 힘들었던 가정용 고성능 게임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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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 게임은 일반적으로 3레이어 계층을 사용하나 네오지오에서는 배경 레이어를 지원하지 않는다

'네오지오'에도 단점은 존재하는데요. 디스플레이 표현시 배경 레이어를 지원하지 않아 배경을 표현하기 위해 스프라이트를 사용해야 했습니다. 따라서 동시에 수많은 스프라이트를 사용해야 하는 슈팅 게임은 화면이 느려지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일반적으로 2D 게임은 전체적인 배경 화면을 구성하는 계층(레이어) 위에 캐릭터 스프라이트가 활동하는 애니메이션 레이어를 덫 씌운뒤 메뉴나 체력바 등을 표시하는 메뉴 레이어를 최상위 계층에 올리는 3단계로 구성하는데요.

이는 셀애니메이션 방식의 만화를 제작할때도 사용되는 기법입니다. 하얀 배경위에 수채 물감으로 그림을 그린 뒤, OHP필름 같은 투명 용지에 그림을 그려 올리면 배경에 캐릭터가 뛰어다니는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작업에 비유할 수 있겠네요.

이 배경의 장점은 배경 레이어에 한번 배경 이미지를 입히면 별다른 메모리 소비없이 화면을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단순히 이야기 하면 다른 콘솔 게임이 배경을 위해 특별한 작업이 필요없지만, 네오지오는 배경을 표현하기 위해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뜻 입니다.

◆ SNK, 최장수 콘솔 게임기를 만들다

'네오지오'는 당시 게임 정보를 접하는데 큰 역활을 했던 게임 잡지를 통해 다뤄지는 경우가 적었습니다. 당시 게임 잡지에서 비중있게 다루던 공략이나 해설, 스토리라인, 기사들은 '네오지오'가 아니라 아케이드 게임에서 모두 얻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는 '네오지오' 용 게임을 출시하던 개발사들 때문입니다. 아케이드용 게임을 이식해서 출시할 뿐 콘솔 게임의 클리어 특전이나 세이브-로드를 추가하지 않은 말그대로 완벽이식을 고집했습니다. 사실 그 당시는 네오지오가 비싼 가격으로 인해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판매량이 모두 저조해 추가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은 낭비라는 분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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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중고시장에 등록된 네오지오와 네오지오CD, 네오지오 포켓. 기종을 혼동하지 말자div>

하지만 가끔 기획 특집이나 '네오지오' 소프트웨어 발매 소식이 전해질때마다 이슈가 됐습니다. 예를 들어 최신작 '킹오브파이터94'를 집에서 할 수 있다는 환상을 부풀리기에는 충분했습니다.

'네오지오'는 2004년 마지막 게임인 '사무라이스피리츠:제로스페셜'을 끝으로 기기 수명 14년을 기록하며 사라집니다. 하지만 '네오지오'라는 이름은 최장수 콘솔 게임기로 이름을 남겼습니다.

현재 네오지오의 중고 제품들은 중남미 시장에서 저가형 아케이드 게임을 제작하는데 사용되고 있으며, 미국 쇼핑몰 등지에서 소프트웨어는 종류에 따라 10~30달러, 하드웨어는 1400달러 수준에 판매 되고 있습니다.

[데일리게임 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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