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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K팝과 게임의 차이

[[img1 ]]"외국인들이 한국노래를 따라 부르고 열광하는데 어떻게 위에서 감동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이건 단순한 돈의 논리와는 다른 겁니다.”

K-POP 열풍을 치켜세우던 문화부 관계자에게 ‘게임산업이 K-POP 보다 1000배는 더 번다’고 귀띔하자 돌아온 말이다. 온라인 게임산업이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콘텐츠로서 전세계에 수출도 많이 하는데, 정작 주무부처인 문화부는 K-POP이나 드라마만 챙긴다는 지적에 관계자의 항변은 또 이어졌다.

“온라인게임을 한국적인 것이라 말 할 수 있습니까? 무협이나 판타지를 바탕으로 만든 우리나라 게임이 전세계에 퍼져나간들 그 속에 우리 문화를 알릴 수 있는 요소가 없지 않습니까?”

국산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전세계 이용자수가 몇 억 명이 넘어도 그 중에서 해당 게임이 ‘made in Korea’라는 것을 아는 온전히 아는 사람은 드물다는 지적이다.

드라마 ‘대장금’이 조선시대 궁절예법과 한국음식을, K-POP이 한국어를 알린 것과 온라인게임의 수출은 다른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게임산업을 문화산업으로 보기 보다는 자동차와 같은 수출산업으로 분류됐으면 지금과 같은 평가절하는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과거 패키지게임이나 초기 온라인게임 중에는 한국적인 색채를 담은 게임도 더러 있었다. ‘임진록’, ‘조선협객전’, ‘거상’, ‘군주온라인’ 같은 게임이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이 게임들이 세계적인 인기는 얻지 못했다. 그랬다면 게임업계도 당당히 문화콘텐츠를 수출했노라고 말할 수 있었을 것이다.

오히려 해외시장을 목표로 하다 보니 지역색이 없는 콘텐츠로 게임을 만드는 추세다. 동양권에서 잘 알려진 ‘삼국지’를 소재로 하거나, 중세 배경의 RPG류가 주를 이뤘다.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게임과 직관적으로 게임을 알 수 있는 FPS, 액션장르의 게임들이 선호됐다.

한국적인 색채를 일부 담았다 하더라도 철저한 현지화를 거치면서 희석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시도가 오히려 잘된 현지화 작업으로 평가 받았다. 설날 때 먹는 떡국, 복주머니 등을 이벤트 콘텐츠로 삽입한다 하더라도 그 나라에 맞게 각색이 돼 버린다. 게임 시나리오, 기획, 주요 구성에 우리의 색깔을 담지 않는다면 변조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중국에서 빌려온 무협, 서양에서 온 판타지, 서구식의 총싸움 등 비록 국내 기업이 만들었다고는 하나 올곧은 우리 문화를 반영한 시도들은 나오지 않았다 할 수 있다.

이것이 게임산업이 문화콘텐츠 산업으로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한 이유라고 했다. 부정적인 이슈로 점철돼 마녀사냥을 당해도, ‘문화’를 강조할 수 없는 주무부처로서 제대로 된 방어막을 쳐줄 수 없는 현실적인 이유라 했다.

소임을 다하지 못한 부처 관게자의 비겁한 변명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귀 기울여 들어야 하는 내용도 있다. 발렌타인데이나 할로윈 이벤트는 크게 하면서도 단오나 3.1절, 한글날 이벤트는 경외시 하는 업계 풍조만 봐도 그렇다.

굳이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 말한 백낙청 교수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게임에 문화를 담고자 하는 노력이 없어서는 안 된다. 게임 속 이벤트 시나리오로 우리의 설화를 담고, 장승이나 전통 음식을 아이템으로 구현하는 등 쉽게 우리 문화를 게임 속에 녹일 방법은 많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됐을 때, 게임업계도 ‘우리가 한류의 주인공’이라고 당당히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국내 게임산업은 ‘문화’라는 부분 보다는 ‘산업’에 포커스를 맞춰 외형을 키워오지 않았나 반성할 때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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