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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고맙다 보수매체

[[img2 ]]게임을 또 다른 마약으로 규정한 보수언론이 역설적으로 고맙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보수의 아이콘을 자처하는 그 언론 덕분에 게임산업을 오해했던 진보매체들이 대동단결해 옹호를 해주고 있다. 마치 게임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을 두고 보수와 진보의 대결이 장이 펼쳐진 듯 하다.

보수언론과 같은 논조를 가질 수 없는 진보매체들이니 대놓고 반대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 지금 게임산업을 옹호하는 진보매체 중 일부는 보수언론과 유사한 톤으로 검증되지 않은 기사를 썼었다. 과거야 어쨌든 이번 기회를 통해 국내 게임산업에 대해 잘 이해했으면 하는 기대가 생긴다.

모래알처럼 뭉치지도 않았던 게임업계에도 구심이 생겼다. 게임산업협회를 중심으로 전보다 빠른 대응책이 나오고 있다. 여가부에 넉다운 돼 눈치만 보던 과거와는 다르다. 나아가 이번 기회에 게임과 산업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뿌리 뽑겠다는 의지도 엿볼 수 있다. 과연 게임이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겠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지난 2주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협회가 힘을 가져야 한다’고 10년 전부터 산업 내부의 언론이, 소속 업체들이 외쳐왔지만 요원한 일이지 않았던가. 그랬던 것이 보수언론의 게임 때려잡기 덕분에 성명서를 발표했고 긴급예산을 편성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언론 달래기를 위함이 아니라 보수언론을 제외한 종합지 하단광고에 게임업체들의 입장을 알리기 위해서다. 근래 볼 수 없었던 빠른 행보고 강경한 입장이다.

‘더 이상 물러서면 안 된다’는 내부의 인식이 보수언론 덕분에 만들어졌다. 걸핏하면 동네북 신세로 끌려 다니고 마녀사냥을 당해도 아무 말 못했던 게임업계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분노를 터트리고 있는 것이다.

교과부의 지원을 받아들인 보수언론의 노림수가 게임산업 길들이기든, 보수가치의 재확립이든, 선거의 해 기득권 보전이든 그 무엇이든 간에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힘을 갖추지 못하고 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산업은 언제든 오해와 그로 인한 규제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는 점이다.

게임산업은 지난 10여년 동안 덩치만 키우는데 집중했다. 좋은 제품을 만들어 파는 것에만 집중하다 보니 부자는 됐을지언정 그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임을 알리는 것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게임업계는 대정부 라인을 강화하고 사회공헌활동을 확대하며 게임산업을 제대로 알리기 위한 계획들을 세우고 있다. 이게 그 보수언론이 일방적인 왜곡보도 덕이 아니겠는가. 고맙다는 말이 절로 난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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