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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때늦은 문화부 장관의 방문

[[img1 ]]최광식 문화부 장관이 18일 취임 후 처음으로 게임업계 CEO들을 만났다. 부임한지 5개월 만이다. 게임산업 주무기관인 문화부의 수장이 현장에 나와 업계 목소리를 듣는 일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이번 최 장관의 행보가 곱게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시기가 문제이기 때문이다.

문화부와 여가부가 합의한 선택적 셧다운제 시행령은 최 장관이 방문하기 하루 전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게임업계는 연 매출 300억원이라는 말도 안 되는 기준에 따라 셧다운제 준비를 해야 한다. 강제적 셧다운제로 피해를 입고 있고 또 새로운 규제의 시행을 앞둔 시점에 문화부 장관이 게임업계를 찾아 온 것이다. 이번 행보에 대해 ‘화낸 업계 달래기’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그 동안 문화부는 게임산업 주무기관으로서 자신의 책무를 다하는데 소홀히 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여가부의 논리에 밀려 산업을 보호하지도 못했고, 밥그릇을 뺏길까봐 더한 규제안을 내놨다.

게임산업이 문화콘텐츠 산업 중 가장 수출을 많이 하고 고용창출에 앞장서 왔지만 문화부는 그 가치를 제대로 알아주지 않았다. 그들의 눈에는 K-POP에 열광하는 외국인들만 보였을 뿐, 국산 게임을 즐기고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인 해외 게이머들은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근간의 사정이야 어떻든 간에 게임업계는 이번 최 장관의 방문에 일말의 희망을 걸었다. 법이 시행을 앞두고 있는 마당에 이것이 무효화 될 가능성도 없는 만큼 사태가 이렇게 흘러갈 수 밖에 없었던 것에 대한 해명이나 인간적인 유감표명 같은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최 장관은 화난 업계를 달래기 조차 제대로 못했다. 한 말이란 고작 자율과 책임, 소통이었다. 여가부의 강제적 셧다운제를 막지 못해서 미안하다거나 문화부가 선택적 셧다운제를 시행해야만 하는 당위성에 대한 언급은 없는 채, “지난해 게임업계가 힘들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식으로 두리뭉실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마치 생색내듯 반쪽 짜리 심의와 이름만 올려뒀던 지스타를 민간에 던져주며 행여 게임업계가 이를 악용할까 책임을 다하라고 주문했다.

여론을 호도한 여가부와 사건사고만 발생하면 마녀사냥식으로 게임을 재단하는 일부 언론 덕에 게임산업의 위상은 추락할 만큼 추락했다. 그리고 일은 다 벌어졌다. 이런 마당에 업계를 찾아와 ‘앞으로 잘해보자’는 최 장관의 말이 얼마나 설득력을 지닐 수 있겠는가.

문화부가 선택적 셧다운제 기준을 놓고 여가부와 말도 안 되는 결론을 내기 전이라도 최 장관이 업계를 찾았다면 어땠을까. 때늦은 방문에 아쉬움이 드는 이유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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