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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필요할 때 침묵하는 여가부

[[img1 ]]지난달 31일 아나운서 성희롱 발언을 한 무소속 강용석 의원에 대한 국회 제명안이 부결됐다. 국회는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하고 TV방송까지 차단하는 등 강 의원의 제명안 부결에 힘을 쏟는 듯한 인상을 남겼다. 모든 언론과 시민단체, 일반인들까지 ‘제식구 봐주기’와 ‘동료 감싸기’라는 국회에 대한 비난이 쏟아진 건 당연한 결과였다.

그래도 딱 한 곳 침묵하지 말았어야 하는 곳이 있다. 바로 여성들의 인권을 다루는 여성가족부 산하 여성가족위원회 의원들이다. 그들은 청소년과 여성들의 인권을 위해 과자와 게임산업, K-POP에 유해성을 주장하고 19금 명령과 수정조치를 내린 바 있다. 온갖 비난에도 굴복하지 않았던 그들이다.

여가위 의원들은 여성의 성기 모양을 닮았다며 과자에 문제를 제기해 세간의 비웃음을 산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또 게임으로 인해 청소년들이 학업에 지장을 받을까봐 자정 이후에는 접속 자체를 금지시켰고, 술과 담배 등의 가사가 들어간 노래가 유해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봇물 터진 비난 여론에도 여성과 청소년을 위한다는 대의명분으로 귀 닫고 묵묵히 ‘제 할 일’을 다하지 않았던가.

정작 필요할 때 그들은 침묵했다. 이번 사안이나 고대 의대생 성추행 사건은 여가부가 나서서 정작 목소리를 높이고 앞장 서 바로 잡아야 할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명분 앞에 규제를 당해야만 했던 산업계는 박탈감이 더욱 크다. 상대적으로 힘 없는 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기관과 그 소속 의원들은 오히려 힘 없는 자를 억압하고 힘 있는 자를 옹호한다는 비난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가부도 이러한 비판 여론을 의식은 하고 있는 듯으로 보인다. 최영희 여가위원장이 나서 언론을 통해 고대 성추행 의대생을 출교 시키고 의료법을 개정을 언급하기도 하고, 강 의원에 대해서는 자신은 반대했지만 동료 의원들이 협조하지 않아 부결됐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같은 말이 개인의 소신은 될 수 있어도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은 일을 다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막대한 외화와 문화 전도사 역할을 하던 온라인게임과 K-POP에 청소년 유해물로 ‘낙인’을 찍기 위해 드라이버를 걸던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소극적인 대처인가.

여가부는 김대중 정부 시절, 여성의 권익증진 등 지위향상과 여성인력의 개발•활용, 가족정책 전담을 위해 보건복지부 산하에 있던 기관을 독립시켜 발족된 기관이다. 여성을 위한 입법•준사법권을 갖춘 중앙부처가 탄생한 것을 두고 정치 사회적 민주화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소속 의원들과 관계자들은 이 취지를 잘 새겨 산업 규제에 앞장 설 것이 아니라, 기본부터 충실히 해 나가길 많은 국민들이 바라고 있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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