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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게임에 문화를 담자

[[img1 ]]“외국인들이 우리말로 노래를 따라 부르고 가사를 이해하기 위해 한글을 배우는 모습 그 자체가 한류인 것이죠. 단순히 수출을 많이 하고 외화를 많이 벌어들인다고 해서 한류라고 부르긴 어렵습니다.”

사석에서 만난 한 대중문화평론가의 말이다. 케이팝(K-POP)을 치켜세우는 정부와 언론이 아쉽다며, 국산 온라인게임 자랑을 한바탕 한 내 얘기를 듣고, 그가 신중히 꺼낸 말이다.

그는 국산 온라인게임의 전세계 회원수가 수억명에 달하고 수천만명이 동시간대에 즐긴다는 것은 분명 대단한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한국 사람이 만들었다고 해서 그 콘텐츠가 반드시 한국적인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그렇게 파급력이 있는 툴(온라인게임 자체)이 있음에도 한국적인 색채를 녹이지 않았기에 온라인게임이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것이 아닌지 되물었다.

그러면서 며칠 전이었던 ‘칠월칠석’ 이야기를 꺼냈다. 오작교를 사이에 두고 애틋한 사랑을 나눈 견우와 직녀 이야기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좋은 이야기거리가 될 수 있다고 넌지시 일러주기까지 했다.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그 동안 우리는 글로벌한 성공을 바라보며 게임 속 세계관과 인물, 명칭 등 모든 것을 서양의 눈에 맞춰온 것이 아닌지 생각해볼 때다. 게임의 소재 자체가 서양의 판타지나 중국의 무협을 차용했기에 그 모습만으로 한국적인 것을 강조할 수 없겠지만 그 속의 내용물은 얼마든지 한국적인 것으로 채울 수 있다. 제대로 된 게임이라면 그 속에 좀비 대신 장승이 등장하고 서양식 건물 대신 초가집이 있더라도 글로벌한 인기를 누리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이벤트도 마찬가지다. ‘발렌타인데이’와 ‘하이트데이’, ‘할로윈데이’ 등 외국 기념일이거나 국적불명의 날을 챙기기 보다는 우리네 전통 기념일을 전세계 게이머들에게 알리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이것만으로도 우리는 온라인게임이 한류에 기여하고 있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한달 뒤면 추석이다. 가을의 넉넉함을 이웃과 함께 나누던 넉넉한 우리네 인심을 전세계인들에게 게임으로 알려주자. 외국 게이머들이 한국에는 추석이 있고 그 날은 보름달을 보며 송편과 전, 잡채 같은 음식을 먹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상상만 해도 즐겁지 않는가.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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