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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도넘은 '저급한' 마케팅에 멍들다

[[img1 ]][데일리게임 허준 기자]

'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갓끈도 고쳐매지 말라'는 속담이 있다. 괜한 오해를 살만한 일은 하지 말라는 뜻이다. 요즘 게임업계에서는 일부러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매고 오이밭에서 일부러 신발을 고쳐신는다.

여가부의 셧다운제와 KBS 추적 60분의 '게임=마약'이라는 보도도 기가 막힐 노릇인데 대응은 커녕 스스로 불구덩이를 뛰어들고 있는 게임업체들이 있다. 게임 '중독'에 더해 성적 환상을 자극하고, 불법을 자행하는 '저급한' 마케팅마저 일삼고 있는 것이다.

최근 신작게임을 공개한 한 업체는 일본 유명 AV배우 아오이 소라를 홍보모델로 삼은 것도 모자라 눈길을 끌기 위해 '아오이 소라를 탐하라'라는 자극적인 광고 문구를 내 걸었다. 이 배우가 등장한 성인영화를 홈페이지에서 방영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 업체는 '성인게임인데 이런 마케팅이 도대체 뭐가 문제냐'는 입장이다.

비록 성인을 대상으로 한 게임일라도 홈페이지는 어린 청소년들도 모두 접속할 수 있다. 어린 청소년들이 이런 자극적인 문구와 광고를 보고 도대체 어떤 생각을 할지 생각은 해봤는지 묻고 싶다.

한 게임업체는 인기 걸그룹 티아라가 입었던 교복을 이벤트 상품으로 내걸었다. 이 업체는 이 교복을 '궁극의 레어 아이템'이라고 당당하게 광고하기도 했다. 티아라가 입었던 교복이 도대체, 왜, 레어아이템인지 모르겠지만 이 광고는 성적 호기심을 자극하기에는 정말로 충분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어떤 회사는 주류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소주를 배포하는가하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격투녀' 동영상을 통해 게임을 알리는데 주력하는 곳도 있다. 게이머들조차 이런 방식의 마케팅에 비난하고 있지만 게임업체는 아랑곳 하지도 않는다. 어떻게 하면 더 자극적인 마케팅을 할 수 있을지 골몰하고 있는 분위기다.

마케팅에서 '노이즈마케팅', '성적소구'라는 단어는 매우 잘 알려져 있는 방법이다. 성적소구를 세련되게 사용한 광고는 많은 사용자들에게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지만 세련된 성적소구가 아닌 단순한 '섹스마케팅'은 노이즈마케팅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내 게임업체들이 앞다퉈 시도하고 있는 이 노이즈마케팅은 국민들에게 게임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데 아주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혹자는 얼마나 절박하면 이런 방식으로 게임을 알리겠냐고 항변한다. 아무리 절실해도 할 시기와 장소는 구분해야 하지 않을까. 어떻게든 게임을 널리 알리기만 하면 된다는 마케터들의 안일한 생각 때문에 산업 전체가 피해를 보고 있다.

한국 온라인게임 사용자들은 전세계를 통틀어 가장 수준 높은 콘텐츠를 즐기는 게이머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용자들의 눈높이와 평가는 아무리 자극적이고 저급한 마케팅으로 관심을 끌어도 달라지지 않는다. 게임으로, 실력으로 승부하지 않으면 금새 도태되는 것이 현재 국내 시장이다.

jjoo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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