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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원] 청소년보호와 마녀사냥

[[img1 ]]최근 '마녀 호송단'이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중세 시대에 전염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그 원인을 '마녀'에서 찾고 '마녀 사냥'을 하는 이야기도 담겨 있고, 종교적인 신념으로 이교도들과 무차별적 전쟁을 벌이는 십자군 전쟁 이야기도 겹쳐서 나옵니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마녀 사냥'은 주로 유럽 및 북아메리카 일대에서 행해졌던 마녀나 마법 행위에 대한 재판과 그에 따른 형벌을 말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마녀 사냥을 정치학에서는 전체주의의 산물로, 심리학에서는 집단 히스테리의 산물로, 사회학적 용어로는 '집단이 절대적 신조를 내세워 특정개인에게 무차별한 탄압을 하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영화를 보는 동안 다소 불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최근 게임업계가 간혹 이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지나친 비유이고 논리의 억측일 수 있습니다만 게임업계가 당하고 있는 오해와 불신, 규제의 정도는 게임 산업 종사자라면 누구나 비슷하게 느낄 것입니다.

'청소년보호'라는 대의(大義)는 게임업계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지켜야 할 사회적 규범이자 도리입니다.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청소년보호'를 명분으로 청소년 폭력 같은 사회 문제를 게임 중독의 문제로만 연관 짓고 맙니다. 더욱이 게임 중독을 마약 중독과 동일시하는 '마녀 사냥'식 여론몰이는 안됩니다.

청소년 관련 사회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떤 폭력적인 게임을 얼마나 즐기고 있었는지'를 색안경 끼고 볼 것이 아니라 '어떤 환경이 게임을 자주 즐기도록 몰고 갔는지', '가정이나 사회에서 어떤 점을 간과해서 이런 문제가 발생했는지' 등의 근본적인 원인 규명은 소홀하지 않나 생각해봐야 합니다.

'마녀 사냥'식 여론몰이가 반복되면 청소년 문화 부재, 청소년 복지 정책 부재 등의 문제들은 뒤로 감춰집니다. '겉으로 드러난' 게임만이 재빠르게 가해자로 낙인하는 오해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청소년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규제는 게임업계만이 아니라 모든 산업에 필요합니다. 최근 분위기는 마치 게임업계에 대한 강력한 규제만이 '청소년보호' 라는 대의(大義)를 완수하는 것처럼, 또 '청소년 폭력'을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으로 비춰지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시대의 흐름에도 맞지 않고, 현실적 적용 방법에서 문제의 소지가 다분한 '셧다운제'와 같은 21세기형 사이버 야간 통행금지 제도로도 청소년보호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는 없습니다. 그 진단과 처방이 잘못됐기 때문입니다.

게임 과몰입은 청소년 사회문제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입니다. 진단과 처방이 잘못된 환자는 치료 시기를 놓쳐 점점 악화될 수 있습니다. 이제라도 게임업계에 대한 과도한 규제 정책을 철회하고, 청소년문화와 게임문화가 건설적으로 상호 발전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강희원-
컴투스 전략홍보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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