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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모두가 반대하는 셧다운제, 누구를 위한 법인가

[[img1 ]][데일리게임 허준 기자]

한국대중문화예술산업총연합도 반대한다. 청소년단체도 반대한다. 청소년들도 당연히 반대다. 그렇다면 도대체 누구를 위한 셧다운제인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와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가 만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강제 셧다운제도를 합의했다. 여가부는 청소년보호법에 만 16세 미만 청소년들은 온라인게임에 접속하지 못한다는 조항을 추가할 예정이다. 문화부는 만 16세 이상 청소년들이 자신 혹은 부모의 동의가 있을때에 한해 온라인게임 사용을 금지하는 선택적 셧다운제를 게임산업진흥법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

이같은 내용이 발표되자 각계 각층에서 셧다운제를 비판하는 성명서가 나오고 있다. 지난 5일에는 한국대중문화예술산업총연합이 성명서를 통해 여가부와 셧다운제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셧다운제 철회를 촉구했다.

지난 9일에는 다산인권연대와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등 5개 인권 및 청소년 단체는 '청소년들의 문화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게임 셧다운제 도입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관련 기사에는 청소년들이 댓글을 통해 말도 안되는 법안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취재를 위해 만나는 많은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우리가 청소년 유해 콘텐츠를 개발하는 처지로 전락했다'며 비통한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

국내 유통되는 모든 게임물은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사전 등급분류를 거친다. 청소년이 이용하면 안되는 게임물은 이 등급분류 과정을 통해 걸러진다. 청소년들은 전체이용가, 12세이용가, 15세이용가 게임만 접할 수 있다. 셧다운제는 0시부터 7시까지 심야시간에는 이 등급분류를 받은 청소년이 즐길 수 있는 온라인게임을 청소년이 이용할 수 없도록 만드는 법이다. 낮에는 즐겨도 되는 온라인게임을 왜 심야시간에는 이용할 수 없는 것인가.

만약 청소년의 수면권을 보장한다는 이유를 들이민다면 청소년 수면을 방해할 수 있는 인터넷 셧다운제도 도입하길 바란다. 물론 TV나 라디오도 마찬가지다. 당연히 심야시간 청소년 통행금지도 실시해야 한다. 가정에서 통제하고 가르쳐야 할 것들을 법으로 강제하는 나라가 세계 일류 국가라고 스스로 말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내 어느 법조항을 뒤져봐도 만 16세라는 기준은 찾아볼 수 없다. 왜 유독 셧다운제에만 만 16세라는 얼토당토 않는 나이를 갖다 붙인 것일까. 만 16세 이상은 심야에 게임을 해도 큰 문제가 없지만 만 16세 미만은 큰 문제가 발생하는가.

여가부가 주장하는 셧다운제를 도입해야 하는 이유는 게임 과몰입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들이 많아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여가부에 묻고 싶다.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의 문제는 게임인가 사람인가. 친모를 살해한 부산의 중학생이 게임을 했기 때문에 친모를 살해한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가정교육이 잘못되고 인성이 훼손된 아이가 저지른 범죄에 대해 게임 때문에 범죄를 저질렀다는 논리로 접근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

이미 문화부와 여가부가 셧다운제 내용에 대해 합의했다지만 아직 법안은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중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한나라당의 날치기 예산통과 덕분에 국회가 파행됐고 관련 법안 통과는 내년이나 가능해 보인다.

정말 셧다운제의 필요성과 효율성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와 연구가 선행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부디 산업에 종사하는 약 5만명(게임백서 기준)의 관계자들이 청소년유해콘텐츠나 만드는 파렴치한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문화부와 여가부가 셧다운제에 대한 재논의를 시작하길 바란다. 제 밥그릇도 못챙겨 먹는 문화부에게 바랄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일말의 희망을 걸어본다.

jjoo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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