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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2주년] 홍수났다! 데일리게임 '낙종모음'

[데일리게임 허준 기자]

'데일리게임 2년 이런 기사 썼습니다'에 이은 창간 2주년 기획 2탄은 '홍수났다! 데일리게임' 입니다. '홍수났다'라는 말의 의미를 먼저 설명해야 할 것 같습니다.

기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말 중에 '물 먹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경쟁 언론이 보도한 특종을 놓쳤다는 의미로 '낙종'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물 전문 기자'라는 농담이 있는데 '매번 낙종을 하는 기자'라는 뜻입니다.

데일리게임 국장이나 편집장도 기자들을 종종 '물 전문 기자'라고 부르곤 합니다. 편집국 기자 입장에서 낙종을 그렇게 많이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국장이나 편집장의 생각은 그렇지 않나 봅니다. 맨날 물을 너무 많이 먹는다고 '갈굼'을 당했으니 데일리게임이 홍수가 난 셈이지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지난 2년간 데일리게임이 놓친 대표적인 3대 낙종입니다. 낙종을 모은 이유는 지난 2년 편집국을 뒤돌아보고, 낙종을 하지 않기 위해 열심히 뛰겠다는 반성이기도 합니다.

◆희대의 낙종, '마구마구' 이상훈 파동

[[img2 ]]지난 2009년 6월 9일, 데일리게임은 스포츠춘추 박동희 야구 전문 기자가 작성한 '이상훈은 왜 게임에서 사라졌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기사는 이제는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전 LG트윈스 투수 이상훈 선수가 인기 야구게임 '마구마구'와 '슬러거'에서 사라졌고, 그 이유와 게임업체들의 문제를 지적하는 내용입니다.

데일리게임 편집국은 이 기사를 보는 순간 초상집으로 변했습니다. 사실 박동희 기자가 기사를 작성하기 훨씬 전부터 데일리게임이 취재해왔기 때문입니다.

사정은 이렇습니다. 데일리게임의 기자 가운데 한명은 야구게임을 너무 좋아합니다. '마구마구'는 지난 2005년부터 꾸준히 즐기고 있고 '슬러거'도 지난 2007년부터 계속해서 즐겨온 '하드코어' 게이머입니다. '마구마구'와 '슬러거'에 투자한 돈만해도 수백만원 이상(?)으로 알려져있습니다.


게다가 그 기자는 LG트윈스 팬이어서 게임 내에서도 LG트윈스 선수들만 골라 사용했습니다. 기자는 2009년 3월 경 이상훈 카드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이상훈 카드가 사라진 이유를 알아냈고 기사를 작성할 수 있는 수준의 팩트를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데일리게임은 기사 보도를 미뤄뒀습니다. 이유는 게임업체들이 현재 이상훈 선수와 협상 중이어서 외부로 알려지면 게임업체들에게 피해를 줄수도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박동희 기자의 기사는 야구인들의 입장을 충분히 대변했지만 데일리게임은 게임업체들의 라이선스 확보 노력과 어려움에 대해서 담을 예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상훈 선수와의 문제가 해결된 뒤에 보도할 예정이었습니다. 물론 게임을 취재하는 다른 기자들이 이 문제를 발견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듯이 야구 전문 기자에게 물을 먹고 말았습니다. 제대로 한방 먹은 셈이죠. '마구마구'와 '슬러거'에 수백만원을 쏟아부은 기자는 더욱 땅을 치고 후회했답니다.

◆어바인에서 터진 블리자드 '지재권 협상 중단' 발표도 낙종

지난 4월 25일, 또다시 데일리게임은 뒷목을 붙잡고 쓰러졌습니다. 멀리 미국 어바인에서 날아온 소식에 또다시 물을 먹었기 때문입니다. 연합뉴스가 작성한 '블리자드 e스포츠사업 어떻게 되나?'라는 보도입니다.

[[img5 ]]이 기사의 핵심 내용은 블리자드 마이크 모하임 대표(사진)가 직접 "한국e스포츠협회와의 협상은 끝났다"고 선언했다는 것입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모하임 대표는 "협회와 협상을 중단하고 새로운 파트너를 찾겠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블리자드와 한국e스포츠협회와의 지적재산권에 대한 입장 차이가 본격적으로 외부에 알려진 사건이라 이 사건을 '낙종'했다는 것이 안타까울 수밖에 없습니다.

잠시 변명을 하자면 모하임 대표의 위와 같은 발언은 블리자드가 '스타크래프트2' 출시를 앞두고 한국 언론사를 대거 본사로 초청하는 미디어 행사에서 나왔습니다. 이 행사에 데일리게임이 초청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모하임 대표의 발언을 빠르게 작성하지 못한 것이죠.

사정을 알아보니 블리자드와 함께 미디어 행사를 떠난 기자들은 아무도 모하임 대표를 만나지 못했다고 합니다. 유일하게 연합뉴스만 모하임 대표를 만났고, 그 기회를 잘 살려 대특종을 건져 올린 것이죠.

데일리게임이 어바인에 초청받았다고 한들 특종을 할 수 있었을까에 대해서는 한번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다만 초청받지 못했기 때문에 낙종을 했다고 위안삼을 수는 있었습니다.

◆아이덴티티게임즈의 새주인은 넥슨, NHN이 아니라 샨다였다

지난 9월8일, 데일리게임은 또다시 물을 먹었습니다. 괜시리 홍수라고 하는 것이 아니죠. 전자신문이 보도한 '아이덴티티게임즈, 샨다에 매각' 기사를 확인한 기자들은 또다시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데일리게임이 관련 내용에 대해 취재를 시작한 시점은 지난 8월12일입니다. 1000억 짜리 빅딜 성사가 눈앞에 닥쳤다는 내용을 취재원으로 부터 입수한 데일리게임 편집국은 피인수 대상을 찾기 위해 눈에 불을 켰습니다.

그로부터 1주일 뒤 다른 정보보고가 회의시간에 등장했습니다. 내용은 1000억대 자산가가 될 사람은 아이덴티티 이은상 대표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었습니다. 여러 정황상 현재 1000억원 정도를 베팅할만한 중견업체는 아이덴티티게임즈밖에 없다는 것이 편집국 기자의 추정이었습니다. 때마침 업계에는 아이덴티티게임즈가 매물로 나와있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었죠.

관련 내용 취재를 위해 아이덴티티게임즈를 접촉하자 돌아온 답변은 '우리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제의를 받은 것은 사실인 것 같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였습니다.

데일리게임 편집국은 고심끝에 지난 8월26일, 아이덴티티게임즈와 관련된 기사를 하나 작성합니다. 그 기사가 바로 [[31967|아이덴티티게임즈, 1000억대 매각설 '솔솔']] 이 기사입니다. 당시에는 아이덴티티게임즈의 새주인으로 NHN이나 넥슨이 유력한 상황이라고 파악했습니다.

그로부터 2주후, 전자신문에서 아이덴티티게임즈의 새주인이 샨다로 결정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지금까지 데일리게임의 지난 2년 동안의 3대 낙종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물론 여기 거론된 것 외에도 다양한 낙종이 많습니다. 특종이 있으면 낙종도 있는 법. 물을 먹을때마다 편집국 기자들은 낙종을 하지 않겠다고 매번 다짐을 합니다. 낙종보다 특종이 많은 데일리게임이 되기 위해 오늘도 데일리게임 편집국은 발로 뛰며 정보를 모으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홍수났다! 데일리게임'이라는 기획을 작성하지 않도록 더 열심히 뛰겠습니다.

jjoony@dailygame.co.kr

*창간2주년 특집기사 모음
[[35006|[창간2주년] 속편 게임들의 명과 암]]
[[35011|[창간2주년] 직장인 H, 2년간 게임주에 3000만원 투자 얼마 벌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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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212|[창간2주년] 2010 게임업계 '황당' 사건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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