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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가수 1호 엄지영 "게임 가수들의 무대 없어 아쉽다"

[데일리게임 허준 기자]

게임 가수라는 이름은 상당히 낯선 말일 수도 있다. 이웃나라인 일본의 경우 게임 OST 시장이 형성돼 있을 정도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 OST지만 아직 한국의 게임 OST는 판매를 위한 목적보다는 게이머들을 위한 서비스라는 느낌이 강하다.

한국에서 유일하게 게임 가수라는 별칭을 얻는 가수는 엄지영 씨다. 엄지영 씨는 지난 2001년 '마그나카르타' OST를 통해 많은 게이머들에게 얼굴을 알린 가수다. 당시만해도 게임음악은 게임 플레이를 원할하게 해주는 배경음악 정도에 지나지 않았지만 엄지영 씨가 부른 'Time passes by', 'Rain' 같은 노래는 충분히 대중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완성도 높은 노래였다. 게이머들은 이 곡들을 부른 엄지영 씨를 '게임 가수 1호'라고 불렀다.

게임 가수 1호 엄지영 "게임 가수들의 무대 없어 아쉽다"

"오랜만에 게임 가수라는 이름으로 인사드리게 됐습니다. 게임 가수 1호 엄지영입니다. 이번에는 이야소프트가 서비스하는 '딜라이트'라는 게임의 OST를 부르게 됐어요. 비록 한곡뿐이지만 오랜만에 게임 음악을 통해 인사드리게 돼서 정말 기쁩니다. 고향에 돌아온 느낌이에요."

엄지영 씨는 이야소프트 '딜라이트' OST 작업에 참여해 '딜라이트 파트원'이라는 노래를 불렀다. '딜라이트'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이 음원은 엄지영 씨의 맑은 목소리와 '딜라이트' 특유의 귀엽고 아기자기함이 살아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게이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처음 딜라이트 파트원이라는 노래를 받았을때 느낌은 캐릭터와 게이머가 하나가 되는 듯 했어요. 가사에도 네가 날 닮았데 라는 구절이 나오는 것 처럼 이 노래를 들었을때 게이머들이 캐릭터와 자신의 동질감을 강하게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 노래를 통해서 게이머들이 보다 더 캐릭터에 애착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마그나카르타' OST로 얼굴과 목소리를 알린 엄지영 씨는 이후에도 꾸준히 게임 OST에 참여했다. '영웅', '루넨시아' 등의 OST를 불렀고 CF음악이나 영화음악에도 곡을 수록해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려갔다. 지난 2005년에는 정식 음반을 출시해 정식 가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지금은 내년 상반기 1.5집 발매를 목표로 음반 작업에 한창이다.


"내년 상반기 발매를 목표로 음반을 제작하고 있어요. 1.5집 정도로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이번에는 앨범에 수록되는 전 곡을 작사, 작곡할 예정이에요. 이미 완성된 곡들도 있고요. 제 전공이 발라드였는데 이번 음반에서는 재즈나 보사노바 풍의 음악도 시도하려고 합니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

엄지영 씨는 게임 가수 1호라는 별칭에 큰 애착을 가지고 있다. 지금도 언제든 게임업체에서 OST 관련 러브콜이 오면 흔쾌히 OST 작업에 참여한다. 게임 가수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불러만 준다면 게임 노래를 계속해서 부를 생각이다.

"사실 최근 게임 OST 작업을 바라보면 아쉬움이 많아요. 유명 대중 가수들이 음반에 참여한다고 이슈화가 되지만 매번 단발성 이벤트로 끝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물론 대중 가수들이 너네는 게임 가수일 뿐이라고 선을 그을 수도 있지만 저는 게임 가수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요. 앞으로도 게임을 통해서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가수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엄지영 씨는 매년 11월에 열리는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에 빠짐없이 출석하는 가수다. 지스타에서 열리는 게임음악회 섭외 1순위기 때문이다. 올해도 예년과 다름없이 18일 부산에서 열리는 게임음악회를 통해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엄지영 씨는 게임음악회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게임음악회는 이름 그대로 게임 가수들인 저희들을 위한 무대에요. 우리 무대라고 할 수 있는 무대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게임음악회는 정말 소중한 기회입니다. 그런데 게임음악회에 게임 가수라고 부를만한 사람들은 많지 않아요. 다른 대중 가수들이 참석해서 본인들의 노래를 부르고 가곤 하죠. 분명 좋은 게임 음악을 많이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 그렇게 하지 못해서 많이 아쉬워요. 앞으로는 게임음악회를 정말 게임 음악을 위해 활용했으면 좋겠어요. 올해도 게임음악회에 참여하는데 게임 가수라고 할 수 있는 가수는 저를 포함해서 두명 정도 인 것 같아요."

"게임 가수라는 별명으로 불러주셨는데 매년 지스타 음악회 정도에서만 게이머분들을 만나는 것이 너무 죄송해요. 앞으로 많은 작품 활동은 물론 게임음악 분야에서도 자주 얼굴을 비출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게임회사 대표님들 연락 많이 주세요(웃음). 그리고 이번 이야소프트의 게임 딜라이트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게임 이름도 샤방샤방하지 않나요? 홈페이지 오시면 제 노래도 무료로 들을 수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jjoo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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