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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제 카이더스 1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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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게임]

그는 순간 보호했던 아린이 생각났다. 브레스를 몸에 맞기 직전 아린을 끌어안았기에 자신이 여기에 있으면 그녀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래서 아린을 찾기 위해 주위를 둘러보았다. 만일 그녀가 죽었다면 귀양 기간이 끝나거나 다시 만날 때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휴우”

태민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도 아린은 자신이 앉아 있는 자리의 바로 옆에 누워 있었고 마치 잠이 든 것과 같은 모습으로 천천히 숨을 쉬고 있었다. 용계에서 막나가던 그였지만 그래도 생명의 귀중함은 알고 있다. 게다가 물심양면으로 자신을 도와줬던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자신 때문에 죽는 것은 용납할 수가 없었다.

‘어떻게 풀린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거 금제가 풀리니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군.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말이 이럴 때…….’

그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금제가 풀린 것에 만족하며 몸속에서 막힘없이 흐르는 기운들을 느끼다가 몸 밖에, 그러니까 대기에 흐르는 기운들을 느낀 것이다. 예전에 느껴본 적이 있는 흐름이었다.

‘마치 용계처럼 자연의 기운의 양이 많고 흐름이 활달한 것이… 설마 여기 환계인가?’

확답은 내릴 수 없지만 지금 있는 이곳이 환계라면 금제가 사라진 이유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어떻게 무슨 이유로 무계에서 환계로 넘어온 것인지는 결론을 내릴 수가 없었다. 아무리 용이라고 하더라도 계와 계를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분명 나를 여기로 오게 한 무엇인가가 있어. 그런데 그게 무엇인지 영 모르겠단 말이야.’

“으으음…….”

미약한 신음소리와 함께 아린이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며 의아해하다가 태민을 발견하고 그에게 안겼다. 그리고 울음을 터뜨렸다.

“아아아아앙!”

태민은 아린이 많이 놀라서 그런가 보다 생각하고 다독여주며 눈물이 멈추기를 기다렸다. 누군가를 이렇게 달래준 적이 없어서 이러고 있는 것이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그래도 자신을 지키겠다고 휘말린 것이기에(앞섶이 점점 축축해지는 것도 느껴졌지만 그렇다고 떼어낼 수는 없었다)…….

약간의 시간이 지나고 다 울었는지 아린은 울음을 멈추었다. 태민은 그런 아린을 떼어내고 얼굴을 바라보았다.

“풋!”

아린의 얼굴을 보자 태민은 자신도 모르게 웃고 말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품에 안겨 얼마나 운 것인지 아린의 눈은 퉁퉁 부어 있었다. 다른 곳은 멀쩡한데 눈만 그렇게 부어 있으니 어찌나 언밸런스한지 큰 소리로 웃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랬다간 봉변을 당할 확률이 높기에 그는 그것을 꾹 참았다.

“다 울었냐? 많이 놀랐나보네. 이제 괜찮아. 괜찮으니까 진정하고…….”

태민은 다정스럽게 말하며 활짝 웃었고 그러면서 아린의 눈가에 남은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 덕에 많이 진정이 되었는지 아린은 자신의 손으로 다시금 눈가에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우리 안 죽은 거예요?”

“죽기는. 이렇게 멀쩡하게 살아 있구만. 왜 실감이 안나? 하긴 그놈이 그렇게 막강한 공격을 했으니 실감이 안 갈 거야. 실감나게 해줄게.”

태민은 아린의 눈가에서 볼로 손을 옮겼고 장난스러운 눈빛으로 그녀의 볼을 쭉 잡아당겼다.

“지그 어하시으에오(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갑작스런 태민의 행동에 당황했는지 아린은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양 볼을 제대로 붙잡혔기에 발음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고 그것을 보고 태민은 장난기가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프지? 얼른 대답해. 아파, 안 아파? 대답 안 하면 이거 안 놓는다. 빨리 대답하는 게 좋을 걸.”

“이거 아야 해하하여(이걸 놔야 대답하죠)!”

“그냥 대답해. 그런 상태로도 말할 수 있잖아. 발음 새도 상관없어. 어차피 알아들을 수 있으니까. 좀 더 강도를 세게 하기 전에 얼른 대답해. 아파, 안 아파?”

“아하오! 아흐이가 여 아오(아파요! 아프니까 좀 놔요).”

아린의 입에서 원하는 대답이 나오자 태민은 그제야 볼을 잡은 손을 놓았다. 그녀는 잡힌 볼을 매만지며 불만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숙녀의 볼을 그렇게 잡는 사람이 어디에 있어요?”

“숙녀? 여기 어디에 숙녀 있냐? 여기에 돌하고 모래하고 선머슴 하나만 눈에 들어오지. 숙녀는 없다.”

“한동안 왜 안 갈구시나 했어요. 그건 그렇고 오라버니 몸은 괜찮으세요?”

그녀는 자신의 몸보다 태민의 몸을 먼저 걱정했다. 브레스에 맞기는 했지만 태민이 대다수의 브레스를 막아주었기에 그녀가 입은 피해는 아주 미비했다.

그런 아린의 얼굴을 보며 태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아무렇지도 않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참 빨리도 물어본다. 그 상황에서 깨어나면 죽었는지 살았는지 먼저 물어볼 텐데… 하긴 누가 울기만 했으니 그럴 수도 있겠지. 뭐 괜찮아. 아무렇지도 않아.”

태민의 대답에 아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다행이네요. 그건 그렇고 여기는 어디죠? 오라버니의 등에 은자림주의 그 공격이 적중하는 순간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그리고… 여긴 어디죠? 왠지 모르게 이질감이 느껴져요.”

“이질감이 느껴지는 게 당연할 거야. 여기는 네가 살고 있던 무계가 아니라 환계니까…….”

아린은 무슨 소리냐는 표정으로 태민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얼마 전에 자신이 궁금했던 것을 물어보려다가 기각이 당했던 것이 생각났다.

그때 태민이 은자림주와 이야기를 나눌 때 무계나 용계 같은 알아듣지 못할 말을 했었다. 그녀는 이번에도 기각을 하면 조르는 한이 있더라도 들어야겠다고 다짐하고 입을 열었다.

“대체 용계가 뭐고 무계가 뭐죠? 게다가 이번에는 환계라뇨? 그리고 은자림주하고 오라버니하고 무슨 관계예요? 제가 알기로는 오라버니하고 은자림주하고 그날 처음 만난 날인데 오래전부터 서로 알고 있었다는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나중에 말씀해주시는 거고 뭐고 없어요. 얼른 말씀해주세요. 이번에는 꼭 들어야겠어요.”

“네가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말해줄 생각이었다. 이곳으로 오게 된 이상 뭐가 뭔지는 알려줘야겠지. 어지간한 건 다 말해주겠는데 여기로 어떻게 오게 된 것인지는 아직 나도 몰라서 그것에 대해서는 말해줄 수가 없다.”

“그건 나중에 알게 되겠지요. 아무튼 알려주세요.”

“보자, 무엇부터 설명을 해야 하나? 일단 용계와 무계 그리고 환계가 무엇인지부터 설명해야겠군. 그 다음에 그 찌질이와 나의 관계에 대해서 알려줄게. 그러니까…….”

태민과 아린이 사는 차원은 총 여섯 개의 계가 존재하며 각각 신계, 마계, 용계, 무계, 환계, 물질계라 부른다.

각 계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자면(이 부분에는 각 계에 있는 이들이 지칭하는 표현을 복합적으로 쓰겠다), 신계는 자신들이 신이라고 사기 치는 놈들이 사는 곳이며, 마계는 싸우는 것만 할 줄 아는 단순무식한 놈들이 사는 곳이다. 용계는 용이라고 불리는 뱀과 드래곤이라 불리는 도마뱀, 통칭 용이라고 불리는 이들이 사는 곳이고, 물질계는 돈과 권력만 있으면 무슨 짓을 해도 용서가 되는 나라가 지천에 깔려 있다. 그리고 무계는 물질계의 과거라고 볼 수 있는 세상으로 실력이 있는 사람들은 무공이라는 공부를 익힌다. 아린이 원래 살던 곳이 바로 무계이다. 마지막으로 환계는 인간과 드래곤 그리고 별의별 희한하게 생긴 것들이 모여서 사는 곳이며 마법이라는 학문이 존재한다. 무계의 무공과 비슷하지만 궤를 달리 한다.

태민은 여기서 다른 건 다 공감하지만 본래 자신이 살던 곳인 용계에 대한 거는 공감하지 못했다. 자신들이 왜 뱀이고 도마뱀인지, 어딜 봐서 그렇게 생겼다는 건지, ‘그렇게 지칭하는 놈들 전부 눈이 맛이 갔나?’ 라고 묻고 싶을 정도였다.

“상당히 복잡하네요. 그럼 오라버니께서 계시던 곳은 용계라는 소린데… 제 기억이 맞는다면 오라버니께서 용계라는 곳에 황태자셨는데 어떻게 무림으로 넘어가게 되신 건가요? 은자림주하고 뭔가 연관이 있는 건가요?”

태민이 열을 올리며 자신이 한 설명에 반박을 하려고 하자 아린은 사전에 그것을 막아버리고 질문을 했다. 이에 자신이 흥분을 했다는 것을 알았는지 속을 진정시킨 후 다음 답변을 해주었다.

그가 용계에서 무계로 가게 된 이유는… 그로서는 아주 쪽팔리는 일인 귀양으로 간 것이다.

용계에 있을 때 정말 대형 사고를 하나 쳐서 귀양처분을 받았다. 원래 용계의 법대로라면 태민이 지은 죄는 거의 사형선고를 받는다.

하지만 그가 용계의 지배자의 아들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일정기간 귀양처분을 받은 것이다. 솔직히 지배자의 아들이라는 감투는 정말 싫지만 이 경우는 그 감투의 힘 덕택에 살 수 있었다.

아무튼 그렇게 귀양선고가 내려지면 며칠 동안의 유예기간이 주어진다. 그 기간 안에 무계, 환계, 물질계 중 한곳으로 자신의 귀양지를 정하고 사는 방식을 정해야 한다.

“사는 방식을 정하는 것에는 전적으로 내 선택…….”

“오라버니, 이야기가 옆길로 샜어요. 제가 궁금한 거는 어쩌다가 무림으로 가셨냐예요. 오라버니 하시는 말씀을 보니 사고를 쳐서 귀양지로 무계를 선택하고 궁주님의 아들로 되셔서 살아갔다는 건 알겠어요. 그런데 그 사고가 무슨 사고냐고요.”

루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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