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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영주 만들기] 2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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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영주 만들기 표지
[데일리게임] 23. 카르케

비밀 통로를 지나 내성을 빠져나온 원터들은 자신의 앞에서 길을 안내하는 정체불명의 남자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었다.

자신들을 무사히 빠져나오게 해 주기는 했지만 도무지 정체를 알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정체를 알아봐야 사실 의미 없기는 마찬가지다.

자신들이 이 강해의 성에 대해 아는 바도 없었고 자신들의 능력으로 어찌해 볼 수도 없었기에 더욱 그러했다.

“자! 일단 빠져나오기는 했는데 말이야. 흐음! 이제 어떻게 한다.”

남자는 내성 외각의 숲 속으로 나와 어정쩡하게 서서는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다섯 남녀를 바라보았다.

감옥 속에서는 외부가 보이지 않았기에 시간이 얼마나 지나간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밖으로 나오자 달이 떠 있는 밤임을 알 수 있었다.

그나마 달이 밝아서인지 남자의 얼굴이 자세하지는 않아도 어느 정도 보였다.

“어디 갈 곳 있나?”

남자의 말에 원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지금 당장 이곳이 어디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잘못 움직였다가는 다시 붙잡힐 우려가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들은 돈으로 쓸 만한 귀중품이나 자신들의 몸을 보호할 무기도 하나 없는 상태였다.

물론 아멜라 공주를 제외한 4명의 남자들이 전부 기사들이었기에 무기가 없더라도 어지간한 위협에는 충분히 대처를 할 수 있다는 정도뿐이었다.

“흐음! 어쩐다. 나도 딱 여기까지만 생각해 보고 그 뒤는 생각해 보지 못했는데 말이야.”

남자의 말에 원터도 동감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누구라도 얼마동안인지도 모를 시간 동안 감옥에 갇혀 있다가 탈출했는데 그 이후의 생각을 할 수 있는 이가 있을 리가 없었다.

오히려 그런 남자의 말에 원터는 더욱 믿음이 가고 있었다.

만약 다음 일들을 거침없이 해 나갔다면 원터도 정말 의심을 했을 터였다.

“뭐 일단은 아지트로 돌아가야겠지. 아 봐요. 어디 갈 곳 없으면 같이 갑시다. 어차피 여긴 내성 밖이고 당신들 신분증도 없을 텐데 그러면 외성 밖으로 나갈 수도 없으니까 말이야.”

외성이 또 있다는 것에 원터는 성을 빠져나가는 것도 쉽지 않은 문제이며 지금으로서는 정체불명이기는 하지만 조금은 믿음이 가는 남자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별다른 방법이 없었기에 원터들은 남자를 따라서 조심스럽게 골목길들을 따라 불빛이 새어 나오는 술집으로 들어갔다.

끼이익!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조용히 술을 마시고 있던 남자들의 시선이 돌아갔지만 이내 관심 없다는 듯이 자신들의 술잔으로 고개가 돌아갔다.

남자는 성큼성큼 걸어 들어가 구석진 테이블에 앉아서는 손을 들어 올리며 외쳤다.

“여기 맥주 좀 줘요!”

“아이구! 알겠습니다!”

원터는 남자가 자신들처럼 돈이 없을 것이 분명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맥주를 시키는 것에 기가 찼지만 뭔가 믿는 것이 있지 않겠냐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딱히 원터가 보았을 때 별다른 이상한 점도 보이지 않았기에 남자의 반대편 테이블에 앉고서는 다른 동료들과 아멜라 공주도 앉게 했다.

하루 종일 먹을 것을 먹지 못해서 허기진 것도 있고 주점에 은은하게 퍼지는 맥주 향이 좋기도 해서 원터마저도 긴장이 풀릴 지경이었다.

그렇게 맥주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 한 남자가 당황스러운 듯이 다가와서는 남자에게 물었다.

“카…카르케. 너…너…너 어떻게 거기서 나왔냐?”

당황한 듯이 말을 심하게 더듬는 남자의 말에 카르케라고 불린 남자는 피식 웃으며 대답을 했다.

“잘!”

“…….”

질문을 한 남자조차도 당황을 했지만 원터나 아멜라 공주도 카르케의 대답에 멍해졌다.

하지만 딱히 설명을 해 봐야 원터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도 아니었기에 카르케와 남자의 대화에 눈치만을 보며 기다릴 뿐이었다.

“나 성 나가려고 하니까. 준비 좀 해 줘.”

“뭐? 어디로 가려고?”

카르케는 인상을 찡그리며 털복숭이의 남자를 바라보았다.

“지금 감히 나한테 질문을 하는 거냐?”

“…….”

남자는 더 이상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마치 잔득 겁을 집어 먹는 듯한 모습이었다.

‘확실히 뭔가 있는 자로군. 하긴 그런 감옥에 갇혀서 죽을 때까지 있어야 할 자라면 뭔가 있기는 했겠지.’

자세한 것을 묻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카르케라는 자가 이 성의 영주와는 그리 좋은 관계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원터는 그간의 경험으로 지금 눈앞의 식은땀을 흘리고 있는 남자가 뒷 세계의 존재들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귀찮게 하지 말고 꺼져. 그리고 여기 계산하고 방 예약해 놔. 칸빈한테는 내가 이곳을 뜰 거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전하고 말이야.”

“아. 예! 아니 알겠어.”

카르케는 한숨을 내쉬더니 이내 나온 맥주잔을 받아들고서는 원터에게 잔을 들어 올리며 말을 했다.

“이제 안심하고 한잔해. 일단은 며칠 쉬면서 계획을 세워야 할 테니까. 뭐 준비되는 것도 제법 시간이 걸리긴 할 테고 말이야.”

원터는 카르케가 맥주를 마시는 것을 보다가 자신의 앞에 놓인 거품이 가득한 맥주를 바라보았다.

목이 바짝바짝 마르고 있었기에 지금이라도 당장 목구멍으로 넘기고 싶었다. 하지만 이래도 될까 하는 걱정 때문에 쉽게 마시지 못했다.

“안주 나왔습니다.”

“아! 고마워.”

거기에 더해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나오는 커다란 통돼지 바비큐까지 나오니 군침이 돌았다.

원터는 자신을 간절하게 바라보는 아멜라 공주나 기사들의 모습에 고개를 끄덕였다.

더는 의심해 봤자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었다.

어차피 지금의 카르케라는 남자가 자신들을 속이고 있다 해도 아무런 이득이 없다는 판단이었다.

그렇게 원터의 허락에 아멜라 공주가 가장 먼저 통 바비큐의 고기 살점을 손으로 뜯어서는 입 속으로 집어넣었다.

지금까지 이토록 굶주림에 시달려 본 적이 없었던 그녀였다.

뭐든지 하고 싶은 일은 하면서 자라왔기에 굶주림이 무엇인지도 알지 못했다.

“천천히 먹어.”

그렇게 꾸역꾸역 먹을 것을 입 안에 넣을 때 카르케라는 남자가 말했다. 하지만 그보다도 한 번도 먹어 보지 못했던 맥주라는 음료가 눈에 들어왔다.

그 목소리와 거품이 왜 이리도 서럽고 고마운지 아멜라 공주는 눈물이 쏟아지면서 카르케에게 말을 했다.

“꼭 보답을 할게요. 제가 다시 돌아간다면 당신한테 보답을 하겠습니다.”

아멜라 공주의 말에 원터도 카르케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카르케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그런 소리는 됐고 일단 배나 채우라고. 크윽! 나도 정말 오랜만에 마셔서 그런지 이제야 긴장이 조금 풀리네. 조금 허름해서 그렇지 여기 맥주가 사실 기가 막힐 정도로 맛있거든.”

원터는 그런 카르케의 말에 맥주잔의 맥주를 그제야 마셔보았다.

그리고서는 놀란 듯이 맥주잔을 바라보다가 간만에 좋은 술에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그들은 배를 채우고 난 뒤에야 그동안의 긴장이 풀리는 것인지 조금이나마 얼굴에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크윽! 그래. 앞으로 어쩌실 생각이오?”

“끄응! 뭘 어쩝니까? 일단 여기서 살 수는 없으니 다른 곳으로 떠나야 할 텐데 문제는 어디 마땅찮게 갈 곳이 있는 것도 아니고…. 후우! 헥사라도 넘어야 하려나?”

카르케의 말에 원터는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몬스터 숲을 넘는 방법이 혹시 있소?”

“…….”

원터의 말에 카르케는 눈을 가늘게 뜨면서 원터를 바라보며 말을 했다.

“그러고 보니 당신들 헥사 너머에서 왔다고 했지요?”

“크음! 그렇소.”

그 말에 카르케는 목소리를 낮추며 말을 했다.

“전혀 방법이 없는 건 아니요. 그곳에 몬스터들이 드글드글한 것은 맞지만 몇몇 길이 있기는 있는 걸로 알거든요. 물론 그렇다고 해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이지만 흐음! 만약 갈 것이라면….”

말을 머뭇거리며 조금은 의심스러운 눈빛을 보내는 카르케에 아멜라 공주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난 헤론 왕국의 공주에요.”

“아멜라 공주님!”

원터는 깜짝 놀라며 아멜라 공주를 불렀지만 아멜라 공주는 거침없었다.

“당신이 만일 나를 그 빌어먹을 숲만 넘게 해 준다면 공작의 지위와 거대한 영지를 주겠어요!”

“…….”

말로는 뭐든 주지 않을 수 있겠냐만은 지금 아멜라 공주는 너무나도 절박했다.

작은 지푸라기 하나만이라도 있다면 뭐든 붙잡고만 싶을 정도였다.

거기에 더해 원터의 독주에 자존심마저 상해 있는 상태였다.

‘감히 네까짓 것이 나를 이따위로 대우해. 왕국으로 돌아가 내 자리를 되찾으면 결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원터가 선왕의 뛰어난 신하였던 것은 맞지만 자신의 신하는 아니었다.

그녀 또한 왕가의 자식으로 권력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다.

이대로 자신이 왕국으로 돌아가 운 좋게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다고 할지라도 꼭두각시가 될 뿐이라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자신의 사람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복수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자신이 권력을 잡기 위해서는 그 이상이 필요한 법이었다.

“흐음! 이거 놀랍군요. 하지만 내가 뭘 믿고….”

“지금으로서는 믿어달라고 밖에는 못하겠네요. 아니 원하신다면 각서라도 써 드릴 수 있습니다”

“공주님!”

원터의 비명에 아멜라 공주는 미동도 하지 않은 채로 카르케를 바라보았다.

“이봐! 거기 종이 하나 가져와 봐. 펜하고.”

원터가 막을 새도 없이 카르케는 그렇게 아멜라 공주의 각서를 받아들었다.

“이것이라면 충분히 각서의 효력이 될 거예요.”

놀랍게도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인지 아멜라 공주의 엄지손가락에서 빛이 나더니 종이에 헤론 왕가의 문양이 새겨졌다.

그렇게 멍하니 각서를 바라보던 카르케는 원터를 힐끔 바라보고서는 각서를 자신의 품 안에 넣고 입을 열었다.

“뭐 이게 휴지 조각이 될지 아닐지는 모르겠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한번 해 봅시다.”

“후우! 좋소. 나도 당신이 우리를 몬스터 숲 너머로 무사히 안내해 준다면 섭섭하지 않게 해 주겠소.”

원터는 일단은 몬스터 숲을 넘어 본래 자신들이 살던 곳으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하기에 이 일은 나중에 생각하기로 했다.

‘어차피 혼자서 아르메니아 대륙으로 넘어가 봐야 할 수 있는 일 따위는 없으니까 말이야.’

나중에 돌아가서 카르케라는 남자를 죽여 버려도 될 일이라고 생각했다.

“자! 일단 한 잔 더 하기로 하고 그 헤론 왕국하고 그쪽 세계 이야기 좀 해 보시오. 나도 거기 주민이 되려면 뭘 알기는 알아야 하지 않겠소?”

카르케의 질문에 아멜라 공주는 적극적으로 자신이 아는 바를 알려 주기 시작했다.

거기에 더해 원터들도 점점 술이 들어가면서 취하기 시작한 것인지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털어 놓았다. 그 덕분에 카르케는 아르메니아 대륙의 정세에 대해서 조금씩 이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전체를 알 수는 없는 노릇이었지만 적어도 속이려는 마음이 없이 말해 주는 것에 꽤나 유익한 정보들이 가득했다.

기사들이기는 하지만 워낙에 지쳐 있기도 했고 그런 때 술까지 마시니 더욱 더 피로해진 원터들은 오래지 않아 하나둘씩 쓰러져 잠이 들기 시작했다.

“끄응! 이봐! 이런 곳에서 자면 어떻게 하나?”

원터만이 겨우 버티고 있었지만 원터도 점점 감겨오는 눈을 어찌하기란 어려웠다.

그렇게 원터는 카르케에서 숙소로 안내해 달라는 말을 하려는 순간 카르케의 입술에서 미소가 지어지는 것을 보며 심장이 두근거렸다.

“어떻게 하실 겁니까? 영주님.”

“아! 몰라. 나도 이제 피곤해! 나머지는 내일 하자.”

“알겠습니다. 저희가 모시겠습니다.”

화려한 복장의 남자가 카르케라는 남자에게로 다가와서는 대단히 정중하게 이야기를 했다.

‘영주?’

원터는 영주라는 말에 의아해 하면서 의식을 잃어버렸다.

박천웅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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