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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나라] 13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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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나라 표지
“요즘 회장님께서 조금 유해지신 것 같아.”

“그러게 말이야.”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휴게실에 두 명의 남자가 한국에서는 아직 보기 드문 드립커피를 마시며 자신들의 보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무래도 회장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이루어서 그러신가.”

그들이 말을 하는 회장님은 다름 아닌 강민이었다.

한국 내에서 철권을 휘두르고 있는 강민이 유해졌다는 말을 다른 이들이 들었다면 코웃음을 치겠지만 오래전부터 강민을 따르던 이들은 확실히 강민이 많이 부드러워졌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자신의 뜻을 거스르거나 방해되면 결코 가만히 놔두는 강민이 아니었다.

특히나 일본에서 강민은 집요할 정도로 적을 짓밟아서 보는 자로 하여금 간담이 서늘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 정도의 잔인함을 보이지는 않고 있으니 그룹 내에서 처리 팀이라 불리는 이들이 할 일이 거의 없었다.

그렇게 할 일 없이 시간이나 때우고 있던 두 남자들은 약간의 불만을 가진 채로 투덜대는 것이었다.

“그래도 회장님이신데.”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 법이었다.

투덜거리고는 있었지만 사자는 어디까지나 사자이니 발톱을 드러낸다면 자신들과 같은 이리 때들은 눈길조차 마주 보지 못할 것이었다.

벌컥.

갑작스럽게 휴게실의 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모습을 보였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휴게실이라지만 팀장급인 두 사람의 아지트나 다를 바 없이 되어 버린 이 휴게실을 찾아올 이는 거의 없었다.

“뭐야?”

문을 열고 들어온 남자는 두 남자들을 확인하고서는 살짝 두려운 눈빛을 보이면서도 입을 열었다.

일반 다른 직원들과는 달리 무언가 분위기가 다른 두 사람이었다.

비서실이나 경호실 쪽과 비슷하면서도 뭔가가 다른 위화감이 느껴지는 두 사람이었기에 그룹의 일반 직원들은 두 사람을 상당히 어렵게 대하고 있었다.

“회장님께서 찾으십니다.”

껄끄럽기는 하지만 강민의 지시였으니 즉시 전달을 해야만 했다.

“비켜!”

강민의 호출에 껄렁거리는 자세로 휴식을 취하고 있던 두 남자는 곧장 옷매무새를 다듬고서는 빠른 걸음으로 강민의 회장실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간만에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이 생긴 것이었다.

살짝 설레는 마음과 함께 역시 사자의 본성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며 강민의 회장실 문 앞에서 숨을 고르고서는 자신들을 보며 살짝 긴장을 하고 있는 여비서들에게 눈짓을 주었다.

“들어오시랍니다.”

“블랜입니다!”

“혹크입니다.”

마치 군인들처럼 자신들의 이름을 부르고서는 회장실 안에 들어가자 그 둘은 자신을 잡아먹을 듯한 느낌을 사방으로 풍기고 있는 분노한 사자를 볼 수 있었다.

“호출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래. 그동안 잘 쉬었지?”

강민의 말에 두 사람의 얼굴은 차갑게 굳어졌다.

“명령만 내려 주십시오.”

그제야 자신들이 할 일이 생겼다는 것에 몸에 살짝 힘을 주던 두 사람은 이내 힘이 들어간 몸을 천천히 이완시키며 자신들이 해야 할 임무를 들을 준비를 했다.

무슨 임무든 강민에게 은혜를 받은 자신들은 아무런 조건이나 반문 없이 완벽하게 수행을 할 것이었다.

설령 사람을 죽이라는 지시가 내려온다고 할지라도 마찬가지였다.

강민이 아무리 미래를 알고 대응을 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세상은 그리 만만하지 않았다.

아니 기득권층들의 카르텔을 뚫고 들어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

특히나 강민처럼 세계 질서를 흔들려고 할 정도의 권력을 쥐려면 단순히 돈만으로는 힘들었다.

강민은 그렇게 미동도 하지 않은 채로 정자세를 취하고 있는 두 남자들에게는 별달리 관심도 보이지 않은 채로 자신의 책상 위에 놓인 하얀 종이에 유려한 필체로 적은 글자를 바라보았다.

“아이플.”

“…….”

“…….”

반문은 없었다.

이미 온 신경을 다 곤두세우고 있었기에 강민이 작게 읊조리는 단어는 두 사람의 머릿속에 깊숙이 새겨졌다.

“기업인지 집단인지 아니면 사람인지 모른다. 찾아. 그리고 일정 수준 이상으로 커지면 싹을 잘라라.”

블랙과 혹크는 강민의 지시가 대한민국이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것임을 느낄 수 있었다.

아무리 갤럭시 그룹이 세계적인 기업이라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뭘 걱정을 하시는 거지?’

‘아이플? 처음 듣는군.’

두 사람은 강민의 눈동자에서 아주 살짝 두려움이 있다는 것을 느끼며 의아해했지만 명령을 받은 이상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아이플이라는 존재들을 찾아내 제거하면 될 일이었다.

“수시로 보고하고 최근 들어 두각을 나타내는 곳이 있는지를 확인해 봐. 특히나 미래 기술을 보유하고 발표하는 쪽으로 말이야. 설령 아이플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지 않더라도 혁신적인 기술들을 연구한다거나 하면 눈여겨보고.”

“예! 알겠습니다.”

평소보다 길게 지시를 내리는 강민에 두 사람은 자신들이 받은 임무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직감을 하고서는 거듭 머릿속에 새겼다.

“그럼 나가 봐.”

“예!”

강민은 두 사람이 나가고 난 뒤에 인상을 구기며 두통이 오는 듯이 자신의 관자놀이를 엄지손가락으로 누르고서는 자신의 책상 위에 놓여 있는 모니터 화면들에 눈을 돌렸다.

주요 증시들의 주식 차트가 각 모니터들에 펼쳐져 있었다.

주식들은 오르락내리락 하며 복잡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여전히 강민은 이 주식의 메커니즘에 대해 몰랐다.

왜 오르고 왜 내리는지 알지 못했고 알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냥 오르면 돈을 번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것만을 알기에 지금까지 투자를 해 왔을 분이었다.

그것만으로도 수많은 투자자들에게 전설적인 투자가로 인정받고 있었으니 강민에게 있어서 주식시장을 좀 더 깊숙이 공부해야 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점점 복잡해지는 주식 시장이었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경제가 커지면서 온갖 수많은 투자 시장들이 만들어졌다.

“이제는 주식만으로 돈을 버는 세상이 아니란 거지. 대체 어디에 있냐. 어디에 있는 것이냐?”

주요 주식 시장의 급등주에 강민이 투자하지 않는 기업은 거의 없었다.

전 세계에 퍼져 있는 갤럭시 그룹에 속해 있는 투자 매니저들은 수많은 기업들에 투자를 하고 있었다.

강민이 비록 주요 선진국의 금융 중심지에 있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말 한마디면 전 세계 어디든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책상 위의 전화기 대용의 유선형의 물건에 붉은 불빛이 반짝이자 강민은 그 붉은 불빛이 나는 곳 옆의 버튼을 눌렀다.

“그래. 확인을 했나?”

―예! 확인 결과는 보고서로 보내 드리겠습니다만 회장님께서 말씀하신 우려할 만한 주가 급등 현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특히나 의도적인 주가 조작 행위는 몇몇 헤지펀드에서 보이고는 있었지만 우려할 정도 수준은 아닙니다.

“그래. 알았다. 계속 주의 깊게 관찰해.”

그 정체에 대해서 아는 것은 이름뿐이었으니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사실 아이플이 뭔지는 알 수 없고 그들이 강민의 것에만 건드리지 않는다면 강민은 상관을 하지 않았을 터였다.

그렇게 유대 자본과 타협을 했다.

전 세계를 장악하고 있는 유대 자본과 미국의 이익과 세계 질서와 대립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이 동아시아에서 협력 세력이 되어 주겠다는 조건이었다.

물론 그런 강민의 제안을 그쪽에서 처음부터 순순히 수용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일본의 프라자 합의로 인해 강민이 벌어들인 자본을 통해 구축한 강민의 세력이 너무나도 컸다.

프라자 합의로 막대한 이득을 올려야 할 유대계 자본들의 수익 대부분을 강민이 독차지 해 버릴 정도로 강민이 치밀하게 움직였으니 결국 공존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더욱이 현재 유대계나 미국은 중동 문제로 온 신경이 곤두서 있었기에 한국이라는 그저 그런 선진국도 되다만 개발도상국은 안중에도 없었다.

오히려 일본의 일정 지분을 유대 자본에게 넘기고 자신은 한국으로 돌아가겠다는 강민의 제안은 그동안 일본을 집어삼키기 위해 군침을 흘리고 있던 그들에게 꽤나 구미가 당기는 것이었다.

물론 생각만큼 일본계 자금을 한 번에 집어삼킬 만큼 만만한 것이 아니었기에 결국 유대계 자본들은 동아시아 금융 위기로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한 채로 개방 정책을 들고 나오고 있는 중국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중이었다.

“결국 중국이라는 말인데. 아이플이라. 딱 봐도 짝퉁 냄새가 나잖아.”

강민은 아이플이라는 작명 센스에 미래의 갤럭시의 가장 큰 적인 아이폰과 애플을 떠올렸다.

물론 지금의 애플은 이미 강민의 손아귀에 쥐어져 있었다.

애플의 창업주이자 애플의 최고 경영자인 스티븐 잡스는 애플사에서 한동안 쫓겨나 있었다.

본 역사에서도 1997년 다시 돌아오게 되지만 강민이 개입하면서 스티븐 잡스는 자신이 애플사의 최고 경영자로 복귀를 하는 데 강민이 큰 조력이 되었다고 믿고 있었다.

막강한 자금으로 애플사의 주식을 보유하고서는 최대 주주로서 스티븐 잡스를 최고 경영자로 지목을 한 강민이었으니 스티븐 잡스가 강민을 고마워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강민은 스티븐 잡스에게 혁식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며 애플의 승승장구를 유도했다.

그렇게 아이폰의 등장 전에 MP3 플레이어 등 감성 IT 제품을 통해 그동안 매킨토시에서 머물고 있던 애플이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할 발판이 마련이 되는 것이었다.

당연히 마이크로소프트에 비해 주가 자체가 한참은 낮은 애플이었으니 강민이 애플을 버리기 전까지는 강민에게 꽤나 고수익을 주게 될 터였다.

하여튼 강민은 애플은 이미 자신의 손아귀에 있다는 것을 알기에 애플이 자신을 공격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큰돈을 버는 건 위기 상황에서다. 더욱이 지금의 갤럭시를 넘어설 정도로 큰돈을 벌려면 기회는 그리 많지 않아.”

강민은 전 세계적인 금융 위기나 중국의 급부상이 아니라면 기회는 없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중에 중국의 급부상이 가장 크다는 판단을 하는 강민이었다.

“정말이지 첩첩 산중이구만! 그냥 좀 편히 살고 싶을 뿐인데 뭐가 그리 적이 많은 건지.”

강민은 스스로 꽤나 소박한 인간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냥 오천만 인구가 태평성대까지는 아니더라도 인간답게 먹고살 만한 세상을 만들고 싶을 뿐이었다.

물론 그것이 소박한 것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의 가족까지 위협하는 적이 자신도 모르게 숨어 있다고 하니 결코 가만히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네놈이 누구인지는 어떤 놈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를 찾아낼 것이다. 그리고…….”

강민은 그다음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살기가 가득한 눈빛으로 사람들의 희로애락이 가득한 붉은색과 푸른색이 눈 안 가득히 들어오는 모니터를 노려보았다.

강민은 미래에 자신의 아내를 죽이고 자신이 만든 유토피아를 부수려는 자가 지금 자신이 존재하고 있는 현재에서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고 여겼다.

그렇게 또 다른 전쟁은 이제는 안주를 하려던 강민을 결코 놓아주지 않았다.

박천웅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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