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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오타니가 필요한 한국 게임업계

MLB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이도류' 스타 오타니. 사진은 'MLB 9이닝스 2018'에 등장하는 오타니 카드.
MLB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이도류' 스타 오타니. 사진은 'MLB 9이닝스 2018'에 등장하는 오타니 카드.
미국 MLB는 일본인 스타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로 인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이도류'로 불리는 투타 겸업 도전만으로도 관심을 불러일으킨 바 있는 오타니는 선발투수로 등판하는 날은 최고 시속 160Km에 달하는 강속구를 뿌려대며 승리를 따내고, 타자로는 홈런포를 펑펑 쏘아올리며 맹활약하고 있는데요. 왕년의 슈퍼스타 베이브 루스 이후 100년만에 MLB에 나타난 '이도류' 스타는 연일 구름 관중을 끌어모으며 리그에 활력소가 되고 있습니다.

오타니의 활약은 '투타 겸업은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깼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습니다. MLB는 내셔널리그에서 지명타자 대신 투수가 직접 타석에 서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수는 타격보다 투구에만 집중해왔습니다. 중요 승부처가 아닌 경우 투수는 타석에 가만히 서서 삼진을 당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오타니 등장 이후 '이도류'를 희망하는 미국의 유소년 야구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당장 오타니처럼 본격적인 투타 겸업에 나서는 선수가 늘어나기는 어렵겠지만, 10년쯤 후에는 MLB에 잘 치고 잘 던지는 스타들이 늘어날 가능성도 없지 않아보입니다.

국내 게임업계에도 오타니 같은 활력소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 게임시장은 모바일 RPG 편중이라는 풀어야 할 숙제를 갖고 있는데요. 올해 출시된 주요 업체들의 신작들도 모바일 RPG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습니다.

PC 온라인게임 비중이 높던 시절만 해도 FPS를 비롯한 다른 장르 게임들이 심심치 않게 출시됐지만 모바일로 시장 중심이 넘어오면서 그마저도 줄어들었습니다. 모바일 시장에 출시된 FPS나 AOS 게임 성적이 신통치 않자 개발사들이 더욱 RPG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죠.

RPG라는 장르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저마다 다른 특징의 독특한 재미를 주고, 완성도 높은 작품들이 이어진다면 단순히 RPG 비율이 높다고 비판만 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국내 시장에는 겉모습만 다를 뿐 크게 다르지 않은데다, 여러 문제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많은 확률형 과금 모델로 중무장한 모바일 RPG만 판을 치고 있습니다.

'다른 장르는 안된다'는 편견으로 RPG 개발만을 고집한다면 한국 게임산업의 장기적인 발전은 요원한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한국에서 큰 돈을 벌고 있는 게임들은 대부분 확률형 과금 모델에 기반하고 있는데 해외 여러 국가에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언제든 위기 상황이 올 여지가 있습니다.

오타니 같은 참신한 히트작이 나와줘야 할 시기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도가 이어져야 합니다. 모두가 어렵다고 했던 '이도류' 도전을 강행한 끝에 최고 스타로 떠오른 오타니처럼, 실패나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야만 RPG 편중 문제를 해결하고 시장 판도를 바꿀 신작이 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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