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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이용자 배제된 PC방 과금 논란

[기자석] 이용자 배제된 PC방 과금 논란
PC방 프리미엄 서비스 과금 논란으로 게임업계가 뜨겁습니다. 광복절을 맞아 출시된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의 PC방 과금에 대해 PC방 업계가 그래픽만 바뀐 게임에 과금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반발, 결국 공정위에 제소하기까지 했습니다.

14일에는 블루홀의 히트작 '배틀그라운드'의 국내 서비스를 카카오게임즈가 맡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적지 않은 PC방 관계자들이 '배틀그라운드' 국내 퍼블리싱 계약의 핵심이 PC방 과금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인기 게임의 PC방 프리미엄 서비스 과금을 두고 게임 서비스사와 PC방 업계의 충돌은 오랜 기간 이어져왔습니다. 한때 국민 게임의 지위에 올랐던 CCR의 '포트리스2'는 부분 유료화 게임의 PC방 과금을 시도하면서 극심한 업계 반발을 사 적지 않은 타격을 입기도 했습니다. 넥슨의 통합 PC방 프리미엄 서비스에 대해 PC방 업계에서는 '끼워팔기'라며 불매 운동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PC방 업계와 게임 서비스사의 충돌은 대부분 이렇다 할 타협이나 합의 없이 사안이 마무리되는 방식으로 정리됐습니다. 사태 초기 PC방 업계가 극렬히 반발하다가도 단일화된 창구가 없다는 약점으로 인해 추가 조치를 제대로 추진하지 못해왔던 것이죠.

하지만 정권이 바뀌고 공정위가 불공정 거래 근절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만큼 PC방 업계의 반발이 후속 조치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입니다.

게임업계의 PC방 프리미엄 서비스에는 최종 소비자인 이용자에게 선택권을 주지 않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불공정 거래로 판단될 여지가 없지 않습니다. PC방 프리미엄 서비스를 이용하기를 원하지 않는 이들에게도 PC방에서 게임에 접속할 경우 PC방 업주를 통해 간접 과금하고 있는 것이죠. 게임업체 관계자들은 "PC방 접속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준다"고 항변하지만 그 혜택의 가치에 대한 판단은 최종 소비자에게 맡기는 편이 보다 공정한 거래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경우 PC방 프리미엄 서비스 가격 책정에서도 게임 서비스사들이 보다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구조에서는 200원 안팎으로 책정된 PC방 프리미엄 서비스 가격을 조정하기 어렵습니다. 이를 올릴 경우 PC방 업주들의 반발로 이뤄내기 어려울 수밖에 없죠. 하지만 PC방 서비스 선택권을 이용자에게 넘기고 혜택을 차등 적용한다면 다양한 가격과 혜택의 PC방 과금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일부 게임업체들은 PC방에서 파격적인 이벤트를 진행해 많은 접속자를 PC방으로 끌어들이는 오프라인 프로모션을 진행해 재미를 보고 있는데요. 바꿔 말하면 그런 혜택이 없을 때는 굳이 PC방 프리미엄 서비스를 이용할 가치가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별 매력 없는 추가 혜택을 제공하면서 과금을 이어가는 지금의 구조가 계속된다면 PC방 프리미엄 서비스를 둘러싼 논란도 계속 이어질 것 같습니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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