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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 갓나무 '트리오브세이비어'? 그래서 해승이 누군데

수많은 게임들이 플레이되는 과정에서 여러 일들이 벌어집니다. 게임 내 시스템, 오류 혹은 이용자들이 원인으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은 게임 내외를 막론한 지대한 관심을 끌기도 합니다.

해서, 당시엔 유명했으나 시간에 묻혀 점차 사라져가는 에피소드들을 되돌아보는 '게임, 이런 것도 있다 뭐', 줄여서 '게.이.머'라는 코너를 마련해 지난 이야기들을 돌아보려 합니다.

'게.이.머'의 이번 시간에 다룰 이야기는 IMC게임즈의 '트리오브세이비어'와 관련된 이야기인데요. 워낙 게임 업계에서 핫했던 이야기이다 보니 다들 아실겁니다. 지금에서야 할 수 있는 이야기도 담았으니 즐겁게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게.이.머] 갓나무 '트리오브세이비어'? 그래서 해승이 누군데

◆'트리오브세이비어'가 뭔데?

'트리오브세이비어'는 IMC게임즈에서 전사적인 노력으로 개발한 PC온라인게임으로 '라그나로크온라인'의 정통 계승작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출시 전부터 큰 기대를 받은 게임입니다.

이용자들은 3D로 개발된 '라그나로크온라인2'가 흥행에 참패한 이후 '라그나로크온라인'의 느낌을 살린 작품이 나오기를 고대했는데요. 그래서인지 IMC게임즈가 '프로젝트 R1'으로 개발을 진행 중일 때부터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2011년 첫 공개된 이후로도 많은 이용자들이 기대감을 갖고 게임을 기다려왔고, 관련 소식이 알려질 때마다 큰 화제가 되곤 했죠.

[게.이.머] 갓나무 '트리오브세이비어'? 그래서 해승이 누군데

특히 동화풍 그래픽을 바탕으로 다양한 직업 트리와 넓은 맵, 높은 자유도가 특징인 오픈 월드 MMORPG였기에 더욱 기대가 컸는데요. 2D 그래픽 캐릭터와 배경 그래픽 및 유려한 일러스트가 향수를 자극하는 동시에 유명 작곡가 사운드템포의 BGM이 어우러져 '라그나로크온라인'의 팬들의 호응이 높았습니다.

중국에서는 이 그래픽 리소스를 그대로 카피한 게임 '미성물어'가 출시돼 일기를 끌 정도로 전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는데요. 그래서인지 IMC게임즈도 기존 모바일 팀에 배속된 팀원들을 대부분 '프로젝트 R1'에 돌릴 정도로 크게 집중해 개발에 임했습니다.

[게.이.머] 갓나무 '트리오브세이비어'? 그래서 해승이 누군데

◆높은 기대감 속에 공개된 게임은…버그 또 버그

게임 공개 후, 오픈 초기 서버 장애는 흔한 일이지만 버그가 너무 많았습니다. 오픈 초기에 가장 치명적인 버그는 모두 발생했는데요. 우선 실버(게임 내 재화) 부당 획득에 관련한 버그가 발생해 모든 서버를 내리고 점검을 진행했습니다.

해당 버그는 0원에 구매할 수 있는 특정 아이템을 상점에 되팔아 실버를 획득할 수 있었던 버그로 이를 악용할 경우 무한히 부당 이득을 취할 수 있었는데요. 1회 이상 상점을 이용한 이용자 523명을 임시제재 조치하고 데이터를 확인, 대조해 버그를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되는 513명의 제재를 해지하고 7회 이상 반복 악용이 확인된 이용자에게 제재 및 이득 회수 조치를 취했습니다.

해킹 프로그램은 현재 모두 해결됐다고 공지된 상태다
해킹 프로그램은 현재 모두 해결됐다고 공지된 상태다

여기에 특수한 해킹툴 없이도 메모장만으로도 충분히 클라이언트 변조가 가능한데다 핵실드 등 기본적인 서버 차원에서의 패킷 체크도 이뤄지지 않아 프로그래밍에 대한 간단한 지식만 있으면 그대로 해킹이 가능한 등 클라이언트 보안 상태가 크게 미비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패키지 게임이 아닌 온라인 게임에서도 액션 입력 타이밍이 우선되는 경우 특정 모션 및 피격 등에 대한 판정을 클라이언트에서 처리하기도 하는데요. 이러한 데이터 파일들은 악용 시 게임성과 이용자 서비스 제공에 직결되는 큰 문제로 번질 수 있는 만큼 임의로 편집할 수 없도록 몇 회의 암호화를 거쳐 엄중한 관리가 필수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트리오브세이비어'에서는 이런 데이터를 'ini' 확장자로 저장하고 있었는데요. 'ini' 확장자는 보안상의 이유로 현재는 거의 쓰이지 않는 파일 형식으로, 국내 게임 중 마지막으로 사용된 게임은 '던전앤파이터'였지만 2007년부터 보안상의 이유로 'sys' 확장자로 모두 변경된 바 있습니다.

특히 스팀을 통해 서비스된 해외 비공개 베타 테스트 버전 클라이언트는 분석이 끝나 페이팔에서 해킹 프로그램을 15달러에 판매하기도 했는데요. 국내 오픈 베타 서비스 버전도 최근 중국 해킹팀이 클라이언트 분석을 완료해 해킹 프로그램을 2만5000원에 판매했습니다. 해당 해킹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시야 제한 해제, 스피드 핵, 사거리 조정, 공격 범위 조정, 텔레포트 등의 옵션을 사용할 수 있기에 큰 논란이 됐죠.

간단한 핑 스나이핑만으로도 클라이언트 해킹이 가능할 정도로 보안이 취약하니 보안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었습니다.

다음으로 서버 불안정 현상이 심해져 일부 채널이 불안정해 인게임 공지로 이용자들에게 대피 권고를 내리는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는데요. 시간이 지날 수록 활동 가능 구역이 줄어드는 '배틀로얄'이냐는 비아냥 등이 등장할 정도였죠.

◆말 많았던 '사이코 해승' 정체는?

[게.이.머] 갓나무 '트리오브세이비어'? 그래서 해승이 누군데

이 중에서도 특성 스킬 학습 시스템에 발생한 버그가 큰 이슈가 됐는데요. 이 버그는 스킬을 학습할 때 '사이코 해승 학습중'이라는 메시지가 뜨면서 다른 스킬 학습이 되지 않는 오류였습니다. 장기간 지속된 버그인데다 스킬 학습에 긴 시간이 필요하기에 이용자들의 불만도 불만이었지만 '사이코 해승'이라는 알 수 없는 메시지가 이용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죠.

이용자들은 '트리오브세이비어'를 '해승오브세이비어'로 바꿔 부르면서 불만을 표하기도 했는데요. 임시방편으로 기존 1개의 특성 학습만 가능했던 것을 2개로 늘렸지만 이용자들의 불만이 높았습니다.

그리고 이 '해승'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있었죠. "개발자가 싫어하는 상사에 대해 남긴 DB 로그가 튀어나온 것", "앙심을 품고 퇴사한 전 직원이 남긴 폭탄 소스" 등등 정말 많은 추측이 있었습니다.

이제서야 말할 수 있는 것이지만 사실 '해승'이라는 이름이나 별명을 가진 직원은 IMC게임즈 내에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직원들도 어떻게 '해승'이라는 단어가 나왔는지 어리둥절해 했다고 하니 정말 버그였던 것 같네요. 사이코라는 단어는 스킬명, 아이템명으로도 존재하는 만큼 나올 수 있다지만 '해승'이라는 단어는 아직도 미스테리하다는 후문입니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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