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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모바일 VR 기술, 어디까지 왔나

VR 롤러코스터를 타고 비명을 지르며 즐거워하는 여성들의 모습.
VR 롤러코스터를 타고 비명을 지르며 즐거워하는 여성들의 모습.
최근 가상현실(이하 VR)과 증강현실(이하 AR)은 첨단 정보 기술 산업에서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하드웨어 업체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VR 디바이스를 새롭게 출시하고 있고 AR은 스마트폰 신기종에 대부분 적용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게임업계에서도 VR과 AR이라는 첨단 기술을 적용하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미 스팀을 통해 VR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국내 개발사들이 적지 않고 해외 개발사들은 콘솔과 PC 게임 위주로 VR 적용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모바일 게임의 경우 '포켓몬고'의 대박 이후 AR이 적용된 게임이 폭증하고 있는 가운데 VR 적용 시도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개최된 유니티 개발자 컨퍼런스 '유나이트 서울 2017'에서도 VR과 AR은 큰 비중으로 다뤄졌습니다. 유니티는 별도 부스를 마련해 VR과 AR 기술이 적용된 유니티 기반 게임들을 다수 전시했고 VR/AR 관련 강연도 진행했습니다.

[기획] 모바일 VR 기술, 어디까지 왔나

유니티 루카스 메이어 기술 디렉터는 "유니티는 모바일 VR과 AR에 올인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바일 VR은 앞으로 다가올 5-10년 사이의 기간 동안 매우 중요할 것"이라며 회사의 역량을 VR 기술에 집중하고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VR은 게임뿐만 아니라 디자인, 교육, 생활, 업무 분야에서 다양하게 인간의 삶을 더 낫게 만들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문명을 변혁시킬 기술"이라고 말했습니다.

루카스 메이어 디렉터는 다만 모바일 디바이스의 하드웨어적 한계로 인해 모바일 VR 기술 대중화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기대만큼 현실이 따라주지 못하고 있는 지금은 모바일 VR의 실망기"라면서도 "수천 명의 개발자가 모바일 VR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어 고무적이다. VR 콘텐츠가 늘어나면 수요가 늘어나고 이는 하드웨어 가격 인하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로 갈 것"이라고 VR 시장을 전망했습니다.

유나이트 서울 2017 VR/AR 쇼케이스 부스에 많은 관람객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유나이트 서울 2017 VR/AR 쇼케이스 부스에 많은 관람객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이번 유나이트 서울 2017 VR/AR 쇼케이스 부스에서 VR 콘텐츠를 다수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VR이 결합된 4D 롤러코스터가 관람객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끈 가운데 슈팅 게임과 퍼즐 게임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공개됐습니다. 중장비 교육 시뮬레이션을 비롯한 게임 외 콘텐츠도 소개됐는데요. PC 기반 VR 콘텐츠가 대부분이고 일부만 모바일 기기로 구동되고 있었습니다. 모바일 플랫폼의 하드웨어적인 한계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다만 조이시티가 출품한 건배틀십2 를 통해 모바일 VR 게임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비행 슈팅 VR 게임인 건배틀십2를 기자가 직접 체험해봤는데요. 이틀 동안 많은 참여자가 있었던 탓에 스마트폰(갤럭시 S6)이 과열돼 멈춘 탓에 길게 게임을 진행하지는 못했지만 잠깐 동안의 시연만으로도 훌륭한 그래픽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날 다른 부스에서 체험했던 PC 기반 VR 게임들과 비교해도 그래픽적인 부분에서는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조이시티 관계자는 "PC와 스마트폰의 하드웨어 차이가 극심하기 때문에 모바일 VR 게임을 만들 때 제약이 심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러 '트릭'과 최적화 작업 등을 통해 보다 나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전체 개발 기간 중 3분의 2 이상을 '트릭' 작업에 할애했다"고 밝혔습니다. '트릭'이라는 표현을 쓸 수밖에 없을 정도로 모바일 기기의 하드웨어적 한계가 극심했다는 이야기죠. 그는 이어 "최근 출시된 갤럭시 S8에서는 훨씬 VR 기술 적용이 쉬울 것"이라며 모바일 기기 사양이 올라갈수록 VR 기술 적용이 용이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VR과 AR이 결합된 퍼즐 게임을 체험하고 있는 참가자와 이를 화면을 통해 지켜보는 관람객들의 모습.
VR과 AR이 결합된 퍼즐 게임을 체험하고 있는 참가자와 이를 화면을 통해 지켜보는 관람객들의 모습.

다른 업체 개발자들도 모바일 기기의 한계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동의하는 분위기입니다. PC 기반 캐주얼 VR 게임을 출품한 코루(KORU) 관계자는 "아직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원활하게 VR 게임을 돌리기는 쉽지 않다고 판단해 PC 기반으로 게임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모바일 VR 게임 개발자도 엔진 개발자도 모바일 VR 기술 보급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그 기간이 그렇게 길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유니티에서는 5년 정도면 새로 출시되는 모든 스마트폰에 VR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요. VR 지원 하드웨어 보급이 늘어난다면 VR 기반 모바일 게임을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도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VR 열풍이 불고 있는 듯합니다. 유나이트 서울 2017 VR/AR 쇼케이스에는 출품작을 체험하려는 이들이 몰리면서 장시간 줄을 서야 했는데요. 이들 중 일부는 일회용 VR 안대(안대에 눈동자 부분에 구멍이 뚫려 시야 확보가 가능한 제품)을 사용해 여러 사람이 사용한 VR 기기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한 준비까지 미리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VR 게임을 체험하고 있는 남성 관람객의 모습.
VR 게임을 체험하고 있는 남성 관람객의 모습.

VR 콘텐츠가 확산된다면 게임의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수 있습니다. 가상현실 기술은 3D 화면과 달리 시야 전환과 상호 작용이 중요하기 때문에 단일 방향 콘텐츠인 영화나 드라마보다 게임이 보다 강점을 지닐 수 있습니다. 거기에 보급이 용이한 스마트폰에 VR 기술이 일반화되는 시점이 오면 VR 콘텐츠를 즐기는 이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헬멧 같은 VR 기기를 쓰고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지하철이나 버스에 가득한 장면을 상상한 적이 있습니다. 어쩌면 10년 안에 이런 장면을 실제로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바일 VR 기술이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니까요.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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