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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웅' 열혈 유저 "433, 이용자와 소통해야"

네시삼십삼분(이하 433)이 서비스하고 썸에이지가 개발한 모바일 PRG '영웅 for Kakao(이하 영웅)'에 발생한 '키라 버그 사태'로 인해 공식 카페가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영웅'을 초창기부터 즐겨온 열성 이용자이자 랭커 길드 알바트로스의 길드장 송영근(40, 서울)씨와 부길드장 한동훈(37,부산)씨가 7일 e메일을 통해 433에 전하는 메시지를 데일리게임에 보내왔다.

오직 '영웅'만 즐기고 '영웅'이 친구와도 같다는 송영근씨는 "키라 버그로 인해 전체적인 밸런스가 붕괴됐고 이용자들이 서로 헐뜯고 싸우는 심각한 상황이었는데 버그 이용자들에게 처벌 없이 보상까지 지급해 대다수 이용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중" 이라며 "433은 이용자들의 쓴소리를 덮으려만 하지 말고 경청해 개발사와 서비스사, 이용자가 다같이 갈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동훈씨는 "키라 버그를 이용하면 강력 처벌을 하겠다고 해 키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버그를 이용하지 않고 기다렸는데 버그 이용자들을 처벌하지 않겠다고 하니 당혹스럽다"며 "버그성 업데이트와 수정이 반복되면서 혼란이 많다. 제발 이용자들의 의견에 귀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알바트로스 길드장 송영근 "버그 적극 활용하라는 건가요?"

안녕하세요. 서울에 사는 송영근(40)입니다. '영웅' 오픈 때부터 함께 한 초창기 이용자이고 랭커 길드인 알바트로스의 길드장을 3년째 맡고 있는 '알트%우르르히★'입니다.

[인터뷰] '영웅' 열혈 유저 "433, 이용자와 소통해야"
영웅 열혈 이용자이자 알바트로스 길드장 송영근(40, 서울)씨가 애지중지 키워온 덱의 모습.
영웅 열혈 이용자이자 알바트로스 길드장 송영근(40, 서울)씨가 애지중지 키워온 덱의 모습.
영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TV CF를 통해서였습니다. 이순신 장군, 황진이 등 실존했던 영웅들이 게임을 통해 등장한다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또한 직장인으로서 게임을 즐기기에 탁월한 자동사냥 시스템도 한몫을 했고요.

일상이 바쁘다 보니 딱히 취미도 없던 제게 영웅은 친구와도 같은 게임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알바트로스 길드에 가입하고 길드장이 되면서 길드원들과의 정과 의리로 지금까지 버티고 있습니다. 길드관리를 열심히 해 50위권에서 공성전 전체 랭킹 1위를 다투는 톱 랭커가 됐을 때는 정말 뿌듯했습니다.

이번 키라 버그는 정말 심각했습니다. 환생 왕좌의탑이 새로 추가되면서 클리어시 트리플 룬이라는 역대급 아이템이 보상으로 지급되죠. 누구나 갖고 싶지만 대다수 랭커들도 클리어조차 하기 힘들어 얻을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키라 버그가 발견되면서 키라만 환생시키면 누구나 얻을 수 있었습니다. 433은 즉시 버그 악용하는 사람은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공지했고 키라를 환생한 사람은 몇명 안되는 상황에 환생 왕좌의탑을 클리어하면 주간 랭킹에 등록이 돼서 버그 이용자로 판명이 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1위에 오른 사람이 환생 키라 만렙도 되지 않은 상황에 클리어한 것을 보고 다들 의구심이 들었고 버그가 있다는 확신을 했습니다. 버그를 악용하면 왕탑 순위로 주어지는 주간 보상에도 영향을 미치고, 실시간 결투장 등 여러 콘텐츠에서 악용돼 전체적인 밸런스가 붕괴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공식 카페에서는 대다수의 이용자들은 버그를 당연히 쓰면 안된다는 목소리가 강했지만 버그 이용자들은 늘어났습니다. 이용자들 스스로 캡처를 하는 등 버그 악용자를 공식 카페 자유게시판에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키라 버그 하나로 영웅 내 거의 모든 콘텐츠 질서가 무너지고 같이 즐기는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분란의 씨가 돼 서로 헐뜯고 싸우는 심각한 상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진행 중이구요.

키라 버그 이용자들은 처벌은 고사하고 이번에 보상도 함께 받았습니다. 선의의 피해자를 만들 수 없다는 명분으로 버그 이용자는 버그를 이용해 얻은 아이템과 이번 사태에 대한 보상까지 받고, 게임 내 질서를 유지하고자 스스로 자중하고 433의 공지에 따른 대다수 이용자들은 상대적 박탈감과 입막음용 보상을 받았습니다.

과연 선의의 피해자가 누구인지 433측에서는 생각을 못하는 건지 일부러 하지 않는 건지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길드장으로서 길드원들에게 버그를 쓰지 못하게 해서 피해 아닌 피해를 입은 저희 길드원들께 정말 죄송한 마음까지 듭니다.

이같은 조치는 앞으로 버그가 발견되면 적극적으로 이용하라는 얘기 아닌가요?

6일 저녁 버그 이용자를 처벌하지 않는다는 공지를 확인하고 정말 친한 친구에게 뒤통수를 맞은 거 같았습니다. 너무 큰 박탈감이었죠. 유일한 취미생활이라 어느 정도 꾸준히 과금을 하면서 즐겼는데 더이상 돈 쓰는 게 무슨 의미인가 싶어 공식 카페에 '저는 더이상 영웅게임에 과금을 하지 않겠습니다'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습니다. 올리자마자 삭제됐고 삭제된 거 확인하고 다시 올렸더니 활동 정지까지 시켰습니다.

송영근씨는 "버그 이용자들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아 '영웅' 공식 카페에 '무과금 하겠다'는 글을 올렸으나 433측이 이를 삭제했으며 카페 활동 정지 처벌까지 내렸다"고 밝혔다.
송영근씨는 "버그 이용자들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아 '영웅' 공식 카페에 '무과금 하겠다'는 글을 올렸으나 433측이 이를 삭제했으며 카페 활동 정지 처벌까지 내렸다"고 밝혔다.
[인터뷰] '영웅' 열혈 유저 "433, 이용자와 소통해야"
433은 매번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소통이라는 단어를 던져놓고 덮기에만 급급했습니다. 이번에도 매번 운운하던 소통은 어디 가고 이용자들의 반발이 이리도 심한데 보상 하나 던져놓고 묵묵부답입니다.

이용자들의 항의에는 일언반구 없고 이벤트나 점검에 관한 공지로 물타기를 해서 이용자들의 관심을 돌리고 있습니다. 이게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 아닙니까?

이용자들과 같이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운영한다는 약속을 해놓고 전혀 그렇게 운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용자들의 말에 귀기울였으면 본인들의 잘못이나 실수, 또 업데이트에서 발견된 문제점들을 미화해서 표현한 '이슈'라는 단어를 안 써도 됐을 겁니다.

시간을 많이 할애해서 즐기고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어느 정도 있으신 분들은 대부분 433의 이런 행태에 대해 불만이 많습니다. 게임사와 이용자간의 소통이 안 되니 답답함에 그냥 포기하고 적당히 즐기겠다고 길드를 탈퇴하신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당장의 이익때문에 이용자들의 쓴소리를 덮으려고만 하지말고 꼭 경청하셔서 운영사, 개발사, 이용자가 다같이 길게 갈 수 있는 선순환의 구조를 만드시길 바랍니다.

'영웅'은 잘 만든 게임인데 운영이 아쉽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여러 사정으로 길드원도 많이 빠져나갔지만 앞으로 길드 시스템도 강화되고 보상도 상향된다고 하니 다시 재정비해 재미있게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알바트로스 부길드장 한동훈 "반복된 버그 이해 불가"

안녕하세요. 부산에 사는 한동훈이라고 합니다. 3년째 '영웅'을 즐기고 있고 알바트로스 길드에서 부길드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아이디는 '알트※론시로'입니다.

키라 버그는 심각했습니다. 환생 왕좌의탑 스테이지가 나왔고 여긴 전무후무한 능력치가 3개 붙은 왕좌의룬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모든 이용자가 가지고 싶어했으나 난이도는 예상보다 훨씬 어려운 상태. 쉽게 정복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공지를 통해 키라 버그를 이용하면 강력한 처벌을 하겠다고 했고, 본인을 포함한 몇몇 이용자는 이미 환생 키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키라 버그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키라가 나오자마자 키라를 환생한 뒤 100레벨까지 달성했지만 키라 버그 없이 왕좌의탑을 정복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젬스톤을 투자했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대놓고 키라 버그를 이용하고 있다는 제보가 공식 카페를 통해서 입수됐고 '저분들 게임 접으려고 하나' 생각했습니다.

버그 이용자들이 처벌을 달게 받을 거라고 생각하고 지켜봤는데 433은 결국 처벌을 하지 않겠다고 하니 정말 당혹스럽습니다.

이번 키라 버그를 통해 적당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현재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433이 버그를 확인하지 못하고 업데이트한 것을 지난 몇년 동안 수없이 봐왔고 앞으로도 그런 일은 분명히 발생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번 사태를 이렇게 넘어가면 분명 다음 버그 발생시 이용자들은 무조건 버그를 사용하면서 게임 밸런스를 파괴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433에서 그분들을 처벌할수 있을까요? 키라 버그 쓴 이용자들을 그냥 두고 처벌이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모바일 게임을 '영웅'으로 시작해서 원래 그런지 433 게임이 유독 그런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이번뿐만 아니고 많은 버그성 업데이트와 수정이 반복되면서 이용자들에게 많은 혼란을 준다는 점입니다. 업데이트되면 이용자들은 반나절도 안되면 바로 알 수 있는 버그나 밸런스 파괴 스킬을 어떻게 모르고 출시할 수 있는지, 그리고 반복되는지 개인적으로 이해가 힘듭니다.

요즘 들어 433이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지만 소통할수 있는 시스템, 433측 인원이 매우 부족해 보입니다. 저말고도 많은 분들이 공식 카페에서 울분을 토로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제발 확실한 테스트 이후 업데이트를 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용자들의 의견에 귀기울여 주세요.


정리=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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