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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아처리킹의 성공 의미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몇몇 게임들이 매출 상위권을 꿰차고 있고, 장기집권 중이다. '모두의마블', '세븐나이츠'가 대표적이다. 신작이 매출 1위를 달성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올해 기존 매출 상위권 게임들을 제치고 1위에 오른 신작 게임은 '스톤에이지', '데스티니차일드' 정도 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모바일 게임 시장 역시 온라인 시장과 마찬가지로 대형 게임업체 위주로 재편된지 오래다.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상위권을 보면 넷마블게임즈, 넥슨, 웹젠, 카카오, 게임빌, 네오위즈게임즈 등 대형 퍼블리셔들의 게임들만 즐비하다.

대형 업체들은 많은 인력으로 이용자들의 콘텐츠 소모 속도에 맞춰 업데이트가 가능하고, 마케팅 물량 공세도 펼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인력과 자금력이 달리는 중소 개발사가 설 자리는 굉장히 좁다.

포화 상태에 접어든 국내 시장에서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자니, 이마저도 만만찮다. 국내 게임사 중 모바일 게임으로 해외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낸 곳은 거의 없다. 단일 게임으로는 컴투스의 '서머너즈워', 업체로는 넷마블이 매분기 해외 매출 비중 50% 이상을 기록하고 있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블루홀피닉스가 선보인 '아처리킹'의 선전이 눈에 띈다. 지난달 25일 출시된 이 게임은 일주일 만에 700만 글로벌 다운로드를 달성했고, 최고 DAU는 300만을 기록했다. 미국 양대 마켓 전체게임 1위, 전세계 앱스토어 134개국 스포츠게임 1위, 전세계 구글 플레이 52개국 스포츠게임 1위. '아처리킹'이 일주일만에 받은 성적표다.

게임은 단순하다. 다른 이용자와 1대1로 실시간 양궁 대결을 펼친다. 총 세 번의 턴이 있고, 한 턴마다 두 번의 화살을 쏘는데 더 많은 점수를 내면 이긴다. 국내에서 소위 '대작'으로 불리는 게임들과는 거리가 멀다. 그럼에도 세계 각국 이용자들이 이 게임을 즐긴다.

우리나라에는 RPG가 많은 인기를 얻고 있지만 해외는 그렇지 않다. 각 지역마다 선호하는 장르가 다르다. 그 중에서도 '아처리킹'이 인기를 얻고 있는 미국 이용자들은 복잡하지 않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선호한다.

이러한 미국 시장의 정서가 형성된 배경에는 '플래피버드'가 있다. 원터치 방식의 단순한 게임인 '플래피버드'는 베트남 1인 개발자가 만들었다. 이 게임 역시 '대작'은 아니다. 하지만 광고 수익으로만 15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대부분의 중소개발사들은 국내 시장만 들여다보고 있다. 또 개발하는 게임도 RPG 장르로 편중돼 있다. 국내에서 인기있는 RPG 장르가 아니면 투자를 받기 어렵다는 현실도 무시할 수 없고, 글로벌 시장에 즉각 대응하는 것도 쉽지는 않겠다만, '플래피버드'나 '아처리킹'의 성공 사례는 분명 참고할만 하다. 성공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을지도 모른다.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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