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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유럽 창조산업의 키워드 '게임'

[기자석] 유럽 창조산업의 키워드 '게임'
지난 17일 유럽 최대 게임 전시회 게임스컴 2016이 개막했다. 독일 쾰른에 와서 게임스컴 2016이 열리는 쾰른메세를 둘러보는데, 어마어마한 전시장 규모에 놀랐다. 전시 공간이 19만3천 제곱미터나 된단다.

EA, 유비소프트, 2K, 베데스다, 스퀘어에닉스, 반다이남코, 코나미 등 내로라 하는 게임업체들이 모두 기대작을 들고 참가했다. 또 지스타는 점점 축소가 되는 분위긴데, 게임스컴은 전년 대비 참가사가 20% 늘었다. 새삼 유럽 게이머들이 부러웠다.

하지만 하루, 이틀 게임스컴 2016을 취재하면서 정작 부러움을 느꼈던 것은 따로 있었다. 우리나라와는 전혀 다른 게임에 대한 인식이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전시장을 찾은 부모들, 함께 어우러져 같이 게임을 즐기며 활짝 웃는 그들을 보며 '아, 여기가 유럽은 유럽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임스컴 2016에서는 다양한 고전 게임들도 즐길 수 있었는데, 자신이 어렸을 적 즐겼던 '동킹콩'이나 '슈퍼마리오' 등을 아들과 함께 플레이하며 추억에 잠기고, 또 추억을 쌓는 모습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게임스컴 2016을 취재하면서 유럽의 게임에 대한 인식이나 정책이 국내와 온도차가 굉장히 크다는 것을 실감했다. 유럽에서는 다양한 혜택을 마련하고 해외 IT 기업들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미 굵직한 글로벌 게임기업 다수가 유럽에 들어와있다.

카카오게임즈가 한국 온라인 게임에게 있어 불모지 같았던 유럽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도, 초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혜택이 있었기 때문이다. 카카오게임즈의 '검은사막'은 지난 3월 서비스 이후 가입자 40만, 동시접속자 10만을 기록하며 흥행의 시작을 알렸다.

카카오게임즈 유럽법인이 둥지를 튼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에서는 법인 설립이 2주만에 가능하다. 또 기초 자본금이 전혀 필요없다. 부가세 환급도 매월 진행되고, 4주마다 환급이 된다.

네덜란드는 법인세율이 20~35% 정도인데 해외에서 온 IT 기업은 법인세가 그 절반 정도로 5년간 유지가 된다. 더불어 세무 감사도 없다. 세무 감사가 없다는 말은 잠재적인 리스크를 없애고 오로지 서비스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말이다.

세계는 고부가가치 산업인 게임을 적극 장려하고 키우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뒷걸음질을 치는 듯한 느낌이다. 각종 규제에 묶여 게임강국, 온라인 게임 종주국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우리 게임산업은 위기에 처해있다.

게임은 유럽에서 국가가 장려하는 중요한 산업 중 하나다. 무엇보다 유럽 사람들은 게임을 다양한 여가 생활 중 하나로 여긴다. 게임 때문에 공부를 못하고, 게임을 해서 범죄를 저지르고, 게임은 마약과 같다는 우리나라와는 인식 자체가 다르다.

게임스컴 2016 현장에서 본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오버워치' 코스프레를 한 아빠, 엄마, 딸이다. 한 가족이 코스프레를 하고 게임 전시회를 찾는다? 이런 모습을 우리나라에서 보는 것은 요원하기만 하다.


쾰른=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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