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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우리에게 없는 것

지난주 서울 왕십리 CGV에는 수많은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넷마블게임즈가 디즈니와 손잡고 마블 IP를 활용해 만든 모바일게임 '마블퓨처파이트'를 미디어에 최초로 공개하는 자리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마블퓨처파이트'는 지난 3월 소프트론칭 이후 유튜브에 영상이 공개된 후 이슈가 되면서 업계와 이용자의 이목이 집중됐다. 글로벌 인기 IP인 '마블' 히어로들로 모바일게임을 만든 국내 업체는 넷마블이 최초다. 또 게임 론칭이 '어벤저스: 에이지오브울트론' 개봉과 맞물리면서 어떤 시너지를 낼지도 관심사다.

그동안 넷마블은 글로벌 시장 공략이 숙제였다. '모두의마블'이 태국, 대만 등에서 성과를 거두긴 했지만 국내 시장만큼의 파급력은 없었다. 그래서 간담회 당시 넷마블에서는 '마블퓨처파이트'가 글로벌 시장에 첫 발을 떼는 첫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처럼 국내에서는 글로벌 인기 IP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넥슨은 '파이널판타지XI' 모바일게임을 스퀘어에닉스와 공동 개발하는 한편 '레고' IP도 확보했다. 최근에는 EA와 '니드포스피드' 라이선스 계약과 관련해 세부사항을 조율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기도 했다.

이는 비단 모바일게임 뿐 아니라 온라인게임 부문에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엑스엘게임즈는 '세계 3대 악마의 게임'으로 불리는 '문명'의 IP로 '문명온라인'을 개발하고 있고, 네오플 역시 유명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 IP로 만든 FPS를 북미 시장에 선출시, 글로벌 공략을 노리고 있다.

경쟁이 심화되고 글로벌 시장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국내 게임업체들이 활로로 찾은 것이 바로 IP 확보다. 누구에게나 익숙한 IP로 만든 게임은 그만큼 성공 가능성이 높다. 게임업체들이 인기 IP에 매달리는 이유는 신규 IP로는 이용자들의 이목을 끌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IP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 나간다는 게임들 중 국산 게임 IP는 찾기가 힘들다. 온라인게임 종주국으로 불렸던 한국이건만, 막상 글로벌 시장에 나가려니 흥행이 보장되는 IP가 없다는 사실이 씁쓸하기만 하다.

웹젠의 '뮤온라인' IP를 기반으로 만든 모바일 RPG '전민기적'이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지만 중국 시장에 한정된 얘기고, 그마저도 한국으로 역수입 됐다. 넷마블이 엔씨와 손잡고 '리니지', '아이온' 등 글로벌 IP로 모바일게임을 개발하겠다고 했지만 이 게임들을 가까운 시일 내에 볼 수 있을 것 같진 않다.

게임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경쟁 또한 더욱 치열해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이미 인기 있는 IP를 확보해 성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IP 경쟁력 확보 역시 고려할 시점이다.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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