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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두 1세대 게임사의 명암

[기자석] 두 1세대 게임사의 명암
지난 18일 '창세기전4'의 1차 비공개 테스트를 마친 소프트맥스에 이어 IMC게임즈의 신작 '트리오 브세이비어'의 2차 비공개 테스트가 지난 26일 종료됐다. 두 게임은 과거 유명한 게임 IP(창세기전)의 후속작 혹은 그에 대한 향수(라그나로크)를 자극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특히 두 회사 모두 1세대 게임 개발사와 1세대 개발자로 이름이 높기에 더욱 이목을 끈다. 게임팬이라면 '악튜러스', '라그나로크', '그라나도에스파다' 등을 개발하며 국산 RPG 발전에 공을 세운 김학규 대표와 국내 패키지 게임의 큰 기둥 '창세기전' 시리즈를 만든 소프트맥스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기대를 모은 두 게임의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창세기전4'는 일러스트와 컷신을 제외한 대부분의 방면에서 신랄한 비평을 받고 있고 '트리오브세이비어'는 버그와 밸런스 지적을 제외하면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기본적으로 게임 자체에 완성도에 기반한다. 두 게임 모두 과거 게임의 향수를 자극하겠다는 목표는 같았고, 옛 것을 바탕으로 얼마나 새롭게 바꿀지가 중요했다. 이러한 면에서는 동일한 3D 배경에 2D 캐릭터 도트수를 배로 늘려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구현한 '트리오브세이비어'는 합격점을 받았다. 반면, 화려한 컷씬과 일러스트와 대비되는 낮은 해상도의 그래픽, 궁극 기술의 초라한 연출을 보인 '창세기전4'는 낙제점을 받았다.

더불어, 테스트를 진행하는 회사의 태도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테스트는 게임의 완성도를 평가 받고 그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 자리다. 게임 자체가 나쁘다고 해서 실망하거나 좋다고 해서 안주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러한 테스트의 목적 자체를 외면한다면 그 테스트는 하나마나다. 두 회사가 차이를 보이는 것도 피드백 과정이다.

IMC게임즈와 소프트맥스는 모두 공식 홈페이지, 개발자 블로그, 페이스북 등을 운영하며 양사 모두 정보 정보를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큰 차이는 이것이 일방이냐 쌍방이냐의 차이다.

IMC게임즈는 1차 테스트를 마치며 시행한 설문조사의 답변을 따로 페이지를 만들어 답변하는 등 적 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한 테스트가 진행되는 동안 버그가 확인되면 바로 어떤 이유로 점검을 시행하는지 홈페이지 및 게임 속 공지한 뒤 10분 미만의 점검을 통해 바로 수정하고 그 결과를 보고했다.

'창세기전4'는 '월간 아르카나'를 통해 이용자와 소통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상 통보에 가까운 정보 공개에 그쳤다. 또한 포커스 그룹 테스트에 참여했던 이용자의 말에 따르면, 게임 내 시스템에 대한 수많은 피드백이 전달됐음에도 1차 비공개 테스트 버전이 포커스 그룹 테스트 버전과 동일할 정도로 무시됐다고 한다.

특히 테스트를 마치고 앞으로의 개선 방향을 밝혀도 모자랄 판에 이용자의 컴퓨터 사양이 낮아 개발된 상태보다 낮은 그래픽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는 말도 테스터들의 실소를 샀다. 이후로도 개발자가 '해명'만 하고 있어, 무엇을 위한 테스트인지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이러한 일방향 소통을 보노라면 소프트맥스는 여전히 전성기를 누리던 20여년 전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당시에는 잡지를 통해 게임공략을 참고했고, 우편으로 이벤트에 응모하던 시대다. '창세기전' 시리즈의 수많은 버그도 게이머들은 참을 수 있었다. 행여 이 시절에 생각이 고정된 채 앞으로의 테스트를 진행한다면, 12년 만의 '창세기전'의 귀환은 초라함만 남길 것이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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