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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추상화 같은 피카소 프로젝트

지난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 이하 문체부)가 게임산업 부흥을 위한 3차 중장기 계획을 밝혔다. 2019년까지 2300억 원을 쏟아부어 국내 게임산업을 다시 일으킨다는 계획이다.

허나 문체부의 이 같은 계획에도 업계는 크게 기대하지 않는 눈치다. 정부가 내놓은 계획들은 장밋빛 청사진을 그리고 있지만 뭔가 알맹이가 빠져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큰 방향만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체부는 차세대 게임 산업 신영역 창출, 게임 산업 재도약 기반 마련, 게임 인식 제고를 통한 가치의 재발견 등 3대 전략을 설정했다고 밝혔지만 이를 어떻게 진행할지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 오랫동안 중장기 계획을 기다렸던 업계는 허탈할 수 밖에 없었다.

셧다운제나 웹보드 규제 등 각종 규제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각종 규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면서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팽배해졌고, 웹보드 규제는 게임사들의 실적까지 뚝 떨어뜨려놨다. 규제는 그대로 두고, 진흥을 장려한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에도 게임산업 진흥 중장기 계획은 있었다. 하지만 지금 국내 게임산업은 어떤가. 2014 대한민국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0.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게임 시장은 전년대비 19.6% 축소됐다.

규제의 칼날만 들이대던 정부가 게임산업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밝힌 점은 반갑다. 또 김종덕 장관이 "2300억 원은 최소한의 예산이며, 더 많은 금액이 투입될 것"이라고 말한 점도 기대가 되는 대목이다.

관건은 3차 중장기 계획을 어떻게 실행하느냐다. 문체부는 중장기 계획을 발표하면서 5년간 피카소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인력관리(Person), 혁신·융합 플랫폼 개발(Innovation), 게임문화 혁신(Culture), 동반성장(Accompany), 창업/일자리 창출(Start-up), 미래지향적 정책 개발(Strategy), 해외시장 진출(Oversea)의 앞글자를 따 '피카소 프로젝트'라고 명명했다.

화가 파블로 피카소가 "우리가 상상하는 모든 것은 현실이 된다"고 말했듯, "상상하는 모든 것은 게임으로 현실이 된다"는 게 피카소 프로젝트의 슬로건이다. 하지만 글쎄다. 지금 상태의 중장기 계획은 몽환적이고 기괴한, 범인들은 이해하기 힘든 피카소의 그림만 떠오를 뿐이다.


[데일리게임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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