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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오락가락하는 병특 정책

대학생 산업기능요원제도(병역특례제도, 이하 병특)가 2016년부터 부활된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이 발의한 ‘병역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학력에 관계없이 병특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 동안 게임업계는 병특을 통해 젊고 우수한 인재를 미리 확보해 회사의 경쟁력을 키워왔다. 김정주 넥슨 창업자를 비롯한 국내 주요 회사 창업자들이 병특 출신이다. 대학동기, 선후배가 회사를 창업하는 콘텐츠 산업 특성상 병특을 활용해 사업을 이어왔고, 회사간 밀어주기 관행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병무청은 이러한 폐단을 줄임과 정부가 강력히 육성 중인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대학생 병특을 올해부터 없앴다. 내년도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 졸업생만 병특에 지원할 수 있다. 예외는 연구직을 수행할 대학원생으로 한정 지었다.

당연 게임업계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특히 모바일 게임산업이 커지면서 2~3명이 창업하는 이 때 상대적으로 전문지식이 떨어지는 고교 졸업생을 바로 실무에 투입시키기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병특 배정을 예상하고 입사시킨 개발자들도 당장 회사를 다닐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병역법 개정 덕에 게임업계는 안도하고 있다만, 청년들이 가장 고민하는 병역 문제를 정부와 국회가 너무 쉽게 만지작거린 건 아닌지 아쉬움이 든다. 한때나마 희망을 품었던 마이스터고 학생들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들이 병특 요원으로 발탁될 가능성은 낮아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는 문화부가 야심 차게 추진 중인 ‘게임 마이스터고’ 사업에도 악영향을 될 것이 분명하다. 게임 마이스터고는 중소업체에 지원할 개발자를 양성함과 동시에 고교 졸업생에게 안정된 직장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로 올해 처음 콘텐츠 산업이 지정됐고 그 중 게임이 낙점됐다. 2016년 11개 학교를 여는 것이 목표다. 해당 학교에는 설립자금 50억원과 매년 운영자금 10억원이 지급된다. 문화부는 마이스터고의 장점 중 하나로 병특을 꼽았었다.

게임 마이스터고의 취지는 좋다. 청년 실업난과 중소기업의 구직난을 한방에 해소할 수 있다. 병특을 통해 실무감각을 더 끌어올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대학생에 대한 역차별, 당장 프로그래밍을 할 인력이 필요한 현실을 외면해서도 안됐을 것이다.

그렇다면 병특에 대한 학력차별을 완전 없앨 것이 아니라, 마이스터고에 병특 인원을 일부 보장하고 나머지를 풀어주는 방법은 어땠을까. 병무청을 움직여 마이스터고를 키우려고 했던 정부와 역차별을 막겠다고 나선 국회 사이에서 게임업체 취직을 꿈꾸던 고교생들과 한국게임산업의 미래는 흔들리고 있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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